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1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한윤진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유럽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투자자입니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철학과 미술사를 공부했고, 18세에 파리로 유학을 가서 증권 투자를 배우게 되었지요. 투자를 배울 수 있었던 기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하니 그의 적성에도 잘 맞았던 것같습니다. 요즘 금융과 투자에 대한 교육이 점점 강조되는 분위기인데, 투자에 일가견 있는 분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제법 어린 시절부터 투자를 접했다는 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경제와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 경직되지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만한 충분한 시간이 있는 동시에, 투자의 복리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에 일찍 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삶과 투자에 관한 그의 경험, 원칙,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만약 코스톨라니에게서 당장 투자에 적용할 어떤 비법을 발견하려 한다면 코스톨라니는 이렇게 말하며 사실상 거부할 것입니다.

"나한테서 어떠한 투자의 비법도 기대하지 마십시오."

"국제적인 우량주에 해당하는 주식을 몇 종목 산 다음, 약국에 가서 수면제를 사먹고 몇 년 동안 푹자세요."

익살스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그의 투자 철학과 조언이 잘 담긴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생각은 버핏의 투자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수익을 바라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우량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서 우직하게 보유하며 복리효과까지 누리는 것이 결국은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코스톨라니는 여러가지 투기와 투자를 경험해보았다고 고백합니다. 채권부터 선물 그리고 단기부터 장기까지 다양한 투자처와 방법이 존재하지요. 그의 수많은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투자를 'Homo Ludens'의 입장에서 바라봅니다. 인간은 놀이하는 존재이고, 투자에는 승패가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를 넘어서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희열이 담긴 과정이기도 합니다. 코스톨라니는 분명 이런 순간들을 즐겼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는 항상 성공만 거둔 것은 아닙니다. '두번 이상 파산해보지 않았으면 진정한 투자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그도 큰 실패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실패마저 자양분이 되어 돌아온다고 그는 우리들에게 격려합니다.

코스톨라니는 부자가 되는 게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코스톨라니의 생각에 상당 부분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그에 따르면 단순히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많아지는 것이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백만장자를, 자기 자본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행하는데 있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는 애써 일할 필요가 없으며 사장이나 고객에게 굽실거릴 필요도 없다. 또한 자기와 맞지 않는 것에 맞추어 가며 살아야 하는 불편함 없이 달리 자신의 호사스러움을 즐길 수 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진정한 백만장자다."

만약 사치품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사람은 많은 돈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알렉산터 대왕 앞에서 다만 햇볕을 가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디오게네스와 같은 철학자라면 적은 물질로도 충분히 풍요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중간 어디에 있는 사람이지만, 이 글을 읽으며 동시에 큰 성공을 거두고도 햄버거 하나와 체리코크 한잔을 즐길줄 아는 사진 속 버핏의 행복한 미소가 떠오르더군요. 부자가 되는데는 절대적으로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돈은 분명 중요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자족할 수 있는 마음을 통찰하려는 그의 철학이 한줄기의 따뜻한 햇빛같네요. 이런 여유있는 마음이라면 투자에서도 욕심을 끌어모아서 한방을 노리려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실수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코스톨라니는 1900년대를 살다간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내용이 지금의 투자 화경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에 작용하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 그리고 참여자들의 심리싸움, 손실에 임하는 자세 등을 논하는 그의 경험을 읽어가다보면 시공간을 초월한 듯 그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원칙을 세우고 그 결정을 따라 우직하게 나아가더라도 항상 겸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조언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촌철살인의 메세지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투자를 결심하는데 어떤 책을 읽어보아야할지 모르겠다고 느끼는 사람, 대가의 철학이 궁금한 사람, 여러가지 시장의 불안요소로 가격이 흔들릴 때 대가들은 어떻게 행동했는지 확인하고픈 사람들은 꼭 읽어보아야할 명저입니다. 유럽 증권계에서 이 책을 '위대한 유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직접 느껴 보시길 권합니다.

- 서평단 참여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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