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철학자 50
夢 프로젝트 지음, 박시진 옮김, 배일영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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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느끼는 것이지만, 상식시리즈는 언제나 입문서로서의 역할은 톡톡히 해낸다. 바꿔 말하면, 상식인의 입문서로서는 좋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본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좁게 보면 각 철학자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해 놓은 것들, 넓게 보면 지금 이 세상이 존재하기까지 거쳐 온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이 바로 철학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그것을 전부 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각 철학자들의 사상을 짧게 축약하다보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철학자 50>은 중고등학교 철학 혹은 윤리 교과서 수준을 면치 못한다. 서술형이면서도 개괄식 정리 노트에 그치는 탓이다. 다만 아름다운 그림, 교과서보다는 덜 딱딱한 표현을 사용하려 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렇기에 깊이 없는 내용들로 북적대는 이 책에 흠뻑 빠지기는 실상 어렵다. 허나 한정된 시간 속에서, 철학자들의 모든 저서를 읽고 또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에 이런 책이 필요하다. 이 책 한 권으로 모든 철학자를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가치 있다.

 결국은 가만가만 이 책을 읽다가, 관심을 기울이고 싶은 사상이 보이면 그들의 저서를 찾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저 이 책만으로는 읽은 것이나 읽지 않은 것이나 그다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소크라테스가 영혼의 불멸을 논증하는 데 몰두했다는 내용과 지에 대한 사랑을 행하기 위해 사형 선고를 받아 들였다는 문장이 이 책 속에 있다. 그런데 이 문장만 가지고서는 그가 어떻게 영혼의 불멸을 논증했는지, 그 근거를 어디서 찾았는지, 그러한 믿음만으로 어떻게 사형을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소크라테스가 영혼의 불멸을 어떤 방식으로 타당하게 증명했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그의 사형 선택에 동조할 수도 비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플라톤의 <파이돈>이나, 그와 관련된 책을 읽고 나서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지면상이 문제로 생략된 내용들을 인지한다면, 분명 이 책은 재미있는 출발이 될 것이다. 즉 철학자들의 많은 저서와 사상, 그에 대한 개념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생략된 부분이 많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꿈프로젝트'라는 일본 집필단의 시각에 치우쳐 보지만 않는다면, 더욱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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