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을 위한 9장의 매직카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놓는 책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라면 꼭 봐야 할 바이블 같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어령은 늘 그래왔듯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 보고 있었다. 또 늘 그가 강조해 오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창의성이다. 대상을 비틀어 보고, 비틀어 생각하고, 또 비틀어 답을 제시하기를 요청한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9장의 매직카드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그처럼 익숙한 것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생각하라는 의미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바라고 있다.

 그의 생각처럼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틀에 갇혀 생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창조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들어 익숙한 것을 틀어 보고자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9장의 매직카드를 통한 이야기는 식상한 감이 있다. 어째서 이토록 흔한 것을 들어 창의성을 말하려 했을까. 대중매체나 일상행활을 통해서 이미 접할 수 있었던 매직카드의 대상들은 단지 그것들의 그림자인 것은 아닐까. 단순히 대학생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쓰기 위해, 조금이나마 덜 식상하게 표현하기 위한 재료는 아닐까. 그런 의문이 파고 든다. 

 이런 흔한 재료와 방식을 차용한 것은 앞서 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꿈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흔히 이색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나 사고들은 무無에서 창조한 것이 아니다. 이미 있던 것들, 즉 유有에서 무언가를 비틀어 바꾼 것들이다. 어쩌면 그것이 바로 창조성을 통한 패러다임의 전환인 것이다. 다만 이러한 인식을 바탕에 두고 보더라도 약간의 식상함에 실망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혹은 지나친 일반화, 유머스러운 억지가 가미되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허나 분명 귀한 단어와 금과옥조와 같은 교훈의 향연인 것만은 틀림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끝없는 호기심과 거침없는 상상력을 갖고 새로운 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지식과 진리를 찾아 낼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과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이어령은 젊은이들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할, 혹은 특권처럼 발휘할 수 있어야 할 이 무기들을 잃어버린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무엇이든 부딪혀 보라는 말이다.

 가자.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에서 조금만 더 비스듬하게, 혹은 돌아서. 누군가 가르쳐 주는 길을 따라 무작정 직선적으로 나간다면, 획일적인 사고로 무장한 채 어느 기계의 부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확실하더라도 내가 직접 숙고한 길을 따라라. 이 또한 그리 나쁜 방법은 아닐 터이다. 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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