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성서 이야기
이경윤 엮음 / 삼양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크리스찬이 아니다. 하지만 각종 문학이나 그림, 영화, 심지어는 게임에도 인용되고, 또 모티프가 될 정도로 유명한 성서를 안 읽어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성서를 들었다 놓았다 했지만, 결국 앞 부분만 깨작이고 말곤 했었다. 덕분에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성서 이야기를 보자, 기대감이 만발할 수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이 책은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이름만 들어 보았거나 그에 관한 이야기를 대충으로만 알고 있던 나에게는 꽤 많은 도움이 되었던 탓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성서를 말하면서도, 전도를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이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을 망설였던 것은 성서의 내용을 알고는 싶지만, 그동안 인이 박히도록 들어 온 믿음의 권유를 책을 읽으면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불가지론자인 내게 주구장창하는 전도를 말하는 책들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래서 괜히 고까워 하면서 후회하고 싶지 않았기에 종교서적들은 적당한 것으로 가려 읽어 왔는데, 이 책은 전도를 위해 신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어서 좋았다. 말 그대로 '상식'에 기반하여 쓰인 것이다.

 책은 저자가 가능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줄거리를 해설하는 위주로 쓰인 점이 그렇고, 정설이 아닌 설을 설명할 때에도 조심스럽게 제시한 점이 또 그렇다. 곳곳에 '성서만화경'이라는 이름으로 각주도 적절히 달아 놓았고, 성서의 내용을 모티프로 한 여러 그림들의 설명도 무난히 좋은 편이었다. 책 속에는 매우 많은 양의 그림을 실어 놓았는데, 제시되는 본문과 적절하게 배치해 놓아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구약에 비해 신약에 대한 내용이 덜 세세했던 것 같고, 그림 위에 포스트잇 모양의 박스를 넣고 그 안에 설명을 덧붙여 놓아 그림을 가린 점이다. 가끔 빈 공간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 속 사람의 얼굴 위에 박스를 넣을 때도 있어 좀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런 점들을 좀 보완하면 훨씬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오타들도 몇 개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는 높은 편인 듯 하다. 무엇보다 내 궁금증을 제법 해소해 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어 좋았다. 다만 성서의 내용을 꿰뚫고 있는 독자에게는 시덥잖은 책일 수 있으니, 유의하시라. 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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