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교실 100문 100답 - 초보자를위한, 최신개정신판4
복영보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1987년 10월
평점 :
절판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오래된 책을 읽으며, 살짝 답답해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먼저 밝히련다.  아직 HTS가 대중화되기 전의 책이라 그에 관한 언급은 없을 뿐더러 표준문법조차 지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오래된 책이라는 반증으로 위안삼기에는 맞춤법에 민감한 내 눈이 너무 혹사당한 것 같아 씁쓸하다.


 

 푸념은 이쯤 해두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증권이란 간단하다.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아 버리면 된다. 허나 세상 일이라는 게 그리 쉽던가. 제 마음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이 보통 인간인데, 어찌 이리도 쉽게 돈을 벌 수 있을까. 당연히 현실과 이론 사이에는 엄청난 벽이 존재한다.

 

 주식 투자는 일종의 심리학이다. 성공하는 비결은 군중심리를 읽는 것이고, 자신도 포함된 그 군중심리에서 자신은 비켜서서 꾹 참으며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읽고 역으로 투자하면 대개 성과를 거두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체로 초보들이 산 주식들을 보면 그들이 매도한 가격이 이미 최고 시세였고, 그 후 최저가로 내려가거나 더이상 오르지 않아 염증이 나서 팔아버린 때가 가장 싼 시세이기 마련이다. 물론 주가란 몇 시간이든 몇 일이든 몇 월이든 몇 년이든 간에 오르내리며 과거의 제값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종목에 투자할 수 있었던 기회비용과 종목의 시세에 따라 전전긍긍하며 속을 썩히는 시간 등을 계산하면 결코 기다리기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불가해한 일이지만 이 세상에서 당연한 일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 99%가 대개 당연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사람들이 전부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한다면 한 사람도 남김없이 성공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에 이 말은 반증된다. 너무 지나친 억측이라거나 궤변이라거나 하는 말들로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이렇게 전제해두지 않으면, 애초에 게임이 성립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 주가가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팔면 좋겠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알지 않는가.

 

 후회에는 두 가지가 있다. 충분히 시세가 올랐는데도 더 오를 것이라고 욕심을 내다가 팔 때를 놓쳐 버려 손해를 보는 경우, 혹은 더 오를 수 있었는데 서두르다가 더 취할 수 있었던 이득을 보지 못한 경우이다. 책에서는 이 같은 후회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한 번에 팔지 말고 나누어서 팔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이것이 실패한 경우라 할지라도 후회하지 않고 다시 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후회하다보면 다른 이익 또한 놓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어떤 행위를 후회하는 자는 이중으로 불행하거나 무능력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후회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많은 것이다. 당장 손해보는 것을 후회하고 고민하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 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훌훌 털고 일어나 재기에 성공한 후, 지난 잘못을 돌이켜 보는 것이 그나마 손해를 덜 수 있는 방법이며 불행하지 않는 방법인 것이다.

 

 인간은 대개 희망을 좋아하고 공포를 두려워 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꿈이나 희망에만 의지해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희망에 의지하지 않고 공포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어떤 일이든 자신감을 갖게 되기 마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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