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인 더 시티
신윤동욱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마이너리티에게 경의를!

 

 이 한 문장이 바로, 내가 신윤동욱에게 바치는 찬사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어쨌든 <한겨레21>에서 자주 접했던 그의 이름으로 칼럼집이 나왔다니, 선뜻 집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색색깔의 표지에 살짝 어리둥절 했던 마음을 접고, 펼쳐 든다. 그동안 접해 왔던 그의 칼럼들을 모으고 모아 보자니, 그렇게 동감이 갈 수가 없다. 내가 성적소수자라거나 특별난 진보적 정치주의자는 아니지만, 소외되어 있는 한 개인으로써 그의 이야기는 늘 동감이 간다. 게다가 내가 늘 강조해오거나 주변에 설파하고 다녔던 것이 바로 '다문화주의'라던가 '마이너리티 존중'이라던가 하는 것이 아니던가.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를 외치며, 주말이면 이태원 뒷골목을 누비고, 해마다 비행기표 한 장을 끊기 위해 여기저기에서 들어 온 청탁을 마다 않다가 골머리를 앓고, 운동(movement)과 운동(exercise)을 즐기고, 제 3세계의 경제를 위해 쇼핑을 해야 한다는 신윤동욱.

 

 <씨네21>의 편집장인 남동철의 말처럼 '세상을 쉽게 사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다수를 따르는 것(8쪽)'인데 그가 굳이 험한 길을 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택한 그 길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물론 그 길만이 좋은 길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이런저런 사람이 모두 모여 이루는 것이 세상 아닌가. 나 또한 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라고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 나 또한 때때로 '이건 아니잖아!'라고 외치고 싶을 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세상 아닌가. 물론 말은 청산유수지만, 생각처럼 실천할 수 없을 때가 더 많다손 치더라도 말이다.

 

 그는 대한민국 1퍼센트다. 돈 잘 쓰고 외제차를 끌고 다니며 신바람내는 그 1퍼센트가 아니라, 그 자신의 말처럼 어찌 부르면 '또라이'라고 할 수 있는 소수자 1퍼센트다. 부모의 성을 함께 쓰고, 흑백논리에서 비켜나 회색지대에 서있으며, 여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고, 남들이 Yes를 외칠 때 No를 외치고 싶어하는 못 말리는 1퍼센트다. 역시 그것을 옳다, 그르다 라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 표현하기는 힘들다. 내가 타인의 눈치에 외면할 때, 그가 외쳤던 것들은 내가 항상 꿈꿔 왔던 것이니까. 단지 부러울 뿐이었다.

 

 특히 그가 근본주의자들을 비난할 때, 난 얼마나 뜨끔해 졌던가. 때때로 고지식한 노인 흉내를 내며 원리원칙만 고수하지는 않았는지 혹은 근본부터 따지려 들지 않았는지……. 그야말로 '헉'하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불가지론자인 나는 종교의 근본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일상에서 내가 믿고 있던 근본들을 설파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문득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 이야기는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록 그를 비롯한 1퍼센트의 소수자들의 생각에 불과할지라도 그것은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너와 나의 마음 속에 꼭꼭 담아 두거나 비난만 하고 듣지는 않으려 했던 이야기다. 그의 칼럼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새롭다. 종종 그의 칼럼들을 읽어 왔지만, 이번처럼 그의 이름을 선명하게 내 머릿속에 새겨 넣기는 처음이다. 당신같은 사람이 있어 참 고맙다.

 

 마이너리티에게 존중을! 霖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