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 마마 자마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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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착한 여자였다. 진정한 배드 마마 자마는 정녕 누구인가. 하긴, 내 눈 앞에 나타난다고 해서, 내가 그를 알아 볼리는 없다. 나는 어중간한 여자이니까. 생각보다 하드하지도 않았고, 생각보다 쿨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 진정 하드한 인생도, 진정 쿨한 인생도 없다. 진정 착한 여자도, 진정 나쁜 여자도 없듯이.

 

 야마다 에이미의 글은 야하지도 하드하지도 않다.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한 단어를 찾자면, 관능적이다. 관능, 그것을 가진 여자의 섬세함이 풀어져 나오는 듯 하다. 한 올, 한 올, 날실과 씨실로 헐겁게 매어 놓은 천을 풀어 놓는 것 처럼. 거짓 신음을 낼 때, 여성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안정적인 사랑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헌신적인 사랑이란 또 다른 이름의 이기라는 것을 잘 풀어 놓았던 것 같다. 게다가 여성의 발정기,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당당함이 묻어 났다. 자신의 성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 묘하게도 착 달라 붙는다. 마치 실크를 휘감는 것 처럼. 조잡한 구성과, 매끄럽지 않은 전개도 휘감아 버릴 수 있을 정도의 표현력이었다. 그것을 진정으로 원하는 야마다 에이미가 있기 때문이 아닐가.

 

 솔직히 기대에 비해 실망해 버리고 말았지만, 야마다 에이미의 당당함만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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