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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ㅣ 걷는사람 에세이 8
홍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평점 :
이책은
작가의 추억이 어머니가 손수 해주신 음식을 떠올리면서 전개를 진행하는게 특징이다.
먹고
살기위해 제주도에서 육지로 이주해 경북 영덕에서도 제주의 해물맛은 살아있었다.
즉, 작가가 바다의 해녀의 딸로 태어나 음식에는 바다향이 빠지질 않는 것이다.
가족 모두가 부유한 집안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모님의 잦은 다툼으로 작가와
친동생은 눈치보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정겹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음식을 따라 과거여행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작가와
더불어 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기억나는
장면은 작가가 초등학교 시절 부반장이었을 때,
학급임원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급 컵을
마련할 돈이없어
끝내
부끄러움을 면치못하는 장면은 나또한 가슴이 아팠다.
또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잦은 다툼으로
어머니가 집을 나간사이
아버지가
손수 지어주신 강조밥의 달콤함으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사그러지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한장면이었다.
하지만 간절히 부끄러운 마음이나
도망가고 싶었던 마음 모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었던 것이다.
여러분도 이책을 통해 어린시절
어머니가 지어주셨던 음식을 떠올리며
그옛날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오감이 기억하는 음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P43
속이 깊은 군용 항고는 뜨거운 물을 부어 밥을 말아먹을 수도 잇고, 불 위에 올려놓고 국수나
라면을 끓여
먹을 수 도있는 전천후 용기였다. 조업을 나갔다 들어오는
아버지의 군용 항고에는 식들이 끼니때 당장 먹을 싱싱한 횟감이 들어 있었다.
P59
고래가 들어오는 날이면 위판장 바깥 골목에 난전이 섰다. 곱새기고기라고 불렀던 고래고기는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도 했다. 질척한 흙바닥 한쪽에 솥을 내걸고 장사치들은 장작불을 때서 곱새기고기를 삶았다.
P139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내 몸에 축적된 익숙한 것이, 낡아 가는 것이, 무게를 재지 않아도 되는 것이
고향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자연스레 몸의 기울기값이
그곳으로 늘어나는 걸 느끼고 있으니까.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이 순정한 그리움을 키우는 것이리라.
P178
앓고 난 뒤에 먹은 우무냉국 맛은 지금도 그립다. 어머니가 쑤어 주던, 어머니 손맛이 더해진 양념
맛이 밴 우무묵. 한여름의 뜨겁고 질긴 볕에 우무 솥이
끓어오르던 그 열기 속에서 가래톳이 삭가 가며 내 뼈와 살이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