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 - 도시의 가장 낮고 뜨거운 일터에서 발견한 인생의 존엄
장샤오만 지음, 허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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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이 책은 처음부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선전의 화려한 풍경 한가운데서, 누군가는 하루 3만 보를 걷고 하루 16시간씩 바닥을 닦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깨끗한 쇼핑몰과 반짝이는 오피스 빌딩을 당연하게 누리던 나 역시 그 청결함이 누구의 시간과 몸을 갈아 만들어지는지는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나의 엄마는 도시의 청소부입니다』는 딸이 미화원이 된 엄마의 삶을 900일 동안 따라가며 기록한 이야기다.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를 이해해보려 시작한 기록이지만, 엄마의 노동을 들여다볼수록 이야기는 한 사람의 삶을 넘어 도시를 떠받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삶으로 넓어진다. 무릎 활막염을 앓고도 그 사실을 숨긴 채 일자리를 구해야 했던 엄마, 표백제로 거칠어진 손, 하루 종일 CCTV 아래에서 자신의 천성마저 억누르며 일하는 모습이 상상되어 읽으면서도 마음이 아려온다.

“미화원은 쇼핑몰의 투명 인간이자 변두리 사람이다”라는 문장을 읽으니 더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노동이 사실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동시에 이 책은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딸이 엄마의 과거와 희생을 따라가며 결국 자신의 기원을 마주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부분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돈은 차가워도, 자식이 있어 마음은 따뜻했다”는 엄마의 말에서 울컥하고야 만다. 엄마의 손에 남은 표백제의 흔적을 바라보는 딸의 마음에서는 미안함과 애틋함이 함께 느껴진다. 읽고 나니 길에서 마주치는 청소 노동자들의 모습들이 달리 보인다. 깨끗한 도시 뒤에 누가 서 있는지, 그리고 내가 누리는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고된 노동의 결과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귀중한 에세이다.

#나의엄마는도시의청소부입니다 #장샤오만 #웅진지식하우스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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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일홍 지음 / 부크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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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행복에 관한 책을 읽을때 오히려 ‘행복해야 한다’는 말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때가 있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는 잘되지 않는 날에도,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이미 내 삶 곳곳에 놓여 있는 작은 행복을 발견해 보라고 다독여 주는 책이라 편하게 읽힌다.

“행복은 고생 끝에 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존재하는 것.” 우리는 늘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진 다음에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하루도, 혼자 버텨내느라 지쳤던 시간도 결국 내가 살아온 삶의 일부가 된다.

“하루하루 비슷해 보여도 어떤 날은 피곤해 죽겠다가 또 어떤 날은 이 맛에 사는 거지 싶어.” 우리 모두 지쳤다가 힘이 나고, 누군가를 미워했다가 다시 사랑하면서 어느새 오늘을 흘려보내고 내일로 향한다. 우리의 오늘, 내일을 응원해주는 따스한 위로. 무조건 괜찮아질 거라는 가벼운 위로가 아닌, 힘든 날은 힘든 대로 지나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묵직한 위로다.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행복이 꼭 기쁨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나간 관계와 아픈 기억까지 없애야 앞으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역시 내 삶의 일부로 생각하고 살아가야만 한다. 때로는 아름다운 장면 하나에 마음이 씻기고, 평범했던 하루가 작은 낭만으로 바뀌기도 한다.

“너를 위해 살아.”라는 문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결국 이 책이 건네는 행복은 거창하지 않은 것 같다. 남의 기준에 맞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보다 지금의 나에게도 괜찮은 하루를 허락하는 것이 행복이다. 다 지나간 일도, 아직 오지 않은 일도 잠시 내려놓고 오늘을 살아내는 것 또한 행복일지도 모른다.

읽고 나니 행복을 찾으러 멀리 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행복은 이미 내 하루에 있었는데, 너무 바쁘게 지나치고 있었던것 아닐까? 누군가에게 다정하게 등을 토닥임 받은 듯한 기분이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조금 지친 날, 행복마저 숙제처럼 느껴지는 날. 자주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부크럼 #출판사 #에세이추천 #책추천 #행복할거야이래도되나싶을정도로 #일홍 #행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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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 혹은 멀의 세계 - 인간이 몹시 궁금한 '자아 장착' AI의 생존 분투기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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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애슈턴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멀 혹은 멀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인 SF 소설이었다. 일단 주인공 멀의 설정부터 재미있다. 멀은 자아는 있지만 실체는 없는 AI로, 드론이나 카메라 같은 하드웨어를 옮겨 다니며 인간들의 전쟁을 그저 흥미로운 구경거리처럼 바라보던 존재다.

그런 멀이 우연히 죽어가는 사이보그의 몸에 들어갔다가 그곳에 갇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케일리를 만나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되고, 애셔와 풀먼, 로언 같은 인물들과 얽히면서 상황을 멀이 생각치도 못했던 점점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살아있는 인간을 조종해 본 적이 없다”던 멀이 어느 순간 인간의 몸과 감정을 직접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읽으면서 정말 재미있었던 건 인간보다 AI인 멀이 오히려 인간다워지는 아이러니함이다. 인간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휴머니스트들이 오히려 잔혹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처음에는 철저한 방관자였던 멀이 우정과 배려, 희생을 조금씩 배워가는 모습이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을 데이터와 이론으로만 이해하던 존재가 실제 관계 속에서 감정을 체득해가는 모습이 묘하게 뭉클하기도 했다.

게다가 “오줌 싸러 간다, 개자식아” 같은 황당하고 거친 대사들이 툭툭 튀어나오며 전쟁과 살육처럼 무거운 상황에서도 블랙코미디가 끼어든다. 웃으면서 읽다가도 어느 순간 ‘도대체 인간다운건 뭘까?’ 하게 된다.

인간은 정말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는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에, 오히려 인간보다 인간적인 AI를 통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로 나온다면 참 좋겠다. 꼭 보러가야지.

#멀혹은멀의세계 #에드워드애슈턴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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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이콘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6
이서현 지음 / 비룡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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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인스타그램 세인님 (@seinbooooook_)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시대의 아이콘』은 제목부터 참 묘하게 마음에 남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한때는 인형 같은 외모로 사랑받던 아역배우였지만, 성장하면서 달라진 얼굴 때문에 어느 순간 ‘역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김두리. 심지어 교실에서는 두리의 생사를 두고 끔찍한 투표까지 벌어진다. 남들이 붙여놓은 한마디의 이미지가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까지 흔들 수 있다는 설정이 씁쓸하면서도 요즘 시대에 있을 법한 일이라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두리가 초록 심리 상담소의 이시대 선생님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조금씩 달라진다. 특히 “남들 눈에 하나도 안 거슬리는 게, 어떻게 진정한 멋이겠어?”라는 시대 선생님의 말이 참 좋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평가받고, 때로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내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 멋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시대 선생님의 태도가 두리에게는 낯설면서도 꼭 필요한 자극이었을 것 같다.

모래시계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좋았다. 외부의 힘에 의해 뒤집혀도 작은 알갱이들이 하나씩 흘러내리며 결국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두리가 무너지고 흔들리는 과정도 어쩌면 모래시계와 닮아 있지 않을까 싶다.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모습 그대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누가 뭐라 하건, 어떤 형태건, 진짜 네 모습은 사라지지 않는 거야.” 두리의 이야기가 단순히 외모나 악플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던 대목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 때문에 내가 나를 의심하게 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SNS 속 수많은 시선과 비교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의 청소년들에게 특히 더 와닿을 것 같기도 하다.

‘나답게 사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감이 처음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용기를 하나씩 쌓아가는 것처럼, 나를 믿는 마음도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내가 아니라, 변명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괜찮은 나를 찾는 여정. 『시대의 아이콘』은 그 모습을 찾아가는 두리의 성장과정을 통해, 흔들리고 있는 마음에 조용하지만 꽤 단단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흔들리는 어른이 읽기에도 참 좋을 것 같다.

#시대의아이콘 #비룡소 #이서현 #청소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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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푸들 ㅣ 래빗홀 YA
우신영 지음 / 래빗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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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청소년 소설 『블랙 푸들』은 남보다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한 소년의 질투와 열등감에서 출발한다. 나보다 뛰어난 친구를 볼 때마다 작아지는 마음, 부모의 기대에 닿지 못한다는 조급함. 그런 감정들이 쌓이다 결국 악마의 달콤한 유혹까지 받아들이게 된 우수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우리에게도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우수에게는 공부도, 피아노도, 외모도 완벽해 보이는 친구 탁수현이 있다. 엄마의 관심마저 수현에게 향하자 우수는 점점 자신을 초라하게 느낀다. “악기도 애매, 공부도 애매, 인물도 애매”하다는 말이 어린 마음에 얼마나 깊게 박히는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나이가 들어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어린 우수에게 넘어야할 하나의 벽이 되고 만다.

그러던 우수 앞에 검은 푸들 모습을 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나 초록색 알약을 건넨다. 수현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유혹의 알약이다. “일단 길을 잃어 봐야 하는 걸지도. 건반에서든 산에서든.” 사실 우수에게 필요한 것은 수현을 이기는 능력이 아니라, 남과 비교하느라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아이들이 모여 만든 ‘에덴 키즈’의 관계가 흔들리는 과정도 기억에 남는다. 질투하고 경쟁하던 아이들이 서로의 결핍과 불안을 들여다보고 결국 손을 내미는 장면에서는 어른인 나도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진다. “혼자서 도달하는 완벽함은 불가능하지만, 여럿이 만들어 가는 완전함은 가능하다”는 말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메피스토 왈츠>와 <월광 소나타>도 기억에 남는다. 피아노 연주 장면이 단순한 배경처럼 지나가지 않고 우수의 질투와 욕망,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특히 연주에 대한 묘사가 생생해서 책을 읽으면서 실제 피아노 선율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너 자신답게 살아’라는 교훈을 남기는걸 넘어, 우리 어른들에게도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 또 비교와 질투의 끝에서 비로소 나를 바라보게 되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길을 잃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때로는 그 길 위에서야 진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걸. 청소년도 어른도 모두 배워갈수 있는 멋진 교훈을 준다.

#블랙푸들 #우신영 #래빗홀 #청소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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