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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푸들 ㅣ 래빗홀 YA
우신영 지음 / 래빗홀 / 2026년 8월
평점 :
***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청소년 소설 『블랙 푸들』은 남보다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었던 한 소년의 질투와 열등감에서 출발한다. 나보다 뛰어난 친구를 볼 때마다 작아지는 마음, 부모의 기대에 닿지 못한다는 조급함. 그런 감정들이 쌓이다 결국 악마의 달콤한 유혹까지 받아들이게 된 우수의 이야기는 생각보다 우리에게도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우수에게는 공부도, 피아노도, 외모도 완벽해 보이는 친구 탁수현이 있다. 엄마의 관심마저 수현에게 향하자 우수는 점점 자신을 초라하게 느낀다. “악기도 애매, 공부도 애매, 인물도 애매”하다는 말이 어린 마음에 얼마나 깊게 박히는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나이가 들어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어린 우수에게 넘어야할 하나의 벽이 되고 만다.
그러던 우수 앞에 검은 푸들 모습을 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나타나 초록색 알약을 건넨다. 수현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유혹의 알약이다. “일단 길을 잃어 봐야 하는 걸지도. 건반에서든 산에서든.” 사실 우수에게 필요한 것은 수현을 이기는 능력이 아니라, 남과 비교하느라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다시 찾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아이들이 모여 만든 ‘에덴 키즈’의 관계가 흔들리는 과정도 기억에 남는다. 질투하고 경쟁하던 아이들이 서로의 결핍과 불안을 들여다보고 결국 손을 내미는 장면에서는 어른인 나도 괜시리 마음이 뭉클해진다. “혼자서 도달하는 완벽함은 불가능하지만, 여럿이 만들어 가는 완전함은 가능하다”는 말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메피스토 왈츠>와 <월광 소나타>도 기억에 남는다. 피아노 연주 장면이 단순한 배경처럼 지나가지 않고 우수의 질투와 욕망,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특히 연주에 대한 묘사가 생생해서 책을 읽으면서 실제 피아노 선율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너 자신답게 살아’라는 교훈을 남기는걸 넘어, 우리 어른들에게도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 또 비교와 질투의 끝에서 비로소 나를 바라보게 되는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다. 길을 잃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때로는 그 길 위에서야 진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걸. 청소년도 어른도 모두 배워갈수 있는 멋진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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