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김이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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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삶은 후회와 아쉬움의 연속인 것만 같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어떻게 애도해야 할지 고민하던 저자는 엄마를 추억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분명 좋은 일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의 아쉬움과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이 더 크게 자리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엄마와의 시간을 다시 불러내어 마음속에서 이어가는 또 다른 대화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이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야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전혀 그럴 분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삶의 의미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가 생겼던 것일까. 가족이 채워주지 못하는 공허와 무력감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은 하지만 안타까운 일임은 분명하다.

다음 생이 아닌 이번 생에 엄마 편이 되어드리면 어떨까. 요즘 애도에 대한 책을 많이 읽다보니 언젠가 찾아올 이별이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의 현실로 다가온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 순간의 대화와 일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채워갈지가 내 삶의 중요한 과제가 된 듯하다. 책을 읽을수록 애도는 단지 상실을 견디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경험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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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삶도 명작이 된다 - 이주헌 미술 에세이
이주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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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미술관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미술 에세이는 늘 반갑고 유익한 책이다. 미술 관련해서 수많은 저서를 쓴 이주헌 저자가 이번엔 미술사적 분류가 아니라 정서적 분류에 따라 화가 25명을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다. 특정한 정서나 주제 의식에 초점을 맞춰 크게 다섯 그룹으로 화가들을 나눴다. 내면, 행복, 사랑, 시대, 순수를 대표 키워드로 한다.

그림을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시각적인 걸 너머 예술가의 마음 즉 내면을 바라보는 일이 아닐까 싶다. 화가를 이해하는 일은 어쩌면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미술 자체보다 미술가에 더 집중한 게 아닐까. 양식이나 사조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았다. 화가를 설명할 때 기본적인 정보는 충분히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각 키워드마다 5명씩 묶었다. 1장 내면엔 익숙한 엘 그레코 이외 4명의 화가가 나오는데 조금은 낯선 이름이다. 미술을 좋아한다고 자부했는데 여전히 모르는 화가들이 많다. 내가 아는 건 극히 일부일 터, 새로운 화가를 마주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2장 행복에선 일상과 찰나의 소중함을 그린 화가들이 나온다. 역시나 내겐 낯선 이름의 화가들이다. 다만 그림은 어디선가 한 번은 본 듯한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3장 사랑에선 에곤 실레의 그림이 가장 가슴 찡하게 와닿았다. 4장 시대에선 최근 전시회 관람했던 카라바조를 다시 만나 반가웠다. 5장 순수에는 거장들이 포진되어 있다. 폴 세잔, 폴 고생, 앙리 마티스 등 미술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들이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 그림을 읽어내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서 전시회에 가면 도슨트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뻔한 말이 미술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미술을 공부하듯 보지 않고 느끼는 대로 봐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화가가 뭘 의도해서 그린건지 궁금한 건 어쩔 수가 없다. 화가의 생각과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보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림과 소통하며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세상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름답지않은삶도명작이된다 #이주헌 #쌤앤파커스 #미술에세이 #미술 #화가 #미술가이야기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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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행 - 2018 한스 안데르센상 대상 수상작 어떤 하루의 그림책 2
베아트리체 마시니 지음, 잔니 데 콘노 그림, 김지우 옮김 / 이온서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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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늘 떠나는 꿈을 꾸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는 기쁨이 꽤 컸기에 익숙한 곳보단 낯선 곳을 찾아 떠났다. 편안함보단 신선함에 더 끌렸던 지난 날이었다.

<좋은 여행>이란 제목에 단박에 꽂혔다. 이왕이면 좋은 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내용이 너무 궁금했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다음 문장과 마주했다.

🔖어딘가에 도착하는 것도 좋은 여행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여행은 길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는 행위다.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 떠나기도 하지만 목적없이 훌쩍 떠나는 여행도 있다. 여행에 정답은 없다. 저마다 떠나는 이유는 다를 테니.

제목 말고 이 그림책에 주목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잔니 데 콘노의 그림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로 몽환적이고 시적인 삽화로 유명한데, 볼로냐 아동도서전에 그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만든 상이 있다.

‘잔니 데 콘노 어워드’는 전 세계 창작자들이 출품한 말 없는 그림책(Wordless Picture Book)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고 출판하는 국제 공모전이자 일러스트레이션 상이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로서 <좋은 여행>은 그에 걸맞는 책이고 여행을 좋아하는 내겐 그야말로 취향저격 책이다.

좋은 여행이란 어떤 걸까? 이 책에서 다양한 해답을 제시한다. 목적지를 알고 떠나든 모르고 떠나든 괜찮다고 말한다. 길을 걷다 보면 알게 될 테니까. 여러 면에서 여행은 인생과 닮은 구석이 많다.

🔖때로는 왜 길을 떠났는지 이유도 목적지도 여전히 모른 채 여행이 끝날 수도 있어요.
정말 여정이 끝난 건지 혹은 그저 잠시 쉬어가는 것뿐인지 모를 수 있어요.

여행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내면을 성찰하는 여정임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좋은여행 #베아트리체마시니 #잔니데콘노 #이온서가 #그림책 #어떤하루의그림책 #안데르센상대상 #그림책추천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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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OSH!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난 날의 기적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9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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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연일 폭염경보에 지쳐가는 나날이다. 입맛은 없고 뭔가 시원한 것만 찾게 된다. 글밥 많은 책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고 그림책만 뒤적이고 있다. 그러던 중 딱 내 눈에 들어온 그림책이 있었다. 샘 어셔 작가의 기적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신간이 나왔다. 여름에 어울리는 내용이라 지금 이 계절에 꼭 읽어야하는 책이다.

지난 밤 소년은 아이스크림 꿈을 꾸었다. 날이 밝자마자 할아버지께 아침으로 아이스크림을 제안한다. 늘 그렇듯 할아버지는 흔쾌히 동의한다. 언덕 위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오늘의 목적지다.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빵빵하게 채우고 이런저런 준비물을 챙겨 달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고작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러 가는데 무슨 준비물을 그리 많이 챙기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꼭 필요했구나 싶다.

언덕 꼭대기 아이스크림 가게에 도착했는데 아뿔사! 매진이란다. 실망은 금물, 곧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할아버지와 손자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을까? 기적은 이후에 벌어진다. 결말이 궁금하다면 표지에서 힌트를 얻으면 좋겠다. 풍선 자전거를 타고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모험을 떠난다. 매일이 이처럼 모험이고 기적이면 얼마나 사는 게 신날까!

샘 어셔 작가는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극히 평범한 소재로 기적을 만들어낸다. 비 내리는 날, 눈 오는 날, 햇볕 쨍쨍한 날, 폭풍우 치는 날, 어떤 날씨 어느 순간에도 기적은 일어난다.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난 날에도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들에게 포기란 없다. 희망을 잃지 않는 게 샘 어셔가 말하는 기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시원한 책을 찾는다면 바로 이 책이다. 어른도 아이도 즐거운 상상을 하며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옆에 아이스크림 한 통 두고 읽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으리라.


#아이스크림을찾아떠난날의기적 #샘어셔 #주니어RHK #그림책 #책리뷰 #기적시리즈 #그림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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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
김민지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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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저자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전)SBS 아나운서? 축구선수 박지성의 배우자? 유튜브 <만두랑> 진행자? 한 사람을 이런 타이틀로만 소개한다는 게 어쩐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에세이를 쓴다는 건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다. 언론사용 글쓰기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글이니 저자가 손톱을 물어뜯으며 글을 썼다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벌거벗는 기분으로 글을 썼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일상, 결혼 생활, 영국에서의 육아일기가 포함되어 있다. 얼핏 보면 순탄하게 살아온 것 같지만 어디 인생이 그렇기만 하던가! 게다가 타국 생활이니 어찌 어려움이 없으랴!

글은 편안히 잘 읽히는데 더러 울컥하는 포인트가 있다. 엄마라면 100%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인데 우린 자주 그 사실을 잊는다. 사랑을 갈구할 때 마구마구 사랑해주자.

🔖p.105
나는 내가 이 아이들을 사랑하는 데에 아무런 이유가 필요 없다는 것을 자꾸 잊는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았을 때부터 이미 사랑해 온 것을. 어떤 모습이건 간에 상관없이, 존재만으로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이 애들에게 배웠는데도 그 사실을 자꾸만 까먹는다.

여행이 왜 좋냐고 묻는 이들이 간혹 있다. 홀스티 선언문처럼 근사한 표현을 하지는 못하지만 여행이 주는 에너지가 좋다. 또한 그 순간만큼은 온전히 나로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든다.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본연의 나.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편이지만 언젠가는 그런 두려움마저 사라질 날도 오겠지!

🔖p.112
“자주 여행하세요. 길을 잃는 것은 당신 자신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라는 홀스티의 인기 있는 선언문처럼, 떠나고, 움직이고, 처음 가는 길을 가고, 잘 모르는 풍경으로 들어가는 여행은 어떤 치료보다도 나 자신을 낫게 해준다. 그 모든 경로가, 매일의 할 일에 매몰되어 있던 나의 시선을 돌려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애써주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삶을 누구나 꿈꾼다. 그러나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내고 있다고. 반짝이는 삶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길고 긴 인생,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내는 법을 하나둘 배워가는 중이다.

🔖p.241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듯, 우리는 서두를 일 없이, 반짝일 필요도 없이, 나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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