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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보이는 건축
방명세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여행에도 여러 테마가 있는데 훌륭한 건축물을 보러 가는 걸 즐기는 편이다. 새로운 건축물이 소개되면 빠른 시간에 보려고 노력한다. 언제부터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정확한 시점은 모르겠으나 꽤 흥미를 느끼는 분야다. 그래서 건축에 관련된 책은 늘 눈길을 끈다. 이번 책도 그런 이유로 호기심이 생겼다.
책을 받아든 순간 멋진 만듦새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책도 하나의 건축작품 같았다. 작은 디테일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저자는 건축을 전공한 후 다양한 나라에서 의미있는 프로잭트를 진행했다. 그 현장의 기록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건축에 관련된 책이라 건물 자체에 집중할 줄 알았는데 이 책에는 사람 냄새가 물씬하다. 건축은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다. 코이카 사업으로 아이티, 콩고민주공화국, 볼리비아, 에티오피아 등 10여 개국의 현장을 누볐는데 그 시절의 사진과 스케치가 생생하게 수록되었다.
나라마다 필요한 시설이 다르다. 어느 나라엔 학교가 때론 병원이 시급했다.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 나라는 콩고미주공화국인데 박물관을 원했다. 보건보다도, 교육보다도, 먼저 국가로서의 주체성을 세우고 싶었던 것이다. 콩고가 박물관을 먼저 원한 이유가 거기 있었다.(p.87)
눈길을 사로잡는 멋진 건축물에만 관심이 갔었는데 진정한 건축은 그런 화려함에 있지 않았다. 건축 자체로는 공허할 뿐이다. 그 안에 사람이 보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건축을 통해 무엇을 이루었는지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왔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를 건넨다.
p.131
나는 어떤 이유로 건축을 하고 있는가. 세상이 알아주는 건축을 하려는가. 아니면 건축을 통해 무언가를 돕고 나누려는가.
이 문장이 저자가 건축을 하려는 이유를 잘 말해주고 있다. 건축을 통해 생명을 살리고, 나눔을 통해 사회와 사람과 소통하는 삶, 그것이 건축가로서 꿈꾸는 삶이다. 따스한 시선을 가진 사람만이 따뜻한 건축을 만든다. 건축으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걸 경험한 에피소드는 또다른 울림으로 다가왔다. 의사와 마찬가지로 소명을 갖고 일하는 건축가가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다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정림(건축)은 ‘건강한 공간환경을 만들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자.’ 라는 모토를 가진다. 좋은 사람이 모인 곳에는 긍정 에너지가 넘친다. 단순히 건축을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밝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생각의 교류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크고 작은 사고의 변화를 주는 책이 내 기준에서 좋은 책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분명 좋은 책이다. 건축에 관심이 많은 독자로서 앞으로 어떤 면을 보아야할지 알려주는 건축 교과서 같은 책이라 생각한다. 나아가 건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 그리고 오랜 시간 건축을 해왔지만 자신의 기준을 다시 점검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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