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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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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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저스틴 토레스는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퀴어 작가이자 영어학과 부교수다. 그는 퀴어 정체성에 대한 자전적 유년기를 담은 첫 소설로 데뷔해서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번 작품 <암전들>은 단순한 퀴어 서사가 아니다. 역사 속에서 지워지고 검열된 퀴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잊힌 인물과 기록을 복원해낸다. 실존하는 연구서 <성적 변종들:동성애 패턴 연구>를 재구성하고 20세기 초 퀴어 사회학자 잰 게이의 행적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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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후안 게이는 자신을 찾아온 한 청년에게 오래된 연구서 두 권을 건네며 “이 프로젝트를 완성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두 사람은 10년 전 정신병동에서 만난 적이 있으며, 세대가 다른 두 퀴어는 남은 시간을 함께하며 기억을 되짚고 잰 게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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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퀴어 연구자이자 레즈비언이었던 사회학자 잰 게이는 300명이 넘는 동성애자들의 증언을 수집해 <성적 변종들>을 집필했다. 그러나 당시 여성은 독자적으로 연구를 출판할 수 없었고, 그녀의 이름은 학문사에서 지워졌다. 그들의 욕망이 질병으로 분류되던 시대, 잰 게이의 연구와 증언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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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연구서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져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사진과 참고 문헌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를 끊임없이 묻게 한다. <암전들>은 소설이면서도 동시에 역사서, 증언록, 기억의 복원 기록처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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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 게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회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20세기 후반 이후 많은 나라에서 동성애는 정신질환이 아닌 인간의 성적 지향 중 하나로 공식 인정받았다. 동성결혼 합법화,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인권 보장 등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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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동성애는 다수의 사회에서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다양성으로 평가되지만, 문화적•종교적 전통이 강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갈등과 차별이 공존한다. 우리나라도 법적 보호 수준은 제한적이지만 사회 인식은 점진적으로 변화 중이다. 그들의 목소리가 블랙아웃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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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blackout)’은 단순히 불이 꺼진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기록에서 지워진 존재들, 사회가 외면한 이들의 상징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그 암전 속에 남겨진 목소리를 불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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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7
후안은 그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건, 뭐라고 부르건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타인의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성도 느끼지 않았다. 그 시절에도 나는 그가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비록 우리 모두 복도 끝, 단단히 잠긴 두 짝의 문밖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인 건 마찬가지였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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