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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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데뷔한 폴 오스터, 2024년 4월 30일 폐암으로 작고했다. 투병하면서 집필한 <바움가트너>가 1주기를 맞아 출간되었다. 폴 오스터가 건네는 마지막 인사이자 유언 같은 작품이다.

제목 ‘바움가트너’는 독일어로 Baum은 나무 Gärtner는정원사, Baumgartner는 나무를 돌보는 사람,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란 뜻이다. 기억의 정원을 걸으며 삶을 돌보고 가꾸는 사람이란 의미로 쓰인다.

바움가트너 교수는 10년 전 아내를 잃고 홀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아내의 빈자리가 크지만 그녀가 남긴 글을 읽으며 추억에 빠지고 위로도 받는다. 아내와의 첫만남, 함께한 40년, 마지막 죽음까지 모든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이 작품은 아내에 대한 깊은 애도의 글이자 삶에 대한 이야기다. 비교적 짧은 작품이지만 평생 탐구한 모든 주제가 집대성된 것 같다. 우연과 운명, 정체성과 가족, 관계와 죽음 등이 잘 나타나 있다. 자전적 이야기도 살짝 덧대어진 느낌이 든다.

삶은 우연의 연속이며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이어진다. 작가의 작품에 특히 그런 장면들이 많은 편이다. 우연은 기억을 불러오고, 슬픔도 깨우고, 삶을 연결하는 방식이 된다.

누군가를 애도하는 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애도란 잃은 사람을 지워내는 게 아니라, 부재를 품은 채 다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바움가트너처럼. 이 작품은 그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보여준다.

그림움과 외로움 속에서 살던 바움가트너에게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그의 마음에도 다시 꽃이 피는가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두근거리는 일들로 가슴을 뛰게 한다.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마냥 무겁지는 않다. 위트가 적절히 섞여 있어 균형을 이룬다.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좋은 질문을 해야 할 의무는 있다”는 문장처럼 심오한 메시지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며 작가로서 의무를 다한 작품이다. 폴 오스터의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표지도 넘 사랑스럽지 아니한가!

🔖p.63
어떤 작가나 예술가가 자신감과 자기 경멸 사이의 그 흔들리는 땅에 살지 않겠는가? 늘 시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는 사실이야말로 그녀 스스로 자신의 시가 좋다는 걸 알았다는 증거였다.

🔖p.75
죽음 뒤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아무 데도 아닌 거대한 곳〉으로 들어 가는 것이다. 그곳은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 소리 없는 무의 진공, 망각의 공허다.

🔖p.80
꿈의 힘. 사람이 허구의 작품에서 전개되는 가상의 사건으로 인해 변화를 겪을 수 있듯이 바움가트너는 꿈에서 자신에게 스스로 해준 이야기로 인해 변화를 겪었다.

🔖p.81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좋은 질문을 해야 할 의무는 있다



**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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