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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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내 인생에 발터 벤야민이 들어올 줄이야!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폭넓은 독서를 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최근 읽은 소설 ‘밤 인사‘에서 주인공이 발터 벤야민의 발자취를 따라 파리에서, 부르고뉴, 산레모, 마르세이유, 페르피냥, 포르부까지 여행한다. 왜 하필 발터 벤야민일까 궁금해서 그가 어떤 인물인지 찾아봤었다.

발터 벤야민은 독일 출신 유대계 문학평론가이자 언어철학자다.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려 했지만 프랑스-스페인 국경 통과가 좌절되자 그날 밤 자살한다. 이것이 내가 알게 된 벤야민의 간단한 이력이다. 그의 작품이 궁금했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된 건 인연인가!

발터 벤야민은 모더니즘 화가 파울 클레를 좋아했다. ‘밤 인사‘에서도 파울 클레의 그림 「새로운 천사」가 언급되어 찾아봤었다. 마침 이 책 차례 옆 페이지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표지 그림은 ‘여자와 짐승’(1904년)이다.

이 책은 발터 벤야민이 노벨레(단편 소설 양식) 형식으로 쓴 글들을 묶은 유일한 문학작품집이다. 다소 어렵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워낙 짧은 글들이라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문학적이기 보단 철학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p.42
여기서 손님은 묘한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손님과 전혀 닮은 데가 없는 남자인데 그가 바로 손님의 두 번째 자아입니다, 라는 설명으로 시작해서, 당신은 자기 비난으로 저녁을 허비했습니다, 당신은 열등감을 안고 있습니다, 당신은 자기가 억압돼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자기가 느끼는 충동을 따르지 못하는 스스로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 충동은 두 번째 자아가 당신의 삶으로 통하는 문에 달린 손잡이에 가하는 압력입니다, 그 문이 왜 그렇게 꽉 닫혀 있는지, 왜 억압이 존재하는지, 당신 자신이 왜 충동을 따르지 않고 있는지 당신은 이제 곧 알게 될 겁니다, 라는 설명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번째 자아’는 작은 울림이 있는 단편이다. 발터 벤야민은 충동이 두 번째 자아가 가하는 압력이라고 말한다. 충동적인 삶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발터 벤야민이 말하는 충동은 내면의 소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에는 생전에 발표되지 않은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꿈 이야기를 담은 일기 같은 작품도 있고 여행을 통해 얻은 단상을 기록한 단편도 있으며 비평가로서 썼던 서평도 여러 편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발터 벤야민을 조금이나마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 책이다. 발터 벤야민의 픽션과 더불어 파울 클레 회화가 50여 점 수록되었다니 이것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본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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