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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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지극히 사적인 간병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읽다보니 이건 내 친구의 이야기랑 너무 많이 닮았고 머지 않아 내 미래가 될 것만 같았다.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란 말이 어째 남일 같지 않단 말이지.

“한 부모는 열 자식을 거느려도 열 자식은 한 부모를 못 모신다는 말이 딱 맞네.” 저자의 이모가 한 말이다. 사실이 그렇다는 거지 비난하려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남매다. 오빠는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그리 든든한 지원군이 못된다. 그렇다고 저자가 독박 간병을 했느냐, 아기가 있어 그럴 수 있는 형편도 못된다. 결국은 간병인을 고용할 수밖에.

엄마는 암이 연달아 4번 발견되어 여러 차례 수술과 항암치료를 해왔다. 긴병에 효자 없다고 이런 상황이면 내가 먼저 나가 떨어졌을 것이다. 딸 입장에서만 감정이입을 한 건 아니다. 내가 엄마였다면?

p.28
"박목월의 〈나그네>. 유미 너도 알지. 강나루 건너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눈물이 핑 돌았다. 몸은 병상에 누워 있지만 정신은 나그네처럼 전국 팔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엄마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픈 사람은 병원 침대에 누워 치료받아야 한다 는 일차원적인 생각뿐, 엄마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본 적 없다. 환자이기 전에 자유를 사랑하는 한 사람인데, 아프다고 해서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욕구가 이렇게 간단히 무시 되어도 될까? 아픈 사람도, 사람인데.

현재 의료 시스템이나 간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려는 책이 아니다. 웰빙 못지 않게 웰다잉도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환자 본인의 의사는 존중받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결정권조차 없다. 치료가 우선이지만 욕구를 무시할 수 없으니 딸의 고민은 깊어진다.

p.122
엄마는 죽는 날까지 새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엄마에게 자유는 위험했다. 정신과 신체가 아픈 사람에게 과연 자유가 최우선일까?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나? 요양원의 구속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엄마는 창문 넘어 탈출한다. 이후 어떻게 되었냐고? 현재 엄마는 다시 일상을 살고 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모임을 많이 줄였지만 오늘을 선물처럼 기쁘게 누리고 계신다.

p.197
나 있잖아••• 지금 행복해. 나 바라는 거 많이 없어. 그냥 일상을 살고 싶어. 남은 삶을 진짜 사는 것처럼 살다가 가고 싶어. 그렇게 마무리하고 싶어.

오미실 여사의 이 말씀이 찡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다시 주어진 삶을 하루하루 충실히 살고자 노력하시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엄마는 강하다! 긍정의 힘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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