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게 될 것
최진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협찬

📕쓰게 될 것
✍️최진영
🏚안온북스

책을 꾸준히 읽다보니 나와 결이 맞는 작가를 만나기도 한다.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을 읽고 한순간에 빠져 들었다. 강렬한 끌림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구나! 그 이후 출간되는 책은 아묻따(아무 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고) 읽는다.

최진영 작가는 장편 소설 쓰는 게 더 좋다고 했지만 독자로서는 어떤 장르든 빨리 내주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이번 단편 소설집은 너무 반가운 소식이었다. 현재는 에세이를 쓰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또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뜨는 기분 감출 수 없다.

이번 소설집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쓴 여덟 편이 담겨 있다. 두 편은 이미 읽었던 작품인데 다시 읽어도 좋고 다시 읽어서 더 좋았다. 최진영 작가답게 주제 의식이 뚜렷한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전쟁, 기후 위기, AI, 빈부 격차 등 소재도 다양하다.

현실에 직면한 문제를 다루다 보니 다소 어둡고 우울한 기조를 보이기도 한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저에 '사랑'이 늘 깔려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양가 감정을 갖게 한다.

최진영 작가는 증언과 기록으로써의 글쓰기를 해온 동시에 지키고 싶은 것을 지켜내기 위한 목적으로 쓴다. 앞으로 쓰게 될 것은 또 무엇일까? 맨 마지막 인터뷰에서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과정이 소설 쓰기라고 말한다.

인터뷰에서 독자가 소설의 빈 구석을 상상하고 채워가며 읽는 과정에서 친밀감을 느낀다고 말했는데 최진영 작가 소설에 어디 빈 구석이 있을까. 단편 여덟 편 모두 내 눈에 완벽하다. 단숨에 읽고 싶었지만 하루 두 편씩 음미하며 아껴 읽었다. 무더워지는 여름 다시 한 번 꺼내 읽고 싶어질 소설집이다.

🔖p.36
엄마,총은? 총도 가져가야지. 엄마는 움직임을 멈추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가방을 채우며 말했다. 그걸 가지고 있으면 결국 쓰게 될 거야. 남에게든, 나에게든.

🔖p.39
나는 매일 밤 삶을 선택한다. 할머니에게도 총이 있었을까? 전쟁을 세 번이나 겪는 동안 그것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전쟁 속에서도 서로를 돕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나의 신이었다.

🔖p.72
이유진은 우리를 크게 혼내야 했다.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멍청한 짓을 그만두라고 가르쳐야 했다. 그런 다음 우리의 분위기를 예전으로 되돌려놓아야 했다. 이유진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테고, 그래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유진은 우리 중 가장 어른이니까. 이런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는 이유진이 정말 미웠다.

🔖p.76
어릴 때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애쓴 적이 있다. 그땐 어렸으니까 어른스러운 척을 할 수도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에도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애쓸 때가 있다. 나는 여전히 어른스러운 게 뭔지 잘 모르고, 모르니까 긴장했다.

🔖p.93
서진은 인터넷 창을 열고 '사랑'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다. 그러면서 '윤서진 사전'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수많은 단어에 대한 자기 만의 정의를 찾아보고 싶었다.

🔖p.97
권태에 빠진 남편에게 독서 모임에 같이 가자고 권해볼까 잠시 고민하던 서진은 곧 마음을 다잡았다. 남편을 사랑하고 아끼지만, 남편이 포함되지 않은 채로도 충만한 세계 또한 필요했다.

🔖p.152
아이들은 많은 것을 단숨에 외우고 자세하게 기억한다.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열심히 한다. 소용없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더는 하지 않는 일들을 아이들은 한다.


#쓰게될것 #최진영 #안온북스 #최진영소설집 #단편소설 #소설집 #한국소설 #소설추천 #책리뷰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