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김정완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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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사막을 여행하고 쓴 에세이인 줄 알았다. 일생에 사막 여행 한 번은 해보고 싶었기에 기대를 품고 책을 들었는데, 여행이 아니라 사막에서의 삶이 펼쳐졌다.

저자는 제2의 인생을 사우디에서 시작했다. 영국 남자와 재혼을 하고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던 3년간의 기록이 담긴 책이다. 사우디에 대해 알고 싶으면 여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방인으로 더욱이 여자로 사우디에서 산다는 건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여자가 다니지 않는 거리, 아바야를 걸치지 않고는 나갈 수 없는 나라, 명예살인이 낯설지 않은 곳, 가장 보수적인 율법의 나라가 바로 사우디다.

태양의 땅 사우디에 사는 여자들의 80% 이상이 햇빛 부족에서 오는 질병을 갖고 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옆집에서 자기 집 마당을 내려다 볼 수 있으니 마당을 걷는 일 조차 쉽지 않다.

사우디에는 종교경찰 무타와가 있다. 그들이 보통 하는 일은 여자들을 단속하는 것이다. 쇼핑몰에 상주하는 무타와는 여자들이 아바야를 제대로 입어 몸을 완전히 가렸는지 점검한다.

사우디는 공항만 스쳤기에 궁금함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아무리 씻어도 몸에 모래 냄새가 난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모든 집이 똑같이 생겨 자기 집 찾는 일이 미션이 되는 곳이 사우디라고 한다.

2010년에 도로 번호 프로젝트가 생겼고, 2015년 여성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고, 2017년 여성 운전이 허락되었다. 중동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유화의 흐름에 사우디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성스러운 마카 지역에 패리스 힐튼의 핸드백 매장이 문을 열었고, 그랜드 모스크 확장사업, 쇼핑몰, 호텔 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며 관광도시로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우디는 중동과 아랍의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었다. 만약에 사우디의 사막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사막에서 삶을 배웠고 삶의 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저자. 이 책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사막과 아랍 여인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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