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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엄마
권시기 외 지음 / 글ego / 2021년 7월
평점 :
시냇물, 권시기, 최원진, 현영호, BB이선미 이렇게 5명의 작가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보통 엄마라는 주제를 놓고 각양각색의 글이 탄생되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평범한 모습의 엄마, 그러나 그 평범함 속에서 조금은 특별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라는 이름 속에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이 작품들은 그 고정된 이미지 속에서 다양함을 찾아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첫 번째 작품 (마이)마더, 이 작품은 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감정을 담아냈다. 특히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라면 공감할 만한. 아들을 낳고 싶었던 엄마 그러나 현실은 딸만 둘. 그 시대 엄마들은 아들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물론 당신이 낳고 싶었다기 보다는 시부모로부터 강압을 받았던 그런 세대의 이야기다.
소설 속 엄마는 딸 둘을 챙기기 보다 남자 사촌들을 자식처럼 예뻐한다. 딸들의 고민은 아랑곳 않고 그들을 두둔하기 바쁘다. 이 정도가 되면 진짜 내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다. 치매에 걸려서도 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남자 사촌의 이름만 부르는 엄마. 그 시대 엄마들의 아픔을, 딸들의 설움을 담은 작품이다.
아들을 낳기 위해 딸을 줄줄이 낳아야 했던 그 시대 엄마들, 세상이 바뀐 요즘 엄마들은 그 딸들 덕분에 비행기 타고 친구처럼 말동무 하고 행복하지 않나 반문해 보고 싶다. 그러게 어릴 때 딸들도 좀 챙겨주시지...
두 번째 작품 외식, 이 작품에서 억척스러운 우리 엄마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남편와 자식을 위해서라면 궂은 일도 마다 않는 우리 엄마들, 당신 것 하나 맘 놓고 사지 못하고 너덜너덜해진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에서 엄마와 묘하게 겹쳐지는 부분을 발견한다. 그렇게 아끼고 아껴 우리를 뒷바라지 하셨으니 왜 그렇게 사셨냐고 볼멘 소리를 할 수도 없다.
엄마의 모습이 어느덧 나에게서 조금씩 나온다. 특히 싫다고 비난했던 그 모습들이. 알게 모르게 닮아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 알뜰함이, 그 억척스러움이. 부정하고 싶지만 나도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친구의 시선으로 바라본 <Best Friend> 엄마의 일기를 읽게 된 아들의 마음을 녹여낸 <백희의 일기> 편견과 차별에 대항하는 미옥의 이야기를 담은 <그런 엄마를 닮았다>에서 우린 보편적인 보통 엄마들을 만날 수 있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 5편 모두 읽는 맛이 있는 단편 소설들이다. 엄마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개도 좋았고, 가볍지 않은 적당한 무게감이 있어 좋았다. 엄마라는 단어는 가장 익숙하지만 때론 가장 낯선 단어이기도 하다. 엄마를 두고 글을 쓴다면 아마도 인구에 비례할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단어가 바로 엄마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