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당신의 안부가 궁금했던 걸까요
김본부 지음 / 나무야미안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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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을 내고 이 책은 두 번째 산문집이다. 그래서인지 책 중간중간 시가 몇 편 실려 있다.

“그리움을 햇살에 말려서
티백에 담았습니다.
당신 마음이 더 식기 전에
잠시 담가두셨으면 해서요.”

이 감성 어쩔거야~ 역시 시적 감수성이 다분하다 했는데 책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사람들, 딱히 무언가를 주고받지 않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이들, 이제는 시간의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멀어진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해도 좋고 안부글이라고 해도 좋겠다.

글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었다. 분명 내 경험이 아닌데도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감정이란 상황은 달라도 비슷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P.25
삶의 순간순간 아버지의 빈자리를 문득 느낄 때면 생각한다. 어떤 슬픔은 숨죽이고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을. 쥐어짜내는 통증보다, 무엇을 잘 감각할 수 없는 마비 증세로 걸어온다는 것을. 고통이 그렇게 찾아온 덕에 나는 어쩌면 그 한 시절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것만큼은 내 실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 책은 추억을 소환시키는 힘이 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기억부터, 짝사랑하던 소년까지… 몽글몽글한 감정을 이끌어내며 그들을 내 앞에 데려다 놓았다. 잊고 지냈던 얼굴들, 모두 잘 지내고 있으려나 갑자기 안부가 궁금해진다.

작가는 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안부가 궁금해진다고 했는데, 난 이와 같은 책을 만나면 그들이 궁금해진다. 시인의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산문집, 그리운 사람을 소환하고 싶다면 이 책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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