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타임슬립
최구실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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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2021년 메가박스 플러스엠x안전가옥 스토리공모전에서 수상하여 안전가옥 앤솔러지 "빌런"의 '샐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2022년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수상하여 2024년 첫 번째 장편소설 "소녀, 감빵에 가다"를 집필했고, 드라마화 판권을 계약했습니다. 그럼,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남의 타임슬립>을 보겠습니다.



121년에서 사는 류남이라는 남자가 2021년에 수학여행을 왔다가 일행들을 전부 놓쳤답니다. 연락하거나 돌아갈 수 있는 통신기도 잃어버렸답니다.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서에 오게 된 류남은 편의점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아저씨를 신고하면서 경찰서에 온 남은우와 만납니다. 주눅 든 채로 시선을 살피는 남과 시선을 부딪친 은우는 사촌 누나라며 남을 경찰서에서 꺼내옵니다. 은우는 남에게 돈을 쥐여주고 집에 들어가 샤워한 뒤에 밖을 보다가 놀이터에서 눈사람이 된 채로 눈을 맞고 있는 남을 발견해 집에 데리고 들어와 재웁니다. 원체 남을 챙기고 사는 성격인지라 남을 소파에 지내게 합니다.

중학생부터 친구였던 은우와 같은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함께 록밴드 '우와시스'를 결성한 국태영, '우와시스'의 보컬로 한국으로 유학 와 건축을 전공한 나나세 치나스, '우와시스'의 베이시스트로 검도를 전공하고 도장 사범님이 되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해고되어 백수인 김희재, 은우의 쌍둥이 오빠인 남정우와 은우의 조카인 남하나까지 남은 이들과 만났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여행하는 중 미래를 예언하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신체를 원래의 장소로 돌려놓습니다. 남은 이 규칙을 어기지 않고 계속 이곳에 살아갈 수 있을지, 자세한 이야기는 <남의 타임슬립>에서 확인하세요.




'시간을 건너 시작된 현대판 인어공주 이야기'란 띠지의 문구가 이토록 딱 들어맞을 수 없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게 단지 여자가 아니라 남자란 점이 다를 뿐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 남을 챙기길 좋아하는 남은우는 미래에서 왔다는 류남을 줍습니다. 은우는 자신의 마음을 알려 하지 않았고, 류남은 자신의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고, 달래주고, 먹을 걸 주면서 도와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채근합니다. 그동안 자신의 감정을 외면한 채로 살아가던 은우는 자신의 감정을 마주 보았고, 인정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집이 되어 사랑합니다. 은우와 남의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빛이 납니다. 이들의 사랑도 좋지만, 은우 친구들의 우정도 너무나 좋습니다. '1시간 남짓 연락이 닿지 않으면 무기를 가지고 은우의 집 현관문을 두드리는 사람들, 무엇보다 꽉 닫힌 말로 은우를 보호하는 사람들.' 이런 우정을 가진 은우가 너무 부럽습니다. 끼리끼리 모인다고 은우가 그렇게 행동하기에 그런 사람들이 은우 곁에 있는 것입니다. 선뜻 자신의 마음과, 물건과, 공간을 내어주는 은우의 다정함은 눈부시고, 그런 사랑을 가진 은우는 어떤 험한 일이 있더라도 헤쳐나가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은우의 마지막 행동은 오로지 은우만이 할 수 있습니다. 선의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혐오 속에서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행동에 옮기지 않는 나를 돌아보며, 은우 같은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사랑해요. 여기서부터 제 평생까지.

p.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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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앉아있는 사람을 위한 책 - 놀랍도록 간편하고 짜릿하게 효과적인 사무직의 통증 해소법
엔도 겐지 지음, 신희라 옮김 / 사이드웨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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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일본 도쿄 의과대학 정형외과 대하원 졸업 후 미국 록펠러 대학, 도쿄 의과대학 정형외과 과장 등을 거쳐 2025년부터 도쿄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로 재징 중입니다. 일본 정형외과학회에서 인정하는 척추·척수 질병 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아주 오래 앉아있는 사람을 위한 책>을 보겠습니다.



결림과 통증이 있으면 집중력, 판단력, 의욕이 저하되고, 수면의 질이 낮아지고, 만성두통과 눈의 피로가 생깁니다. 왜 결림과 통증이 생기는지, 특히 사무직 근로자가 일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려줍니다. 같은 자세를 유지하여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부동화'로 부르며, 결림과 통증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우린 근육이 뭉쳤다고 느끼면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근육을 세게 주무르거나 두드리면 근육에는 상처가 나고, 회복되면서 더욱 단단해집니다. 그래서 저자는 근육 섬유를 따라 근육에 쌓인 피로물질을 흘려보내는 '흘려 보내기 마사지'를 소개합니다. 다양한 패턴으로 아픈 부위에 따라 어떻게 마사지를 해야 하는지 그림과 글, QR 코드로 자세히 보여줍니다. 이제 사무직의 결림과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저자가 개발한 '어깨뼈 떼어내기 스트레칭, 골반 진자 운동, 까치발 체조'의 세 가지 운동법을 알려줍니다. 마사지와 운동법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중간중간 조금씩이라도 움직이면, 부동화가 예방되어 효과적입니다.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생활 습관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특별 부록으로 '사십견·오십견 신속 대처법, 업무 능률을 확 끌어올리는 습관'도 실었으니 참고하길 바랍니다.




나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나이 드는 것도 서글픈데 몸도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니 더 서글픕니다. 하지만 서글퍼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나이 드는 건 못 막지만 몸이 아픈 건 관리를 하면 되니깐요. 그래서 필요한 책이 바로 <아주 오래 앉아있는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 특히 어깨 결림이나 요통은 관절 문제보다 근육 뭉침 혹은 수분과 피로물질로 인한 부기가 결림의 원인입니다. 일본 의사인 저자는 어깨 결림으로 크게 고통받은 뒤 '어깨뼈 떼어내기 스트레칭, 골반 진자 운동, 까치발 체조'로 뭉친 곳을 풀고 부기를 빼주는 운동을 소개합니다. 또한 자신의 결림과 통증이 어떤 근육 때문인지를 파악해 잘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흘려 보내기 마사지'도 알려줍니다. 저도 작년부터 어깨뼈가 아파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지겠지 하고 놔두었는데, 저절로 낫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큰 문제는 없고, 오십견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사 맞고 스트레칭을 계속해야 조금이라도 좋아진다고 해서 이제까지 안 해봤던 스트레칭을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고민하던 차에 이 책에 나온 운동법과 마사지를 시행했습니다. 조금씩 줄어드는 어깨 결림과 통증에 효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시행해서 지금의 아픔이 없어지고, 계속 안 아프기 위해 평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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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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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1973년 일본 히로시마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첫 장편소설 "고백"으로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며 '미나토 가나에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제6회 서점대상을 수상한 "고백"은 지금까지 350만 부 이상 판매되어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속죄", "N을 위하여", "야행관람차", "꽃 사슬", "백설 공주 살인사건", "모성", "리버스", "조각들"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의 <인간 표본>을 보겠습니다.



나비 분야의 권위자로 불리는 사카키 시로 교수는 어릴 때 나비에 매료되었습니다. 화가 아버지는 하루의 태반을 아틀리에서 보내는지라 저녁 식사 때만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산속 집으로 이사 와서 시로가 나비를 잡고 죽은 나비를 묻어주는 걸 보고 표본을 만들자고 권합니다. 아버지 이치로는 학교 앞 문구사에서 곤충채집 세트 상자를 사주었고, 그 속에 든 살충제와 방부제로 나비를 죽인 후 몸통 아래쪽 절반을 가위로 잘라냅니다. 그리고 곤충 핀을 꽂아 판에 고정한 뒤에 날개를 화장지로 눌러가며 곤충 핀으로 모양을 잡아 고정했습니다. 시로는 그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나비의 눈으로 본 뒷산의 꽃밭의 그림을 그려서 표본의 배경으로 한 뒤에 도화지 아래쪽에 그린 민들레 위에 표본으로 만든 나비를 올렸습니다. 이것을 나비의 특성을 조사해서 정리한 자료와 함께 여름방학 과제로 제출했습니다. 아버지는 시로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았는지 동창생 이치노세 사와코가 부탁한 자신의 초상화 그리기에 몰두합니다. 얼마 뒤에 사와코와 남편 기미히코, 딸 루미가 찾아와서 완성작을 보았고, 시로의 그림도 보여줍니다. 루미가 시로의 그림을 가지고 싶다 부탁해서 주었고 보답으로 비싼 카메라가 도착했습니다. 병색이 완연한 사와코가 죽었고, 며칠 뒤에 아버지도 교통사고로 죽습니다. 이후 시로는 외가에서 살았고 나비에 대한 열정으로 나비 박사가 되었습니다.

25년의 세월이 지나 조교수로 있던 시로의 대학 연구실 주소로 루미가 개인전 초대장과 함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색채의 마술사란 별명답게 색의 홍수를 느꼈고, 나비의 눈을 꿈꾸던 시로는 그녀의 재능이 부럽습니다. 이후 루미는 뉴욕으로 떠났지만 인연을 계속되었습니다. 각자 결혼하고 자녀를 얻고 비슷한 시기에 배우자를 잃었기에 서로 격려하고 의논 상대가 되었습니다. 아들 이타루는 미술에 재능을 보였고, 얼마 전 일본으로 돌아온 루미가 재능 있는 아이들을 모아 여름방학에 합숙을 할 예정인데 이타루도 참가해 보라며 초대장을 보냅니다. 루미는 시로가 지냈던 산속 집을 구입했고, 그곳에서 합숙을 한답니다. 시로는 이타루와 함께 산속 집 근처 캠핑장에서 함께 합숙할 5명의 소년들을 태워서 갑니다. 산속 집에서 루미와 딸 안나를 만납니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인간 표본>에서 확인하세요.




<인간 표본>은 미나토 가나에의 작가 생활 15주년 기념작입니다. 이제까지 많은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뇌리에 남은 작품 중에 하나로 "고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전개와 허를 찌르는 반전과 결말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작품을 쓴 작가가 데뷔작이라고 해서 더욱 놀랐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이후로 미스터리 소설을 추천할 때 이 책이 빠지지 않았고, 저자의 작품도 이후 몇 권 읽었으나 '이야미스(싫다, 불쾌하다는 뜻의 일본어 '이야나'와 '미스터리'의 합성어)' 장르가 아니어서 살짝 아쉬웠습니다. 그런 차에 작가로 살아온 15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썼다는 문구에 무조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비 분야의 권위자인 사카키 시로는 나비처럼 사원 색을 볼 수 있는 화가 이치노세 루미와 교류했습니다. 죽을병에 걸린 루미는 색채의 마술사인 자신의 후계자를 정하겠다며 재능이 뛰어난 5명의 소년을 산속 별장으로 초대하고, 시로의 아들 이타루도 초대받습니다. 5명의 소년들이 '나비'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시로는 이상한 광기에 사로잡힙니다. <인간 표본>은 작가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리포트 형식으로 작성된 사카키 시로의 수기로 시작합니다.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경위와 박물관처럼 작품 이름과 전시 형태, 제작 의도와 관찰기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체를 발견한 소설 지망생의 SNS 글과 사건을 다룬 언론 매체와 답글, 전문가의 의견이 나옵니다. 이게 끝인가 싶었지만 이제 <인간 표본> 전체 내용의 반이 지났을 뿐입니다. 범인도 알고, 사건도 밝혀졌는데 무슨 내용이 더 있을까 싶지만, 인간 내면의 어둠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이야미스 장르를 개척한 작가의 관록은 여기부터 빛납니다. 시작부터 충격적이고, 끝까지 충격을 주는 <인간 표본>은 타인이 보는 세상은 내가 보는 세상과 다른지 궁금하게 합니다. 역시 이야마스 장르의 여왕이라고 감탄하며 저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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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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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히 반복된 삶을 살게 된다면 어떨까. 갑자기 삶이 반복되었다면, 언제 그 삶의 반복이 끝날지 모르기에 반복된 삶이 영원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살아가는 삶을 어떤 원동력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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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반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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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캐서린 웹의 필명인 저자는 1986년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왕립연극예술아카데미에서 연극 무대를 전공했습니다. 14살에 쓴 소설 "미러 드림스"를 16살에 출간하면서 데뷔해 최연소 영국 판타지 작가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2009년 케이트 그리핀이라는 필명으로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어반 판타지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 클레어 노스라는 필명으로 SF 작가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은 휴고상, 네뷸러 상과 함께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꼽히는 존 W. 캠벨 기념상을 2015년에 수상했고, 아서 C. 클라크 상 최종 후보 및 영국SF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럼 SF문학 인류종말에 맞서는 회귀자를 다룬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해리 오거스트는 주인집 장남 로리 에드먼드 헐른과 하녀 엘리자베스 리드밀의 아들입니다. 사생아로 기차역 여자 화장실에서 태어났고 엄마는 과다출혈로 해리를 낳고 죽었습니다. 헐른 가에선 정원사 패트릭과 해리엇 오거스트 부부에게 아이를 입양해 친자식으로 키운다면 뒤를 봐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해리는 패트릭과 해리엇의 자식이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보병으로 복무하고 돌아와 패트릭의 일자리를 물려받아 영지 장원을 관리했습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슬하에 자식도 없이 연금에 의지해 살아가면서, 1989년 뉴캐슬의 종합 병원에서 혼자 죽었습니다. 그런데 이전 삶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기차역 여자 화장실에서 태어났습니다. 두 번째 삶에선 혼란스러워하다가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자살했습니다. 다시 세 번째 삶을 살면서 해리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적을 기도하며 한 생애를 보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네 번째 삶에서는 과학에서 해명을 찾고자 의사가 되었고, 제니와 결혼해 사실을 말했으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상실감에 그녀 집 앞에서 애걸하자 경찰에게 붙잡혀 유치장에 갇혔고 정신병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말도 안 되는 약물 치료로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프랭클린 피어슨이 찾아와 해리를 꺼냈고 약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해리가 알고 있는 미래를 알려달라며, 자신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거부하자 고문과 약물로 해리를 길들였습니다. 그로부터 사흘 후 크로노스 클럽의 버지니아가 찾아와 칼을 주고 특정 날짜와 장소를 말하고 나갑니다. 해리는 자살하고 다섯 번째 삶에서 특정 날짜와 장소에 버지니아를 만납니다.

크로노스 클럽의 최초 설립 멤버는 1740년대에 태어난 사라 시오반 그레이라는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칼라차크라였던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 나섰고, 찾아낸 수십 명의 사람들을 보고 이들이 현재의 연대일 뿐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연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각 세대가 미래에 투자했고, 각 세대는 동족들을 더 많이 찾아 나섰습니다. 탄생과 죽음의 사이클을 몇 번 돌고 나자 클럽은 시간적으로 팽창해 앞으로는 20세기까지, 뒤로는 중세까지 증식했습니다. 클럽은 시행착오를 거친 후 선행의 시간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는 규칙을 정합니다. 또한 자신이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조언도 버지니아에게서 듣습니다. 여섯 번째 삶에선 물리학자로 자신의 정체를 연구하다 학생 빈센트를 만납니다.

자신이 죽어가던 날, 여자아이는 세계가 끝나고 있고, 세계의 종말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류종말이 해리에게 달려 있다는데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에서 확인하세요.




무한히 반복된 삶을 살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런 소재를 다룬 영화도 있는데요,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떠오르고요, 검색해 보니 '하루', '사랑의 블랙홀' 등이 있습니다. 소개한 영화는 인생의 특정 부분을 반복하고 있을 뿐,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처럼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의 삶이 반복되는 건 아닙니다. 내가 해리라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경제적인 여유를 가지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지낼 수 있겠지만, 그것도 두세 번이지 열 번 넘는 생이 반복되면 더 이상 하고 싶은 것도 없을 것입니다. 가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게 되면 회귀자들의 모임인 크로노스 클럽의 사람들처럼 게으름, 무감각, 관심의 결여가 나타날 것입니다.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갑자기 삶이 반복되었다면, 언제 그 삶의 반복이 끝날지 모르기에 반복된 삶이 영원하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살아가는 이 삶을 헛되이 보낸다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릅니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살아가는 이 삶을 만족하며 지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주인공 해리 오거스트는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무한한 시간을 들인다 해도 그에게는 여전히 배워야 할 기술, 배워야 할 언어, 배워야 할 학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끝없는 생을 반복하며 끝없이 배우고 또 공부합니다. 그가 사는 생애의 세상은 똑같지만, 그럼에도 아주 조금씩 세상이 변하기 때문에 그가 알지 못하는 조각은 언제나 생깁니다. 이 조각이 해리에게는 미스터리로 남기에, 삶이 반복되어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덕분에 내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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