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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지금 이대로 계속된다면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한 번쯤 상상한 적 있으시죠?
지구 온난화,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 그렇게 점점 가라앉은 태평양의 섬들.
그런 시나리오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세계의 많은 섬들이
해수면에 가라앉아 높은 지대의 땅만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상상만 해도 어떻게 될까 끔찍한데요,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그렇게 세대가 바뀐다면,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그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더 월>은 전개됩니다.

<더 월>의 배경은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 분열이 증가해 황폐해진 미래의 세상입니다.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세상에서 한 섬나라는
처음엔 물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침입자를 막기 위해
모든 해안선 및 국경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웁니다.
그로 인해 넘으려는 자들과 지키려는 자들이 생기게 되었죠.
주인공 조셉 카바나는 이 벽 위에 새로 발령 난 신입 경계병입니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모두 2년간 의무적으로 경계병을 해야 합니다.
그의 임무는 벽 안으로 침범하려는 드는 침입자,
즉 '상대'로부터 자신이 맡은 벽 위의 구역을 사수하는 것입니다.
만일 운이 좋아 벽 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
상대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고 아무 일 없이 지낸다면
그는 벽과 상관없는 인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넘는 자들의 수만큼
막지 못한 자들의 수가 바다로 추방이 됩니다.
제발 아무 일 없이 2년을 보내기를 비는 주인공 카바나.
경계병의 삶은 단조롭습니다. 12시간 근무와 12시간 휴식을 2주간 반복하고,
1주일은 휴가이며, 1주일은 다른 곳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벽 위에서 보이는 것은 하늘과 바다와 콘크리트 벽이 보입니다.
그리고 추위와 바람은 항상입니다.
낮 근무는 그나마 견딜만하지만, 밤 근무는
추위와 어둠 때문에 더 힘이 듭니다.

카바나는 주위 동료들과 같이 지내며 그럭저럭 경계병 생활을 보냅니다.
6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를 하다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상대'가 침임했음을 무전기로 알립니다.
총소리가 난무하고, 카바나도 상대를 해치우고,
팔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합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상대'를 막아 살아남은
동료들과 함께 훈장을 받습니다.
몸을 회복한 후, 소속 대위와 같은 부대 동료들은
북쪽인 스코틀랜드로 이송됩니다.
다시 경계병 임무를 맡던 중 내부자와 협력한 '상대'가 다시 침공합니다.
거기서 주인공은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상대'를 못 막았기에 결국 추방당합니다.

구명보트엔 주인공 카바나와 동료, 배신한 대위, 정치인 5명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식량과 물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육지에 다다를지, 다른 배에 구조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도달한 육지의 사람들과 다른 배의 사람들이
이들을 받아줄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이제는 이들이 '상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추방당하고 동료의 죽음을 지켜본 카바나는
배신자 대위에게 미안하지 않냐며 묻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요.
분노가 생겼고, 그 분노가 가라앉자 상실감으로 변합니다.
서글펐고, 우리가 서로에게 한 일에는,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에는 상실감이, 상실감이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떠돌다 해안가가 없는 섬을 발견했고,
그곳엔 여러 책의 배들을 서로 묶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받아줌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생활했는데,
해적이 나타나 무자비하게 약탈을 합니다.
동료가 그전부터 숨겨온 수류탄을 터트려 해적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던 사람들과 배까지 망가졌고,
카바나와 동료 히파는 가까스로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합니다.
다시 바다를 떠돌게 된 둘. 어떻게 될까요.
"파이낸셜타임즈", "이브닝 스탠더드"가 선정한
2019년 최고의 책이며 "2019 부커상 후보작"인 <더 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정치적 분열 증가로 변해버린
세계의 모습과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의 사람들의 생활을 그렸습니다.
누가 잘못인지 확실한 세대, 자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부모들.
<더 월>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내전으로 국경을 넘어 들어온 이민자들을 보면
우리도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부모인 우리가 무엇인가 했더라면
후손들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텐데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더 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