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함께 읽기다 - 독서공동체 숭례문학당 이야기
신기수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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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기만 해선 안되겠다는 마음에 

2019년에 평일 독서모임 2개를 참여하고 있습니다.

8개월 동안 서툴렀던 모임장과 모임원 역할을 해오며 

독서모임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역시나 책으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독서모임 관련 책들을 검색했습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이젠, 함께 읽기다>입니다.



독서가 고요한 관조의 세계라면, 다른 생각을 듣고 

그 차이를 경험하는 독서토론은 실천의 현장입니다.

다른 삶의 문맥에 놓인 타자를 체험하고, 또 경험하는 자리이죠.

그러므로 독서토론은 인문적 실천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데카르트의 명제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존재하는 인간이길 원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우리는 창의적 존재를 꿈꿉니다.

그렇다면 다소 어려운 책, 낯선 책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그에 따른 공부도 기꺼이 즐겨야 합니다.

다른 생각을 접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경험적 독서로 가는 길이 

바로 공독(共讀=함께 읽기)입니다.


책으로 통하는 아이들, 공부하는 주부들, 서평 독도, 

집현전 책 쓰기 모임, 북시네마 영화 토론 등 

숭례문학당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독서토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변화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을 변화하는 모습까지 담겨있어요.

오로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였는데요.



책은 예로부터 혼자 읽는 것이라고 알았습니다.

하지만 혼자 공부하고 혼자 읽는 시대에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읽는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 아니 변해야 합니다.

독서의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간접경험을 쌓는 일이라고 말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평소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강화시키기 위한 

아전인수식 독서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혼자 하는 독서에서 함께 하는 독서, 

개인적인 독서에서 사회적인 독서로 나아가야 합니다.


독서토론과 디베이트 차이, 독서토론 진행하는 처음과 마무리, 

진행자의 역할과 책 읽기, 논제의 종류와 좋은 논제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더불어 독서토론에 참여하는 토론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설명합니다.



<이젠, 함께 읽기다>의 마지막 장에는 어떤 책을 읽은지 소개합니다.

인문, 문학, 역사, 철학, 사회, 과학으로 나눠 

이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입문서부터 

난이도 있는 책까지 다양하게 알려줍니다.




학습공동체 '숭례문학당'은 2008년에 문을 연 

rws인스티튜트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독서가 '책'으로 끝나지 않고, 

'글'과 '말'로 구현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된 일이였대요.

그렇게 시작된 독서모임이 독서토론, 서평독토, 영화토론, 

글쓰는 모임 등으로 확장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독서모임이 어떤 식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앞선 발걸음을 엿보고자 <이젠, 함께 읽기다>를 읽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앞으로 독서토론도 해보고, 서평토론, 영화토론, 낭독모임까지 

다양하게 참여하고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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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워크 습관법 - 평생이 달라지는 작은 실천의 힘
네모토 히로유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니들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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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나의 생각이 습관을 만들고, 사소한 습관이 모여 사람을 변하게 하고,

그것이 모여 전과 다른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라이프워크 습관법>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라이프워크는 일만 바꾸는 게 아니라 일을 중심축으로 

가족, 친구, 동료와의 관계부터 취미나 건강까지 포함한 

삶 자체를 나답고 행복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심리상담사로 일하기 시작한 작가는 상대방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일을 하는 목표나 이유는 무엇인지,

만약 원하는 바를 이루면 어떻게 되고 싶은지'를 묻는답니다.


라이프워크는 '나답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으로 

본래의 나다운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라이프워크는 설계하려면 자신의 내면을 깊이 파헤쳐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찾아내야 합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나는 어떨 때 가장 행복하지?' 같은 물음에

용기 있게 맞서는 일은 라이프워크를 실현하는 데 소중한 단초가 됩니다.


라이프워크를 실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느끼는 일입니다.

따라서 '내가 좋아하는 일, 즐거워하는 일, 가슴 설레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최근에 감동한 일, 마음껏 웃었던 일은 무엇인가? 

내가 싫어하는 일, 하기 싫은 일, 잘 못하는 일은 무엇인가?' 등을 

수시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각 장마다 '나다움 발굴 프로젝트'로 

라이프워크를 실천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으니 따라 하길 바랍니다.



라이프워크란 '나다운 인생'이자 '내 기준 최고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나에게 최고를 선물하는 일은 라이프워크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나에게 최고'라는 데 있습니다.

주변을 좋아하는 물건으로 채우고, 

지금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봅니다.

이는 자기 긍정감을 높이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신감은 자기 긍정과 경험을 통해 성장합니다. 

할 수 없는 일에 눈을 돌리고 미련을 가진들 

자신감이 붙을 리 만무합니다.

원하는 꿈이 있다면 이를 이루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찾아 실천에 옮기면 됩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꿈으로 다가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되며, 

이런 과정 자체가 라이프워크입니다.


나다운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과 감각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마음이 절로 두근거리는 설렘의 원천을 발견하는 작업을 시작해보세요.

어릴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것들을 나열해보고, 

지금 좋아하는 것 100가지 이상 적어보며, 

반대로 지금 싫어하는 것 100가지 이상 적어보세요. 

살면서 감동받았거나 만족했던 체험을 찾아보고, 

의욕이 솟아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동경하는 인물을 떠올려보고, 

돈과 시간을 들여도 아깝지 않은 일이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문제에서 의외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통해 무엇을 배웠으며, 제삼자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바라봅니다.

그러면 나의 재능과 매력 또는 가치가 더 잘 보일 수 있습니다.



앞서 모은 라이프워크를 위한 재료로 라이프워크 스토리를 그립니다.

라이프워크 스토리는 라이프워크를 살아가는 모습을 글 등으로써 

생생하게 표현한 것으로,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렐 것입니다.

라이프워크가 실현된 상황을 소개하거나, 

라이프워크가 실현된 상징적인 장면을 잡아내거나, 

라이프워크가 실현된 일과를 그리거나, 

라이프워크를 실현한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그려보면 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남들의 질투를 자기 긍정감으로 극복합니다.

변화를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라이프워크로 정리되는 

인간관계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라이프워크를 위한 팀을 만들고, 라이프워크가 실현된 것처럼 행동합니다.

라이프워크를 실천 중인 사람을 만나는 경험도 좋습니다. 

잘되지 않는 일도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소중한 사람에게 나의 결심을 분명히 밝히세요.




<라이프워크 습관법>은 단 일주일 만에 

나다운 삶을 발견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Day 1~7까지 따라 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맞춰서 살던 인생이 

나답고 행복한 인생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보다 앞서 스스로에게 라이프워크를 살아도 좋다는 허락을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라이프워크를 허락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럴 땐 일주일 동안 이 책을 읽어보면,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평생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첫걸음, 

<라이프워크 습관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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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월
존 란체스터 지음, 서현정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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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 계속된다면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한 번쯤 상상한 적 있으시죠?

지구 온난화,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 그렇게 점점 가라앉은 태평양의 섬들.

그런 시나리오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세계의 많은 섬들이 

해수면에 가라앉아 높은 지대의 땅만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상상만 해도 어떻게 될까 끔찍한데요,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그렇게 세대가 바뀐다면, 

그 미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그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더 월>은 전개됩니다.



<더 월>의 배경은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정치적 분열이 증가해 황폐해진 미래의 세상입니다.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세상에서 한 섬나라는 

처음엔 물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침입자를 막기 위해 

모든 해안선 및 국경을 둘러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세웁니다.

그로 인해 넘으려는 자들과 지키려는 자들이 생기게 되었죠.

주인공 조셉 카바나는 이 벽 위에 새로 발령 난 신입 경계병입니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모두 2년간 의무적으로 경계병을 해야 합니다.

그의 임무는 벽 안으로 침범하려는 드는 침입자, 

즉 '상대'로부터 자신이 맡은 벽 위의 구역을 사수하는 것입니다.

만일 운이 좋아 벽 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 

상대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고 아무 일 없이 지낸다면 

그는 벽과 상관없는 인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넘는 자들의 수만큼 

막지 못한 자들의 수가 바다로 추방이 됩니다.

제발 아무 일 없이 2년을 보내기를 비는 주인공 카바나.


경계병의 삶은 단조롭습니다. 12시간 근무와 12시간 휴식을 2주간 반복하고,

1주일은 휴가이며, 1주일은 다른 곳에서 훈련을 받습니다.

벽 위에서 보이는 것은 하늘과 바다와 콘크리트 벽이 보입니다. 

그리고 추위와 바람은 항상입니다.

낮 근무는 그나마 견딜만하지만, 밤 근무는 

추위와 어둠 때문에 더 힘이 듭니다.



카바나는 주위 동료들과 같이 지내며 그럭저럭 경계병 생활을 보냅니다.

6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평소와 다름없이 근무를 하다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상대'가 침임했음을 무전기로 알립니다.

총소리가 난무하고, 카바나도 상대를 해치우고, 

팔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합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상대'를 막아 살아남은 

동료들과 함께 훈장을 받습니다.

몸을 회복한 후, 소속 대위와 같은 부대 동료들은 

북쪽인 스코틀랜드로 이송됩니다.

다시 경계병 임무를 맡던 중 내부자와 협력한 '상대'가 다시 침공합니다.

거기서 주인공은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상대'를 못 막았기에 결국 추방당합니다.



구명보트엔 주인공 카바나와 동료, 배신한 대위, 정치인 5명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식량과 물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육지에 다다를지, 다른 배에 구조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도달한 육지의 사람들과 다른 배의 사람들이 

이들을 받아줄지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이제는 이들이 '상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추방당하고 동료의 죽음을 지켜본 카바나는 

배신자 대위에게 미안하지 않냐며 묻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요.

분노가 생겼고, 그 분노가 가라앉자 상실감으로 변합니다.

서글펐고, 우리가 서로에게 한 일에는,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에는 상실감이, 상실감이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떠돌다 해안가가 없는 섬을 발견했고, 

그곳엔 여러 책의 배들을 서로 묶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받아줌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생활했는데, 

해적이 나타나 무자비하게 약탈을 합니다.

동료가 그전부터 숨겨온 수류탄을 터트려 해적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던 사람들과 배까지 망가졌고, 

카바나와 동료 히파는 가까스로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합니다.

다시 바다를 떠돌게 된 둘. 어떻게 될까요.




"파이낸셜타임즈", "이브닝 스탠더드"가 선정한 

2019년 최고의 책이며 "2019 부커상 후보작"인 <더 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정치적 분열 증가로 변해버린 

세계의 모습과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의 사람들의 생활을 그렸습니다.

누가 잘못인지 확실한 세대, 자식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부모들.


<더 월>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내전으로 국경을 넘어 들어온 이민자들을 보면 

우리도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부모인 우리가 무엇인가 했더라면 

후손들은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텐데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더 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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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결정적 리더십의 교과서, 책 읽어드립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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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관통하는 글이 고전인데,
군주론 역시 그렇다는 얘길 많이 들었습니다.
군주가 무엇이며 어떤 자질이 필요하기에 이렇게 오래도록 널리 읽히는지 궁금합니다.
그 이유는 직접 읽어보는 수밖에 없겠죠.
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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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신소린 지음 / 해의시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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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죽을 대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는 90대 할머니, 70대 엄마, 

40대 딸 모녀 3대의 수다 에세이입니다.

저도 저자처럼 90대 외할머니가 계시고, 70대 엄마에 제가 40대 딸이지요.

내년이면 20살인 아이도 있고요.

저자와 같은 모녀 3대라 더욱 관심이 가서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의 90대 외할머니는 10년 동안 치매를 앓아오셨지만

별문제 없이 시골집에서 잘 지내셨대요.

그러다 갑자기 심해지신 가장 큰 이유는 5cm 문턱에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면서입니다.

할머니는 넘어지신 뒤 두 달 넘게 입원하며 깁스 한 다리를 

자꾸만 풀어달라 난리를 피웠대요.

입원하는 동안 저자의 엄마는 24시간 병원에 있으며 

갑자기 심해진 치매 증상의 할머니를 간호하느라 지쳤지요.

퇴원하면서 할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저자의 엄마도 일단 몇 개월 다리뼈 붙을 때까지 간호하기로 했답니다.

그렇게 엄마는 6개월을 간호하고 다른 자매에게 할머니를 부탁한 뒤 

3박 4일간 저자에게 휴가를 왔지요.

그렇게 함께 저자와 엄마가 며칠을 지내면서 

죽음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엄마는 할머니의 치매를 옆에서 지켜보며 자신의 죽음을 비추어 본답니다.

그러면서 엄마의 '죽음'과 '죽어감'을 지켜보아야 할 저자를 염려한대요.

할머니의 정정함을 기억하고 있다보니 지금의 나이 듦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누군들 세월을 피할 수 있을까요.

40대인 저자도 작은 글씨가 안 보이고, 70대인 엄마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힘들고, 90대인 할머니는 

5센티미터 문턱에 걸려 넘어지셨으니깐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가 불편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생활 터전이 젊은 시절에 멈춰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젊음은 정상이고 늙음은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는 

공간이나 디자인은 조금만 주위를 둘러봐도 널려 있습니다.

우리가 평생, 어쩌면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모두가 지나온 젊음이 아니라, 다가오는 늙음일 것입니다.

100세가 되면 어떤 것들이 필요하게 될까요.



'효'라는 것은 개념인데, 저자의 엄마가 들려준 효도 분량 포인트제는 

부모에 대한 사랑과 시간 투자가 포인트로 쌓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발언권도 더 주고, 나중에 남은 재산 나눌 때

기준으로도 삼겠다고 엄마는 생각하고 그렇게 하십니다.

게다가 중간 정산을 도입해 할머니 재산을

마지막 순간에 한꺼번에 정산하는 게 아니고, 

'포인트 중간 정산'을 해서 조금씩 나누어 주고 있대요.

할머니가 마지막까지 '허벌나게' 효도 받으시라고 생각해낸 거랍니다.

그래야 할머니의 7남매가 멀리서 효도하러 오는 맛도 나지 않겠냐면서요.

저도 읽으면서 너무나 좋은 제도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송씨네 7남매가 '효'로 포인트를 쌓고, 용돈까지 나누는 것은 

자발적인 임무 수행에 참여하며 서로 유대감을 돈독히 하는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으며, 

함께 아름다운 가풍으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또한 할머니의 남은 삶이 한 뼘 더 행복하게 만들어가고 있기까지 합니다.


사실 죽음은 한순간이 아니라 삶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삶 속에서 죽음을 가르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미국과 독일,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초중고 및 대학에서 

죽음과 임종에 관한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아직 죽음준비교육이 활발하지 못합니다.

한 가지 위안으로 삼을 만한 점은, 

결국 정답은 본인이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는 죽음, 의미 있는 사람과 

함께 준비하는 죽음, 내 삶의 흔적을 정리하는 죽음, 

통증이 없는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각자의 답을 찾고 생각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는 죽음을 당하는 일 없이, 담담하고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를 읽으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두렵고 당하는 것만은 아님을 깨달았어요.

다가오는 늚음을 거부하지 않고 노년을 계획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에 나온 치매를 보며 투병 기간은 

삶이 망가지거나 멈춰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그 역시 삶을 통과하는 과정이며 삶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90대 할머니, 70대 엄마에게 앞으로 어떤 시간을 보내면 좋을까 

고민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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