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스트레스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정말 오랜만에, 저한테 실질적이고 도움이 되는 육아서적을 접했습니다.

저자 '오은영'씨는 텔레비전에 많이 나오는 전문가입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나 "60분 부모"에서 패널로 출연하며, 문제되는 아이의 행동을 명쾌하고 고쳐주고,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분이죠.

그런 분이 20년 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상담했던 사례들을 모아서 부모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1장의 제목, "아이의 목소리가 빠진 아이의 스트레스"입니다.

이 제목을 보고 제 머리가 띵해지고, '아~'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요즘 부모들은 똑똑하고, 인터넷과 TV의 매체를 통해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다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아이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진실로 이해하는 분은 없다 합니다.

불확실한 교육환경과 스펙을 강요당하는 현실 속에서 예전보다 아이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부모들은 '다 그래. 다 그런거야.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래.' 식으로 대처해 버리니깐요.

게다가 스트레스를 줄일 친구도, 시간적 여유도 없는 현실 속에서 살아갑니다.

예전 부모들은 학원을 많이 안 다니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면서, 수다떨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친구문화는 예전과 너무나 다릅니다.

저자가 "너는 왜 친구와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니?"라고 요즘 아이들에게 물으면, 아이들의 대답은 "상대방이 골치 아프다고 싫어해요."라고 하던가, 그 당시엔 위로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그 아이와 관계가 나빠졌을 때 그것이 약점이 되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니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학교 다닐 때에는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도 방학 때에는 전혀 안 만난다는 것이죠.

정말 이런 현실의 글을 접하니, 저희 때와는 너무나 달라도 달라졌구나를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부모세대만 해도 가진 것도 지금보다 부족해도, 친구와의 '우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것들은 견뎌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통로가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년이 바뀌거나 학교가 달라지면 끝입니다. 그 상황에서만 친구인 것이죠. 그래서 훨씬 더 외롭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거기에 부모 역할 하느라 더 바빠서 아이와 친할 틈이 없는 부모도 한몫 합니다.

요즘 부모는 부모의 역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업무처리 하듯이 육아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에게 친밀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알게 되는 것이 부모가 됩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아이들이 억울할 때도 있고, 서운할 때도 있고, 섭섭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의심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친하지 않으면 깊은 신뢰가 생기지 않아 자꾸 사랑을 의심합니다.

이런 의심이 있으면 섭섭하고 억울함이 분노나 절망으로 바뀌고, 스마트폰 하나 안 사줬다고 절망하고 분노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를 미워하게 됩니다.

옛날에는 부모가 잘못한 상황이라도 "제가 잘못했습니다. 네"라고 아이들이 넘어가는 것이 있었어요. 잔소리도 지금처럼 싫어하진 않았습니다. 부모라면 당연히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니깐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부모뿐만 아니라 교사와의 관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친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작은 잘못도 용서하지 못하고, "원장님, 이건 엄마가 잘못한 거 아닌가요?"하고 물어본답니다.

어떻게 보면 독한 저자의 말을 읽고 있노라니, 저또한 어찌나 뜨끔하던지요.

요즘 아이들의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 이런 상황 속에서 부모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 우선 스트레스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스트레스가 무조건 좋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이 스트레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필요합니다. 정도를 넘어선 스트레스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떤 곳에서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부모들은 '공부, 시험' 이런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도 하는 것들인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는 대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많고 심각합니다.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부모가 만드는 것이죠.

예로 잘 먹이려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한글이나 말을 가르치는 과정에서도 잘 가르치기 위해 스트레스를 줍니다. 대소변 가지기도, 생활습관도, 동생이 생겼을 때도 그렇습니다.

아이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알면 도울 수 있습니다.

아이와 부모의 스트레스 정도는 어떠한지 책에 나온 체크리스트로 평가해보세요.

저희 아이의 스트레스는 총점으로는 보통이지만 그 중에서 친구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보통이지만 높음쪽에 가까웠습니다.

저희 스트레스는 스트레스가 좀 많은 긴장상태로 평가되었고요.

 

2장에는 '성장과제/또래/학교생활/부모'의 네 부분에 따른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사례로 알아봅니다.

그 주제가 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지를 먼저 알려줍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아이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대상이 바로 또래입니다.

어른들은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 스트레스의 제1순위가 '또래'입니다.

또래 스트레스는 굉장이 복잡해서 부모가 개입하기 힘들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면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보내거나 부모가 도와줄 수 있지만, 또래는 부모가 도와줄 부분이 별로 없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부모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어렵고요.

그 주제에 관한 스트레스 상황을 아이와 부모의 목소리가 적혀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의 속마음은 이런 것을 말하는데, 부모는 그런 아이의 마음은 몰라주고 덮어버리거나, 다른 말을 합니다.

특히 부모의 목소리를 읽으면서 제가 하는 말이라 뜨끔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아이를 잘 이해해주려고 노력했지만,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어요.

저자가 아이들에게 접근하는 방법 그리고 말을 통해 저도 그렇게 이야기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자가 마지막에 하는 말, "부모가 되십시오.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는 마음에 상처를 받고 힘들어한다. 이때는 그것이 어떤 일이든 아이를 충분히 위로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잘잘못을 따지지 마라. 부모는 어떤 경우든 비판자 입장에 서서는 안 된다. 무조건 아이 편이 되어야 한다. 심지어 아이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 부모는 그 자식을 품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부모이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해주려고 하지도 말고, 너무 많은 역할을 하려고 들지도 마라.

아이가 너무 많은 것을 이루기를 바라지도 말고,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 위에 서려고 하지도 마라.

부모는 그냥 부모가 되면 된다.

단지 부모 역할만 충실히 하는 사람이 되라.

그러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건강한 사람으로 자랄 것이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입니다.

지금 난 부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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