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코끼리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5
하재경 지음 / 보림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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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숲으로 갔다고 해서 행복한 결말을 상상했던 나에게 슬픈 결말이라서 더욱 맘이 찡했답니다.
마침 집에 자연관찰 책에서 코끼리를 꺼내서 그 부분을 아이랑 읽어보았습니다.

사람들 때문에 목재운반에, 서커스의 놀잇감에, 상아를 위해 힘들게 살고 죽어간 많은 코끼리들.
자연은 사람들 때문에 다치고 상처받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사진을 보면서 아이랑 동물보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말하네요.
"엄마, 실험실 흰쥐가 생각나요."
"그렇구나. 그 그림책에서도 흰쥐가 죽었었지.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말이야."
http://blog.naver.com/eva14/150026022323 클릭하면 원문을 볼 수 있어요. )
"엄마는 토끼 청설모 까치란 책이 기억나네요."
"아, 뭐였더라~~~"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 줄땐 좋다고 하다가, 피해를 주기 시작하면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동물들이 나오는 책이죠." 하면서 책을 보여주니깐 알더군요. 
( http://blog.naver.com/eva14/150025774182 클릭하면 원문을 볼 수 있어요. )
이렇게 여러가지 문제들을 던져주고, 아이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는 인터넷에서 찾은 이 기사도 보여주었죠.

위의 사진은 급속하게 사라지는 아시아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벌인 캠페인에서 세운 버드나무 코끼리를 손질하는 자원봉사자의 모습이구요.
그 밑의 기사는 "남아공, 불어나는 코끼리 '인위적 도태'고려"(2007.3.1) 입니다.
불어나는 코끼리로 인해서 주민들과 문제가 생긴답니다. 그리고 제한된 자연보호구역에서 목초지가 바닥나 휘귀 초목과 다른 야생동물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었다네요.
같이 읽으면서 보호하는것이 좋은걸까? 아님 이 기사처럼 사람의 선택에 의해서 인위적인 증가를 막아야하는 것일까? 에 대해 심도깊은(그닥 심도깊진 않았지만요. ^^;;) 대화를 나눴습니다.
너무 답이 없는 이야기를 열심히 나눴는지, 준하군 조금씩 하기 싫어하더군요.

그래서 요정도로 접고, 잠자리에 들면서 다른 활동을 하나 더 했습니다.
바로 책에 나온 첫 페이지에서 생각난 것데요.
-----코끼리가 서커스에 왔습니다. 이 작은 코끼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물론 스스로 오고 싶어 온 것은 아닙니다.-----
요 부분을 보고 아기 코끼리(그냥 우리 맘대로 정했습니다. 아기정도 일 거라구요. 어른들 키 비슷하길래 말이죠. ㅎㅎㅎ)가 어떻게 서커스에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를 했어요.
혼자서 이야기를 다 만들려면 힘들것 같아서 한줄씩 번갈아가면 하기로 했지요.

먼저 전제조건을 주었습니다.

"준하야, 아기 코끼리가 첨엔 엄마랑 같이 숲에서 살았다고 나왔죠.
그러니깐 숲에서 태어났고, 서커스에 오는게 끝이예요, 알겠죠?"

엄마 曰
"아기 코끼리가 숲에서 태어났습니다."
준하 曰 "움... 아기 코끼리는 자랐습니다."
엄마 曰 "준하야, 자라면 서커스에 갈 수가 없잖아~!" 했더니,
준하 曰 "맞다, 그럼 아기 코끼리는 엄마 젖을 먹었습니다."
엄마 曰 "그런데,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렸습니다."
준하 曰 "엄마, 무슨 소린데요???" 하고 묻네요. ㅋㅋㅋ
엄마 曰 "그건 준하가 만들어 내야죠, 엄마는 벌써 한문장 했는데~~~"
준하 曰 "흠... 뭘까 무슨 소리지? 아기 코끼리는 궁금했습니다."
준하군, 나름 머리를 쓰기 시작합니다. ^^
엄마 曰 "궁금한 아기 코끼리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준하 曰 "아기 코끼리는 계속 달려갔습니다."
아니, 이놈이 이야기는 만들어내지 않고... -__________-;;
엄마 曰 "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에 도착한 아기 코끼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준하 曰 "너무나 놀랐습니다."
엄마 曰 "준하야, 자꾸 수 쓸래???!!!"
그랬더니 깔깔 웃으면서 데굴데굴 구르네요. ^-------------^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고요. 준하군은 재밌던지 또 이야기를 만들자며 총 3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내용은 황당한 부분이 많았지만요.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다가 이번엔 준하군이 제안하네요.
"엄마, 난 이 코끼리가 죽은게 아니고 꿈꾼 거라서 눈을 번쩍 떠서 우리 밖으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래? 그럼 거기서부터 우리가 다시 이야기를 만들어볼까?"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재미난 시간을 가지는 동안 밤은 점점 깊어져 12시가 가까이되더군요.
그래서 요기까지 하고는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누워있는 준하도 저도 금방 잠이 안 들고, 한참을 코끼리 생각을 하다가 잤죠. ^^

아이랑 활동하면서 이 책이 저에게 주는 느낌은 이랬습니다.
코끼리의 앞부분을 생략하고 시작한 점이 아이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겨준 게 아닌가 싶었구요.
지은이의 첫번째 그림책을 이런 주제로 잡은건 과연 어떤걸 알려주려고 한 것일까 하는 궁금함도 들었어요.
얼마전에 읽었던 보림의 책 <명희의 그림책>에서도 그렇고 책을 읽는 독자가 바랬던 것이 꿈이고 환상임을 알았을때 주인공이 더욱 안타깝더라구요. 그래서 더욱 애뜻하고 그 꿈과 환상이 진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했구요.
이래서 해피엔딩보다 슬픈 영화 또는 책이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책도 아이들 마음보다 이 책을 읽어준 어른들 마음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구요.
4~7세의 그림책이라기 보다는 어릴때 한번 읽고, 초등에 들어가서 또 읽는... 나이가 들면서도 한번씩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의 눈높이대로 코끼리가 불쌍하고 채찍질하며 훈련시킨 조련사가 미울것이며,
조금 나이가 들면 서커스를 보면서 웃는 사람들, 그리고 화려하게 보이는 서커스사람들과 동물들한테 어떤 아픔이 있는지 이해하고, 코끼리의 꿈을 어떻게 하면 실현시켜 줄 수 있을까 고민할 것이며,
부모는 동물의 자유와 권리보호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코끼리에 나타난 요정이 지금도 학대받고 고통받는 다른 동물들에게도 나타나길 바라면서 끝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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