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의 그림책 보림 창작 그림책
배봉기 지음, 오승민 그림 / 보림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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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고 어두운 표지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뭘 이야기하는 걸까 알수가 없었죠.
근데 책에 둘러진 띠(정확한 이름을 몰라서리...^^;;)에 적힌 글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 조금은 짐작할 수가 있었답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있었어요.

-----돌봐 줄 사람 없는 빈 집에서 일곱 살 명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읽고 또 읽어 이제는 다 외워 버린 그림책을 펴든 채 두려움과 외로움을 잊으려 애쓰는 일뿐입니다.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_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1조
일인당 국민 소득 2만 달러, 월 수입 100만 원 이하 18만 가구, 생활고로 끼니를 굶어 본 초등학생 3만 5천 명, 낮 시간 돌봐 주는 어른 없이 혼자 지내는 초등학생 14만 명, 그리고 우리가 사는 바로 이 곳, 수많은 명희의 이야기-----

그렇습니다. 이 그림책은 수많은 명희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표지가 이렇게 어두웠구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탓에 아이는 선뜻 읽을려고 하지 않았지만 제가 같이 읽자며 조금 꼬셨답니다.
같이 읽고, 마지막 장면을 본 아이가 "그럼 다 꿈인거야?!"하며 조금 실망하더라구요.
저도 행복한 결말이였으면 했는데 그게 아니여서 아쉬웠습니다.
아이는 아직 주위에 이런 상황을 못 본 탓에 바로 이해가지 않은 모양입니다.
제가 아이를 낳기 전에 그림책이라면 전래와 명작만 알고 있었던터라, 행복하게 살았어요 또는 권선징악의 결말에 익숙해져있었습니다.
그랬는데 아이를 낳고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그림책의 결말이 제가 상상하던 것과는 다르게 끝나는 것도 많았어요.
그래서 요즘 책들은 틀에 매여있지 않고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해서 보여주는구나 싶었지요.
더불어 가족의 모습도 다양해짐에 따라 <요엘은 엄마 아빠가 둘>과 보림의 책인 <따로 따로 행복하게> 그리고 <밤티마을 시리즈>등의 이혼가정입양가정. 그리고 조금은 다르지만 역시나 보림의 책인 <우리 가족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가족상이 소수의 일이 아닌 드라마에서나 주위에서 조금씩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가족의 이야기도 외면할 수 없는 주위의 이야기 혹은 들어본 적은 있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제 생각은 어린이에게 언제나 밝고 따뜻한 내용의 그림책만 보여줘서는 안된다고 듭니다.
그림책은 상상이지만 현실을 바탕으로 또는 현실에 사는 사람들이 쓰는 이야기이기에 조금은 무겁고 조심스런 주제를 다룬 그림책도 꼭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더더욱 반갑고, 아이에게 읽혀야 할 그림책이라 봅니다.

아이랑 이 그림책을 몇번 읽고 그냥 놔두기에 제가 너무나 안타까워서 그림을 그려보자고 했습니다.
표지를 쫙 펼쳐서 하늘을 같이 한참을 봤습니다.
검은색이지만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아채더군요.
그래서 검은색을 조금씩 많이 넣고, 흰색은 일정한 양으로 3군데 준비하고 물을 넣어 붓으로 섞었습니다.
스케치북 한장에 3가지의 회색을 부분마다 칠했습니다.
마지막 회색은 건물이라 하고(똑같이 그리기엔 아이솜씨가 미약한지라~~~^^) 말렸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표지를 보면서 흰 크레파스로 곰을 그렸지요.

나름 비슷하죠? ^^
전 이렇게 끝낼려고 했는데 준하군이 외칩니다.
"엄마, 노란색이 있어요~!"
에궁, 이걸 빼먹다니요. 가로등 불빛이였어요.
그림 그린 시간이 10시가 넘은지라 얼른 자고 싶은 맘에 서두르다가 아주 중요한걸 놓칠 뻔 했습니다.
다행히 준하가 발견해서 그렸지요. 곰 위에 앉은 엄마와 명희는 따라 못 그리겠다며 이렇게 그리고 끝이랍니다.
가로등 불빛이 명희의 가족에 희망이 되어서 언제나 빛나길 바라며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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