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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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저자는 전북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뉴저지 주립 럿거스 대학교 뉴어크 캠퍼스 심리학과에서 지각심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경남대학교 전임강사, 전북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2011년 이후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각심리학, 자기심리학, 예술심리학, 로봇심리학, 주식심리학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착시와 게슈탈트 심리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지각의 기술", "차트의 유혹"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감상의 심리학>을 보겠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마이크 파슨스는 인지 발달의 관점에서 그림 감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파슨스는 그림 감상 발달이 5단계(편애/아름다움과 사실성/표현력/스타일과 형식/자율적 판단)로 진행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감상적 태도는 실세계를 보는 습관을 버리고 미술 작품을 대하는 자세로 옮겨가는 것을 1차적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미술의 사조, 스타일, 시대 등 작품의 외적인 특징에 주의를 좁히는 것을 2차적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감상 전략은 재현적 붓질과 은유적 붓질의 차이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재현적 붓질은 실세계의 존재하는 대상을 표현한 것이고, 은유적 붓질은 실재하지 않는 화가의 감정이나 인상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캐리커처란 대상의 특징을 포착하여 과장되게 표현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많은 심리학 실험이 실제 사진보다 캐리커처가 더 알아보기 쉽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우리의 뇌는 타인의 얼굴을 특징 중심으로 기억하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과장은 그려지는 대상의 거의 모든 특징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대상의 크기, 색, 밝기, 형태 등의 표면적 요소들뿐만 아니라 깊이, 배열, 시점 같은 기하학적 요소들도 포함됩니다. 작가들은 자신이 느낀 것을 과장을 통해 표현한다는 점에서, 과장된 것이 무엇인지를 주목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는 특정한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우리 눈에 보이는 많은 물체들이 다른 물체들에 가려져 일부만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추론하여 이를 보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지각적 완성이라 하는데, 이런 기술이 예상치 못한 착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도 다양한 지각적 완성을 경험하는데, 완성되지 않은 부분을 감상자가 스스로 채워 넣는 것입니다. 작품이 오래된 경우 일부가 부서지거나 훼손되는데,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얼굴무늬 수막새가 대표적입니다. 어떤 미술 작품들은 미완성의 모습을 가지고 있거나, 완성되었더라도 중요한 부분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작품 속에서 답이 없을 때, 이 내적 긴장으로 인해 감상자는 스스로 여러 가지 답을 추론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그림은 답을 확인할 방법이 없고, 감상자는 계속해서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고 새롭게 보게 됩니다.




책의 부제처럼 미술을 감상할 때 머릿속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궁금해서 <감상의 심리학>을 읽었습니다. 솔직히 그림 감상을 어렵다고 생각해 감상의 기술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미술 감상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림 감상을 해야할까요. 인공지능이 인간 고유의 일이었던 것들을 대신해주기 시작한 지금, 인간은 전과 다른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그로 인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존재의 물음과, 이전보다 긴 시간 여유를 갖게 되면서 권태 또는 지루함을 가지게 됩니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는 그림 감상을 제시합니다.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릴 순 있어도, 그림 감상을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그림을 찾아 감상하고 있으면 깊은 몰입 상태가 되어 권태가 없어질 것입니다. 게다가 작품과 감상에 정답이 없기 때문에 감상자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이 모든 것입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이 감상자에게는 좋을 수 있지만 어찌 보면 막막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그림 감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작품의 지각적 성질인 형태, 색, 크기, 대비, 구성, 내용 등이 감상에 영향을 미치고, 감상자의 기억, 주의, 신기성, 전문성 등의 사전 지식 역시 감상에 영향을 미침을 알게 됩니다. 또한 감상 행동이 개인의 행동이기도 하지만, 그림의 가격과 화가의 명성 같은 타인의 평가에도 영향을 받는 사회적 행동이기도 합니다. 이제 그림 감상이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감상의 심리학>을 읽었으니, 그림 감상이란 취미를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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