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킹버드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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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편 소설 작가인 저자는 켄터키 대학 재학 중에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영어 수업에 활용할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도 했습니다. 훗날 그의 소설 "허슬러"와 "컬러 오브 머니"에서 정든 당구장을 다시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두 작품은 영화로도 각색되었는데, 여러 가지 영화상을 휩쓸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체스 천재의 성장소설인 "퀸스 갬빗"은 2020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각색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럼, 공상 과학 소설의 걸작이라 불리는 <모킹버드>를 보겠습니다.



아주 오래전 전기 공학이 쇠퇴하던 시절에 로버트 스포포스의 금속 뇌가 만들어졌고, 생체 조직을 이용해 그의 몸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는 페이크 나인으로, 수백 개의 로봇들 가운데 마지막 결과물이었으며, 인간이 만든 로봇 중 가장 강하고 똑똑했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살아가도록 프로그래밍된 유일한 로봇입니다. 이 시리즈의 뇌에는 한 인간 남자의 살아있는 뇌 수정본이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복제된 몸은 한때 자동차 공장이 있던 클리블랜드의 한 철강 탱크 안에서 성장했고, 신체 나이는 서른 살 정도로, 제한된 범위지만 자가 재생도 가능하지만 생식 기관은 없습니다. 스포포스는 흑인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고, 처음엔 인간 기숙사에서 자질구레한 일거리를 하거나 복도를 감시하는 일을 배우며 훈련을 받았습니다. 1년이 되었을 때, 시청각 자료와 로봇 튜터를 통해 배웠으나 글을 읽을 줄 몰랐습니다. 스포포스는 조금 더 큰 권한이 주어지는 일자리로 이직했고, 이후에는 소형 자동차를 생산하는 곳으로, 생각버스 제조업체로, 뉴욕의 인구 관리국에 있다가, 뉴욕 대학의 교원 지원을 맡는 학부장이 됩니다. 복제된 메이크 나인이 수백 개 이상이라는 걸, 그리고 인간의 진짜 마음과 똑같이 복제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스포포스를 제외한 나머지 메이크 나인은 자살을 하거나 인간의 손에 파괴되어, 그만이 유일한 그리고 마지막 로봇이 됩니다.

어느 날 오하이오 교수로 있던 폴 벤틀리가 스포포스에게 전화를 해 읽는 법을 스스로 익혔다며 '읽기' 과목을 개설하고 싶다고 합니다. 폴은 대학교에서 강의할 자료를 찾던 중 작은 책 네 권과 카드, 옛날 영상을 발견했고, 그것들을 수십 번 반복해서 본 뒤에 읽을 수 있었답니다. 스포포스는 폴에게 무성 영화에 나오는 자막을 음성으로 녹음하는 일을 맡깁니다. 폴은 뉴욕 대학의 건물 지하에서 일을 하다가 사전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생각버스를 타고 동물원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약을 먹지 않는 메리 루 보른을 만납니다. 그녀는 기숙사 학원에서 도망친 후로 돌아가지 않고 동물원에서 지내면서 삶을 암기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폴은 녹음한 일기를 글로 받아 적으며 메리처럼 삶을 암기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메리는 폴과 같이 살면서 그에게서 글자를 배웁니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스포포스 학부장이 들어왔고, 그는 탐지자의 팔찌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폴을 어딘지 모를 감옥에 보내고, 메리는 스포포스와 살게 됩니다. 폴과 메리는 어떻게 될지, 스포포스는 무엇 때문에 둘을 갈라놓았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모킹버드>에서 확인하세요.




40년 전의 저자가 400년 후의 미래를 상상하며 쓴 <모킹버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미래가 그렇게 될 것 같은 예상에 소름이 끼칩니다. 사람들은 점점 골치 아픈 것을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힘든 일은 기계에 의존하게 되면서 개인 영역 지키기와 마음 평정 유지만 하게 됩니다. 마음 평정 유지가 힘들면 약물이나 대마초로 간단히 해결이 됩니다. 약물과 대마초에 의존한 채 공허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인간 남자의 살아있는 뇌 수정본이 탑재된 로봇 스포포스가 더 인간 같습니다. 세상을 이렇게 만든 그들은 아주 먼 과거에 지구에 사는 인간들 삶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며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위한 완벽한 세상을 꿈꾸며 빈곤과 질병, 전쟁, 고통이 없을 것이고, 열정, 위험, 흥분도 없어 위험하지 않고 평온한 세상으로 결국 인류가 행복할 거라 믿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런 것들이 없어지면 인류가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우린 다양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인간이며, 실수도 하고 상처를 받으며 성장하기에 인간입니다. <모킹버드>를 읽으며 '질문하지 마, 편하게 있어'란 문장이 얼마나 위험한 말이라는 것인지,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란 데카르트의 말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깨닫게 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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