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 : 헤르만 헤세 시 필사집 쓰는 기쁨
헤르만 헤세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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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7년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태어나 목사인 아버지와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자란 저자는 1890년 신학교 국가시험에 합격했습니다. 1892년 마울브론 수도원 학교에 입학했으나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인이 되기 위해 도망쳐 나왔습니다.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와 산문집 "자정 이후의 한 시간"을, 1904년 장편 소설 "페터 카멘친트"을 출간하며 문단에서 헤세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1906년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 1919년 자기인식 과정을 고찰한 "데미안"과 "동화",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을 출간했고, 인도 여행을 통한 체험을 투영한 1922년 "싯타르타",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저자의 시를 필사할 수 있는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를 보겠습니다.



책에 실린 첫 시를 천천히 필사했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글자도 정말 빨리 쓰는데, 또박또박 쓰면서 한자 한자 음미하고자 빨리 쓰려고 하는 제 마음을 붙잡으며 천천히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헤세가 어떤 기분으로 이런 시를 적었을지를 아주 조금, 정말 조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가 말하듯이 어딘가에 안식처가 있음을 믿으니 내 마음에도 안식이 옵니다. 시가 전해주는 마음챙김이 바로 이런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는 4장으로 나눠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소개합니다. 소설, 산문을 쓰고, 그만큼 부지런히 시를 쓴 헤세는 평생 자기실현을 위해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물인 글을 우리가 읽고 그를 느낍니다. 바쁘게 살아가면서,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와중에 잠시 눈을 들어 헤세의 시를 읽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특히 필사로 조금 더 정성스러운 시간을 가진다면, 마음챙김이 저절로 될 것입니다. 




<슬퍼하지 말아요, 곧 밤이 옵니다>는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 작가이자 독일의 대문호,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지만 소설만 알았지, 시는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시인이 되려했고, 시집을 먼저 출간했다는 것을 알면서 헤세의 시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삶의 대한 애정과 존재적 고민이 담긴 헤르만 헤세의 시 100편을 따라 쓸 수 있는 필사집이라 더욱 뜻깊습니다. 게다가 양장본이여서 소장하기 좋으며, 책 표지의 노란 바탕에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된 자주색 글씨가 대비되어 산뜻한 느낌이 듭니다. 글도 그렇지만 특히 시는 눈으로만 읽기에 아쉽습니다. 그저 스쳐지나갈 뿐이죠. 하지만 필사를 통해 한편 한편의 시를 천천히 보고, 쓰면서 시를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평생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과 삶을 치열하게 살고 사랑한 그의 시가 더욱 뜻깊게 다가옵니다. '쓰는 기쁨'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헤세의 시로 오늘 하루를 열거나,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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