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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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일본 지바 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도호쿠 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학내 SF·추리소설 연구회에서 활동했습니다. 첫 소설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가 제34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고, 유명 추리작가들의 지지로 2014년 동명의 소설을 출간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합니다. 2015년 출간된 "도쿄 결합 인간"이 제6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 부문 후보에, 2016년 출간된 "잘 자, 인면창"이 제1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 2019년에 출간된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가 2020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5위, 2020년에 출간된 "명탐정의 창자"가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3위에 오르는 등 거의 매년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고 인기도 끌고 있습니다. 그럼, 2022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4위를 석권하며 일본 미스터리계를 휩쓴 <명탐정의 제물>을 보겠습니다.



오토야는 탐정이라는 삼촌으로 인해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해 니시신주쿠의 탐정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미행과 주변 청취를 하는 것은 선배들의 몫이었고,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일이라고는 보고서 작성 및 위임장의 위조뿐이었습니다. 3년 동안 근무하며 최소한의 노하우와 개업 자금을 모은 후, 1973년 11월 나카노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탐정사무소를 개업했습니다. 대형 탐정사무소 출신이라는 경력과 발로 뛰는 성실한 조사 덕분에 포현을 받아 상담이 쇄도했습니다.


개업 후 1년 반이 지난 1975년 어느 날 아리모리 리리코가 자신을 조수로 써달라고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최근 전국에 지부를 늘리고 있는 신흥종교인 마루우치 신도를 박살 내고 싶다고 부탁합니다. 그녀의 아버지 집안은 유서 깊은 명문가였고 불편 없이 자유롭게 자랐는데, 11살 때 엄마가 가족 몰래 토지를 담보로 모모즈 상사에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모녀는 쫓겨났습니다. 엄마는 1년 후에 죽었고, 빚쟁이들이 모든 것을 가지고 간 뒤 남은 건 염주 팔찌 하나뿐이었습니다. 고아가 된 그녀는 어머니 쪽 친척에게 맡겨져서 자라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장례식에서 상주가 똑같은 염주 팔찌를 차고 있는 것을 보고 모모즈 상사를 알게 되었답니다. 마루우치 신도가 사람을 모으고, 모모즈 상사가 신자에게 접촉해 고액의 투자를 하라고 말한 뒤 신자들은 교주에게 상담을 청하면 그 상담을 받은 교주가 등을 떠미는 식으로 신자들은 모모즈 상사에 돈을 쏟아부었던 것입니다. 마루우치 신도에 대한 정보를 모으던 중 신도들에게 영적인 힘을 과시하기 위해 탐정에게 의뢰를 했다고 추측했고 교단에 들어가기 위해 조수로 일하려고 한답니다. 오토야는 한 달 안에 성과를 내면 도와주겠다고 말했고 그녀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오토야는 동창인 신문기자 노기 노비루에게 연락했고 의혹을 1면으로 특종 보도했고, 경찰도 수사를 시작해 교단은 해산되었습니다. 탐정사무소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1978년 가을 학회 일로 미국 출장을 간다고 한 이후로 리리코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리리코의 행적을 조사해 보니 모모즈 상사의 사장을 만났고, 그 이후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사장을 만났더니 미국의 거부 찰스 클라크가 리리코에게 짐 조든의 조사를 의뢰했다고 합니다. 짐 조든은 신흥종교의 교주로 1977년 1월 가이아나로 신자들을 데리고 이주해 그곳에 자신들만의 유토피아인 조든 타운을 만들었답니다. 신자들의 가족들이 모임을 결성해 짐 조든을 격렬하게 비난하자 그는 러시아로 떠나기로 생각했고 친소련파로 알려진 기업가 찰스 클라크에게 연락했습니다. 찰스는 진실을 알기 위해 독자적으로 조사단을 꾸리기로 하고 리리코를 비롯해 정신과 의사 조디 랜디, 전직 FBI 수사관 알프레드 덴트, 한국에서 종교 비리를 고발한 이하준을 조든 타운으로 파견했습니다. 오토야와 노기는 리리코를 찾기 위해 조든 타운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리리코는 교주가 보내주질 않아서 여기에 있는 상태랍니다. 며칠 후 하원의원 레오 라일랜드와 기자 일행이 조든 타운에 온다고 하고, 그전에 이들을 내보낼 계획을 알게 되어 안심하고 있던 차에 루이스 레즈너가 자신들을 이곳에서 데리고 가달라는 쪽지를 오토야에게 건넵니다.


이후 밀실에서 알프레드 덴트, 조디 랜디, 이하준이 살해당하고, 리리코와 오토야는 떠나지 않고 머물면서 조사를 계속합니다. 범인의 정체와 밀실에서의 살해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리리코와 오토야는 어떻게 될지 <명탐정의 제물>에서 확인하세요.




책의 시작에 '이 소설은 픽션이며 실제 인물 및 단체와는 일절 관계없습니다.'란 문구가 있지만 <명탐정의 제물>을 읽으면서 사이비종교 존스 타운 집단 자살 사건이 떠오릅니다. 존스 타운을 창설한 인물은 지미 존스로 'People's Temple(인민사원)'이라는 이름의 교회를 운영했으며 인종차별이 있었던 시대에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말에 많은 흑인들이 따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신과 같은 존재,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많은 돈을 빼돌리고, 어린 신도들과 성관계를 맺었고, 교회 신도들의 삶을 통제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자신의 교회를 가이아나의 외딴 지역인 조네스타운으로 이전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구타와 학대를 했고, 무장 경비병을 세워 탈출을 막았습니다. 1978년 11월 14일 레오 라이언 의원이 신고와 조사를 위해 존스타운을 방문했고, 다음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16명의 신도들과 경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존스의 명령을 받은 무장한 경비병이 소총을 난사했고 5명의 사람이 죽었습니다. 이후 존스는 모든 거주자들을 불러 모아 집단 자살을 명령했고, 청산가리를 탄 에이드를 나누어 마셨고 약 900명의 신도들이 죽었습니다.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르고, 자식들에게 독을 먹이고 자신도 죽을 수 있나 이해되지 않았지만, <명탐정의 제물>에 나온 교주와 신도들도 잘못된 것을 알았으나 뒤로 물러설 수 없는지라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은 일상생활을 팽개치고 사람들에게 백안시당하며 전 재산을 털어서 이곳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와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상황 앞에 그들의 신앙은 현실을 초월하게 된 것입니다. 이 책에 선보이는 4가지의 추리는 그냥 읽어선 완벽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다음 추리가 진행되면 앞선 추리의 맹점이 보입니다. 그것처럼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은 자신이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퇴로도, 옆길도, 샛길도 없는 막다른 길로 자신을 내몰지 않도록, 지금 자신이 어디쯤에 있는지를 자주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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