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속 과학 - 과학의 시선으로 주거공간을 해부하다
김홍재 지음 / 어바웃어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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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자연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환경대학원에서 도시 및 지역 계획학 석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과학동아' 기자를 거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발행하는 '사이언스타임즈'에서 기자와 편집장으로 일했습니다. 저자는 집값 말고 아파트에 관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고, 아파트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논문을 읽었습니다. 아파트를 탐구하며 깨달은 것들을, <아파트 속 과학>에 담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아파트 분양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59㎡나 84㎡ 등은 전용면적을 의미합니다. 전용면적은 개별 세대가 독립적인 주거 용도로 독점해 사용하는 공간의 면적입니다. 아파트에서 현관문을 열면 나타나는 공간의 전체 면적을 전용면적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방, 거실, 주방, 화장실 등이 전용면적에 포함되지만, 발코니는 제외해서 서비스 면적이라 합니다. 전용면적과 서비스 면적을 합하면 아파트 내부 전체의 실제 넓이가 되는데, 이를 실면적이라 표현합니다. 아파트 크기를 가늠하거나 가격이 평당 얼마라고 얘기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공급면적입니다. 공급면적은 주택 건설 사업자가 개별 세대에 공급하는 공동주택의 면적으로, 전용면적에 주거공용면적을 합한 개념입니다. 주거공용면적은 지상층에 위치한 복도, 계단, 공용현관, 엘리베이터 등 다른 가구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의 면적을 가리킵니다. 계약면적은 아파트를 공급할 때 건설사가 입주민에게 제공하기로 약속한 모든 면적의 합계로, 공급면적에 기타 공용면적을 더해 구합니다. 기타 공용면적은 주차장 등 지하층 면적과 경비실, 관리사무소,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등 건물 밖에 있는 부대시설을 모두 더한 면적입니다.


아파트를 공사할 때 높은 펜스를 쳐놓아서 안에서 어떻게 아파트를 짓는지 일반 사람들은 알 수 없습니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아파트 공사를 착수한 후 가장 먼저 가설공사를 하고 토공사와 기초공사를 진행합니다. 공사에 필요한 제반시설과 울타리를 설치하는 가설공사, 지하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는 작업과 굴착면이 붕괴되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하는 토공사, 기둥처럼 생긴 말뚝으로 지반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파일 공사와 바닥면을 평평하게 하고 그 위에 타설하는 콘크리트 유출을 막기 위한 버림콘크리트 타설인 기초공사에 전체 공사 기간의 1/5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다음은 골조공사로 기둥, 벽, 바닥 등 건물의 뼈대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양생한 후 거푸집 제거를 반복해서 층을 계속 올리는데, 전체 공사 기간의 1/2의 기간이 걸립니다. 나머지 공사 기간에는 아파트 내부와 외부 치장인 마감공사를 하는데, 방수, 외벽 창호, 온돌, 외벽 도장, 도배, 가구, 마루, 조경 등의 공사를 하게 됩니다. 아파트는 입주일이 정해져 있어서, 기간 안에 품질을 확보하면서 공사를 완료해야 합니다. 아파트 공사 기술이 발전하는 동시에 개별 공정관리가 체계화되고 효율화되면서 아파트는 더 안전하고 경제적이면서 빠르게 건설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범죄 발생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고 입주민들에게 안전하다고 느끼게 할 책무가 있습니다. 셉테드는 주변의 환경을 범죄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함으로써 범죄 기회를 차단하고 주민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범죄 예방 전략입니다. 우리나라 아파트에 적용되는 셉테드는 다섯 가지 기본 원리를 사용합니다. 첫 번째, 자연적 감시로 사각지대나 은신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공간과 시설을 계획하고, 두 번째 자연적 접근통제는 아파트 입주민의 동선을 도로와 보행로 등 일정 공간으로 유도하고, 그 외 비정상적인 진·출입을 차단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세 번째 영역성은 단지의 출입구와 외곽에 영역감을 증진시키도록 하며, 네 번째 활동의 활성화는 입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활발한 사용을 유도함으로써 범죄 기회를 차단하도록 합니다. 다섯 번째 유지와 관리는 시설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처음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사용자들의 일탈 행위를 방지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큽니다.


소개한 내용 이외에도 27가지의 다양한 아파트 속 과학을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집값에 관해서라면 몇 시간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우리나라 아파트 수명이 왜 다른 나라보다 현저히 짧은지, 60억 원 넘는 초고가 아파트에도 층간 소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 2000년대 초반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새집증후군이 대두한 이유는 무엇인지, 9·11 테러가 초고층 건물의 설계를 어떻게 바꿔놨는지, 작업자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등 아파트가 딛고 선 과학적 토대에 관해 질문하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합니다. 가격표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우리는 집값 너머에 있는 많은 것, 특히 '과학'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파트 속 과학>에서 아파트 세대 안과 아파트 건물, 아파트 단지를 두루 살펴보며 30개의 주제에서 펼쳐지는 아파트에 담긴 과학을 배울 수 있고, 아파트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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