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원더
엠마 도노휴 지음, 박혜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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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더블린에서 태어난 저자는 해외 이주를 두 번이나 한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입니다. 그녀는 8년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살며 18세기 문학 박사 과정을 이수한 뒤 런던으로 이주했습니다. 저자는 역사, 현대, 단편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무대, 라디오 대본을 썼고, 2010년 출간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룸"은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부커상, 커먼웰스상,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직접 각색한 영화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신인 각본상을 받고 오스카에서 각색상 후보로 올랐습니다. 저자가 쓴 <더 원더>를 보겠습니다.



주인공 리브 라이트는 스쿠타리에서 나이팅게일의 지도를 받으며 간호사 일을 했고, 수간호사에게 2주간 개인적으로 환자를 돌봐줄 능숙한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당은 물론이고 아일랜드를 오가는 비용과 생활비까지 모두 제공된다고 합니다. 환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나 어찌 됐든 수고에 대한 보수는 넉넉히 받을 것이며, 기본적인 기술만 하는 것에 지쳐 색다른 경험을 위해 떠났습니다. 영국과는 다르게 낙후된 환경인 아일랜드 시골에 도착한 그녀는 오도널 가족의 주치의 맥브리어티 선생을 만났습니다. 주치의는 리브에게 애나 오도널을 관찰하는 것이 할 일이라고 합니다. 애나의 부모는 그녀가 열한 살 생일 이후로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형태의 영양물도 먹지 않고 깨끗한 물만 하루에 몇 숟가락을 먹는답니다. 리브는 아이가 병이 있는지 등을 물었고, 주치의에게서 아무 문제도 없으며 단지 독실한 로마카톨릭교 신자라고 말합니다. 주치의는 단식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아이는 넉 달 동안 먹지 않고 있고, 자신은 이 사례를 정리해 최근에 생긴 신문에 제보했답니다. 그 기사를 읽은 독자들은 이들이 사기꾼이라고 했고, 이 마을은 무지함과 미개함의 대명사로 비난받고 있답니다. 그래서 위원회에서 2주간 간호사 둘이 24시간 교대로 애나 옆을 지켜 관찰해 보기로 결정이 내려졌답니다.


오도널 부부는 리브에게 자신들은 평범한 사람이고 자신의 딸은 전능하신 주님의 특별한 뜻에 따라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주님은 모든 걸 가능하게 하시기에 애나가 살아있는 기적이며 그녀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답니다. 방문객들은 아이를 직접 보고 말을 걸고 만지며 같이 기도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 앞에 있는 금고에 기부금을 냅니다. 애나를 만난 리브는 꼼꼼히 기록을 합니다. 키부터 시작해 얼굴 각 부분의 길이, 골반둘레와 허리둘레, 위팔둘레 등을 재고 그녀의 피부와 혈색 등을 확인합니다. 애나는 넉 달 동안 단식이라는 말과는 달리 건강한 편입니다. 그녀는 아이가 사기꾼이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애나는 틈틈이 개인 기도와 삼종기도를 했고 바느질을 하거나 견진 성사 때 받은 것들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리브는 2주간 오도널 가족의 사기를 밝히리라 결심했고 매의 눈으로 주시하고 관찰합니다. 2주가 끝난 즈음에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지, <더 원더>에서 확인하세요.




<더 원더>는 180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합니다. 아일랜드는 192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되기 전까지 700년간 지배를 당했으며 인구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당시 사람들의 종교관과 농업이 발달하지 못해 굶는 일이 빈번했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는 가난한 자의 재산'이라는 생각이 얼마 전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식을 많이 낳아 집안일을 도울 일꾼으로, 다른 집에 보내 돈을 벌어오거나, 자식을 돈 받고 팔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오도널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식 소녀로 유명해져 바다 건너 미국에서 애나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생기자 아이의 건강보다 돈을 생각합니다. 애나를 두고 사기꾼이라 말하는 사람들과 살아있는 기적이라 칭송하는 사람들 중에 그 누구도 애나를 진정으로 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애나가 아무것도 먹지 않는지를 감시하러 온 주인공 리브도 사기를 밝힐 생각으로 시작했으나, 가족들의 외면과 탐욕, 마을 사람들의 방치와 욕망들을 보며 애나를 제대로 보기 시작합니다. 애나의 가족들이 숨긴 진실이 드러나고, 마지막 반전을 읽으며 어떤 것이든 너무 빠져들어 맹목적이게 되는 순간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기적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로 인해 놓치는 것은 없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보지 않으려 하는 자만큼 눈이 먼 사람은 없다.

(p. 434)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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