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사의 사랑
이순원 지음 / 시공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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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강릉에서 태어난 저자는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집 "그 여름의 꽃게", "얼굴", "첫눈" 등을, 장편소설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순수", "삿포로의 연인", "오목눈이의 사랑" 등이 있습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허균작가문학상, 남촌문학상, 녹색문학상, 동리문학상, 황순원작가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신작 <박제사의 사랑>을 보겠습니다.



주인공 박제사 박인수는 아내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아내는 유서도 쓰지 않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목을 매어 죽었고, 유족은 박인수와 연년생 두 아이, 조문객은 아내의 여동생 내외뿐입니다. 혼자 사는 아내의 남동생은 끝내 연락되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유골을 아내의 고향에 뿌리는데 처제가 박인수에게 언니가 왜 죽었는지를 물어봅니다. 박인수는 자신도 모르겠다며 아내 채수인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꼭 찾아낼 거라고 다짐을 합니다. 아내의 죽음과 관련해 괴이인 일은 아내가 스스로 죽기 이틀 전에 있었습니다. 그날 박인수는 박제 일로 밤을 새우고 집에 들어가면서 화장실에 급해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때 아내는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막 나왔고 그를 보지 못해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박인수는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보는데 비눗갑 뒤에 낯선 물건이 있습니다. 두 줄이 선명한 임신 테스트기를 보며 17년 전에 한 정관수술이 풀렸나 생각했습니다. 이내 그런 상황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며 몸이 후들거렸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다음 박인수는 같은 말을 묻고 또 물었으나 아내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도 박인수는 일을 하러 가지 않았고 아내도 가사도우미 일을 안 하고 집에 있었습니다. 사흘째 되던 날 박인수는 어쩔 수 없이 경기도 연천에서 드라마 제작사의 사극 촬영을 도우러 나갔고 그곳에서 죽은 모습을 발견한 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내의 물건을 정리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아내의 통장을 발견하고 해당 은행을 찾아갔습니다. 잔고를 찾으려고 하는데 아내가 죽은 날 집과 거리가 먼 강남점 ATM에서 1천만 원이 입금된 내역이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저 돈을 어떤 뜻으로 입금한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아내의 핸드폰을 해지하지 않고 아내의 핸드폰으로 오는 모든 메시지와 전화를 박인수의 핸드폰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며칠 후 누군가가 아내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박인수는 아내가 살아있는 것처럼 두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 정체를 알려고 접근합니다.


그러는 중에 경주마를 박제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말의 주인 정은영과 같이 공동작업을 합니다. 그런 인수에게 형사가 찾아옵니다. 그가 문자를 보낸 두 사람 중 한 명이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누가 범인이고 이유는 무엇인지, <박제사의 사랑>에서 확인하세요.




주인공의 직업 박제사는 주위에서 접하기 쉽지 않습니다. 박제란 것도 박물관에서 본 것이 전부이고, TV 드라마에서 간혹 보았습니다. 이런 생소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박제를 하는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눈앞에서 실제 박제가 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필력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박제사는 아내가 자살한 이유가 무엇인지 찾으면서, 죽은 아내에게 전화와 문자를 보내는 두 사람에게 접근합니다. 둘의 정체를 파악하고자 박제사는 심리게임을 하고, 형사가 등장하며 사건은 다른 반전을 맞이합니다. <박제사의 사랑>은 추리 과정과 박제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박제와 추리는 닮은 꼴이라고요. 죽음을 되돌릴 순 없지만 박제를 통해 죽음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멈추고, 추리를 통해 망자의 진실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죽음 뒤에, 삶은 복원됩니다. 잔인한 장면, 쫓고 쫓기는 추격, 날카로운 추리는 없지만 주인공의 내면 묘사가 잘 표현되어 서정적 추리소설이란 타이틀이 손색없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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