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 - 산책길에 만난 냥도리 인문학
박순찬 그림, 박홍순 글 / 비아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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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 박순찬 씨는 대학에서 천문학과 건축학을 전공했습니다. 1995년부터 2021년까지 '경향신문'에 시사만화를 26년간 연재했으며, 2013년 "나는 99%다"로 부천만화대상 우수만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집트 여행 중에 만난 길고양이에게서 영감을 얻은 '냥도리'라는 캐릭터를 SNS에 올리다가 냥도리를 주인공으로 한 책을 내는 데 이어졌습니다. 글쓴이 박홍순 씨는 청년 시절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겪은 6년여 수형 생활 중에 만난 '장자'를 계기로 동서양의 고전을 섭렵했습니다.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면서 어떻게 인문학이 독자의 삶 속에서 구체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두 분이 함께 펴낸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를 보겠습니다.



처음 등장한 인물은 다 아는 분입니다. 바로 '너 자신을 알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입니다. 이 분을 두 얼굴을 가진 철학자로 한 줄 정리했습니다. 철학의 새 지평을 연 위대한 철학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여론과 다수 중심의 민주주의에 분개해 다수결에 반대한 인물입니다. 그는 분별력 있는 한 사람을 따르라고 하며, 정신적으로 뛰어난 소수에게서 진리의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민주정에 반대하는 쿠데타가 몇 차례 일어났고 소크라테스는 신성모독죄와 젊은 세대들을 타락시킨 죄로 기소당했습니다.


동양 사상에 큰 영향을 끼친 공자는 백성을 보살피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배움과 성찰에 대한 많은 말을 남겼습니다. 이익보다 가치 중심의 삶을 살아야 하고, 중용을 통해 조화를 이루라고 했으나 백성을 통치 대상으로 보았고, 형식과 절차에 집착해 실질적인 내용이 뒤로 밀린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상대성과 다양성을 부정하고, 인간적 욕구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했고, 각자가 신분에 맞는 규칙에 따라야 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근·현대의 가장 중요한 사회 이론인 사회계약을 말한 장 자크 루소는 국가는 억압의 산물이며 사회계약에 의해 사회질서가 확립된다고 보았습니다. 정의로운 사회계약을 위해 모든 개인은 의무만큼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즉 의무와 권리가 일치할 때 공평하고 자유로운 계약이 성립합니다. 만약 개인에게 정의롭지 못한 사회계약은 다시 맺을 권리가 있으므로 근대와 현대사회의 주권 개념을 확립했습니다.


노동자를 역사의 주인으로 세운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역사의 최종 단계로 보지 않았습니다. 인류가 겪는 변화의 한 과정일 뿐이라며 생산 수단 사적 소유의 본질을 밝혔습니다. 또한 자본주의는 노동 착취로 유지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 양자역학을 대표하는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오늘날 양자역학의 근원이 되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제창했고 이에 대한 공적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우리는 전자가 존재할 시간과 장소를 확률로 표시할 수 있을 뿐이라며 자연이 필연성의 세계라는 전통적인 결정론이 무너졌습니다. 이렇게 뉴턴 물리학의 예측 가능성은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은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했습니다.




역사는 떼어놓고 보면 개별 사건의 집합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뚜렷한 흐름이 있습니다. 이 흐름의 방향을 책에서는 '시대정신'이라 부르는데, 겉으로 드러난 개별 사건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사건과 사건의 연결고리를 잡고, 나아가 우연을 넘어선 동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 시대에 스며들어 있는 정신을 읽어야 합니다. 이렇게 시대를 관통하는 정신을 만든 인간들을 <고양이 맙소사, 소크라테스!>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로 시대를 나눴고, 총 15분을 소개합니다. 각 시대의 주요 정신을 개척하고 완성한 인물들입니다. 이 책을 통해 이들이 가진 어떤 배경으로 이렇게 생각했으며, 이들이 가진 문제의식은 무엇인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삶의 개요를 보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핵심만 짚어 설명하고 요약한 이 책으로 흥미가 생긴다면, 이 인물들의 저작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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