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저승 최후의 날 1~3 - 전3권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아란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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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박사이며 연구원인 저자는 2015년 "이진수에게는 어려운 문제"로 독자들 앞에 소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앤솔로지 "대멸종"에 단편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을 수록했습니다. 이 단편을 장편으로 개작한 장르소설 <저승 최후의 날>은 2021년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웹소설로 연재되었으며 제8회 한국SF어워드 웹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3권의 내용을 보겠습니다.



천문학과 박사과정 학생인 채호연은 별을 관측하다 막차가 끊겨서 친구인 지리산 민속학 연구센터 연구원인 김예슬을 호출합니다. 함께 산을 내려오다 하늘에 맨눈에 띄지 않던 별이 엄청난 밝기로 빛나고 있습니다. 차에서 내린 호연이 자신이 관측하고 있던 알두스가 터졌다며 예슬과 함께 봅니다. 차도에서 차를 세워 보고 있던 둘을 미처 보지 못한 1톤 트럭이 부딪혔고 둘은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이들보다 조금, 아주 조금 일찍 2020년 6월 7일 오전 2시 48분 사망했습니다.


사망한 이곳은 저승으로 49일간 7번 재판을 받고, 특별한 죄가 있으면 3번의 재판을 더 거치면서 최대 삼 년까지 지연될 수 있답니다. 형벌을 받기로 결정되면 이곳에 더 오래 있을 수 있다며 대기실에서 기다린 후 열차를 타고 이동해 삼도천으로 가게 된다며 심사관은 말합니다. 현재 시왕저승은 망자의 심판을 관장하는 10명의 대왕부와 그들의 사무를 돕는 6곳의 소육왕부로 구성됩니다. 그 중심인 염라대왕부는 비서실을 설치했고 과거 염라대왕이 다른 저승 왕들에게 명령하고 지시하는 것을 대리하는 부서입니다. 위임받은 행정 업무를 대행하고 저승 왕들 간의 이견 조율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비서실이 설치되면서 비서실장은 생전에 학동이었던 유능한 저승 판관 이시영입니다. 그는 지리산 산신령 '산신노군'을 스승으로 모셔 많은 가르침을 받던 중 이곳으로 가라는 명에 시왕저승에서 특채로 비서실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망자 수가 오천 명이 넘고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에 비상 선포를 하고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진광대왕부로 갑니다. 그곳에서 호연은 손을 들어 자신이 목격한 알두스가 붕괴한 현상을 말했고 그 과정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의견을 교차 검증할 다른 천문학자들을 모아 함께 회의를 합니다. 발해대학교 천체물리학과 교수로 강연과 정책 자문을 했던 정상재 교수, 대전과학기술원 우주천문연구소 나성원 책임, 미항공우주국 태양연구센터 홍기훈 박사와 호연, 예슬이 모여 각자의 의견을 논합니다. 이들보다 나중에 죽은 홍기훈 박사가 초신성 알두스가 아니라 '알두스 알파'가 '알두스 베타'에 잡아먹히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알두스의 불규칙적인 깜빡임은 보이지 않는 쌍둥이별 때문이며 그 쌍둥이별이 블랙홀이라서 관측되지 않았다는 가설이 대두되었고, 그 가정하에 빛나는 본성을 '알두스 알파', 그 본성 주변을 도는 소형 블랙홀을 '알두스 베타'로 명명했답니다. 자전 속도가 빠른 블랙홀 알두스 베타가 알두스 알파를 잡아먹을 때 빨려 들어가던 물질의 일부가 블랙홀의 자전축 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현상을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 총이라 불렸고, 이는 '제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통상적인 감마선 폭발이 아니라 블랙홀이 발생시킨 제트 현상이라 추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의견을 정리했고 염라대왕이 주최하는 회의에 소집되어 이를 말합니다. 결국 지구가 멸망한다고 상정하고 앞으로 1400만 명 정도의 망자 유입이 예상된다는 관리에 말에 기훈은 남한 인구 수보다 적어서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조건으로 이곳 저승으로 오게 되는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시왕저승은 염라대왕 폐하를 포함해 저승시왕의 존재를 인정하는 분들이 사망한 후에 온답니다. 불교나 무속 신앙과 무관했더라도 다른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다면 대체로 이곳으로 온다고 합니다. 이곳 말고도 문화권과 종교에 따라 다수의 저승이 존재한다며 기독교를 믿는다면 기독교 저승으로 가고, 독립된 사후 세계관을 가진 작은 종교나 신앙들도 저마다의 저승을 가지고 있답니다. 중국도 일본에도 문화권에 따른 저승이 따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설명을 들은 기훈은 저승도 이승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말합니다. 그런데 그때 호연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승이 이승에 뿌리를 두고 있고 종교나 신앙에 따라 저승이 존재한다면 저승이 존재하는 근거가 이승의 믿음에 기반하고 있고, 지상에 염라대왕님을 믿던 사람들이 전부 사망하고 나면 시왕저승도 같이 망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에 이를 말합니다. 망자들에 대한 처리만 생각했던 염라대왕과 관리들도 생각지 못한 호연의 말을 듣고 혼돈에 빠집니다.


죽어서 망자가 된 이들은 저승의 멸망을 대처해야 하는데요, 이들은 어떻게 할지, <저승 최후의 날>에서 확인하세요.




이제까지 저승은 그냥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극락인지는 믿는 종교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저승 최후의 날>에선 이승에서 믿는 사람들이 없어져 저승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지리라는 상상으로 시작합니다. 지구 멸망의 순간을 소재로 그려낸 소설들은 접했지만 그런 소설들은 대부분 지구에 남거나 곧 죽게 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지, 저승 세계의 상황까지 생각하거나 그리진 않습니다. 염라대왕과 비서실장 이시영은 이승의 사망자들로 인해 저승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망자 호연의 가설을 기반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잊힌 소육왕부가 소실됨을 확인합니다. 재해가 시작된 그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수많은 영혼이 이승을 떠나야 했으며, 동시에 수많은 믿음이 흩어집니다. 만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재해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고, 이승이 멸망하기 시작한 지 대략 만 하루 만에, 이제는 저승이 멸망의 문턱에 서고야 맙니다. 믿음이 없는 것을 믿음으로 가진 사람들의 저승이 존재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저승끼리 교류한다는 것, 지하 벙커에서 생존한 사람들의 모습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과학의 최첨단이 결집된 천문학에서 지구의 멸망이 드리우고, 그 멸망이 저승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세계관의 매력과 등장인물들의 개성 있는 매력이 다음 쪽을 읽게 만드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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