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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ㅣ 서가명강 시리즈 20
김덕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로마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목원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가 쓴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를 보겠습니다.

카이사르의 풀네임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줄리어스 시저'는 카이사르의 영어식 이름입니다. 그의 이름을 풀어보면 가이우스는 이름이고, 율리우스는 성에 해당하는 씨족명이며, 카이사르는 가문명입니다. 다시 말해 '율리우스 씨족, 카이사르 가문의 가이우스'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요,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브루투스, 너마저!'입니다. 그의 생애를 통해 민중의 지도자, 불멸의 영웅에서 독재자로 변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도 결국은 권력의 노예가 되었고 권력의 정점에서 암살이라는 최후를 맞이하며 몰락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그를 독재자로만 기억하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위대한 정치 지도자로, 또 다른 누군가에겐 폭군으로 평가됩니다. 이 두 얼굴 모두가 우리가 기억하는 카이사르입니다.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인 '천천히 서둘러라'처럼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 단계 한 단계 이뤄냈습니다. 정책 반감을 최소화하면서 실제로는 통치권을 유지하는 것이 그의 리더십이었습니다. '아우구스투스의 평화'라고 불릴 만큼 그는 로마에 평화를 가져왔으면 그것은 곧 팍스 로마나의 시작이었습니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갑작스레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된 아우구스투스.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그의 삶은 파란만장했습니다. 그는 내전으로 인한 격동의 시기를 거쳐 정국을 헤쳐 나갔습니다. 로마 공화정 시대는 엄청난 내전기를 겪으며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반복되었습니다. 두 번의 삼두정치 역시 결국 전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아우구스투스는 제2차 삼두정치의 최후의 승자로서 또다시 내전이 재현되지 않도록 자유와 평화를 위해 애쓴 탁월한 리더이자 군주였습니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위기에 처한 로마제국을 구해내고 로마의 새로운 시대를 연 황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수식과 어울리지 않게 그의 출신은 아주 비천했습니다. 노예인 그는 신분을 뛰어넘어 결국 황제가 되었고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전제정 확립과 4제 통치 체제를 창안해 로마의 안정을 꾀했고, 경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화폐와 재정을 개혁했으나 로마 전통 종교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그리스도교를 탄압했다는 오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디오클레티아누스를 위기에 처한 3세기 로마제국의 구원투수로 평가하고, 어떤 이들은 그리스도교를 탄압한 폭군으로 기록합니다.
콘스탄티누스는 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시켰고, 밀라노 칙령과 니케아 공의회를 통해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종교로 공인했으며,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건설했습니다. 로마제국의 그리스도교 국가로의 출범은 이후 서양 중세의 그리스도교 천 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업적입니다. 어떤 이는 로마의 다신교적 전통 종교를 무시한 그를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 놓은 사람'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그의 그리스도교 공인은 오늘날까지 서양이 그리스도교의 세계로 남게 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서양의 많은 역사들이 있지만 저자는 왜 로마사를 선택했을까요. 우리에게 로마사는 우리 국민의 종교 분포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종교가 있다고 응답한 국민 중에 개신교와 천주교가 23%, 그리고 종교를 가진 국민의 57%가 로마 시대 국교가 되어 서양 문명을 주도해 온 기독교(개신교+천주교)를 신봉하고 있습니다. 로마는 공적·사적 영역에서 우리 안에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중해 제국으로의 로마 성장은 로마 인민 전체의 업적이지만 탁월한 리더십으로 로마를 이끈 리더들의 역할도 큽니다. 그중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디오클레티아누스, 콘스탄티누스가 이룬 업적의 일부는 그대로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에서 이들이 남긴 업적과 역량을 살펴보며 한계를 극복하고 이 시대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