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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 죽음과 시체에 관한 기상천외한 질문과 과학적 답변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케이틀린 도티 지음, 이한음 옮김 / 사계절 / 2021년 3월
평점 :

어린 시절 추락사한 아이를 목격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제대로 파고들기로 결심한 저자는
화장터 운영자, 장례식 감독, 시신 운구 기사로 일했고,
장례 학교에서 시신 방부 처리법을 배우고,
세계를 돌며 장례 풍습을 조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죽음을 터부시하는 문화를 바꾸고
죽음의 경이로움을 알리고 싶다는 열망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죽음 이후의 모든 것에 관한 지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강연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받은 온갖 질문들에 대한 답을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에 담았습니다.

책 제목과 통하는 첫 질문은
'내가 죽으면 고양이가 내 눈알을 파먹을까?'입니다.
당장은 먹지 않겠지만 배가 고파서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된다면
옷 밖으로 드러나는 부위를 먹을 수 있답니다.
고양이는 포식자이지만, 뱀과 도마뱀은 시체를 먹지 않는데요.
하지만 개는 완전히 먹어 치울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죽으면 반려동물이 슬퍼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우리 반려동물은 죽은 동물을 먹습니다.
사람이 죽은 동물을 먹는 것처럼 많은 야생동물도 시체를 먹습니다.
굶주릴 때는 더욱 그렇지요. 먹이는 먹이일 뿐입니다. 시신도 마찬가지지요.
'죽을 때 왜 몸 색깔이 변하는 거지?'란 질문에 저는 변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죽은 몸은 온갖 색깔 변화를 보여준대요.
죽은 뒤에 맨 처음 나타나는 색깔은 피와 관련이 있는데,
피부 바로 밑에서 흐르는 피가 중력 때문에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에
건강한 분홍색이 사라지고 색깔이 없이 창백해집니다.
피가 움직이지 않게 되면 피에 섞인 성분 중에서
무거운 백혈구가 천천히 가라앉고, 시신의 아래쪽에 피가 고이게 됩니다.
이를 시반이라고 하는데,
죽은 지 몇 시간 이내에 시신에서 볼 수 있는 첫 번째 색깔 변화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 작용이 일어나며
세균 활동으로 녹갈색, 청록색, 자주색 등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런 다채로운 색깔 쇼는 우리가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은 이만큼 시신이 부패되도록 놔두지 않기 때문이죠.

'묘지의 시신이 우리가 마시는 물맛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시신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병은
아주 특수한 몇몇 감염병이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곳에서는 오늘날 극도로 드문 병입니다.
부패는 혐오스러워 보이지만 시신을 부패시키는 세균은
위험하지 않다고 연구자들은 말합니다.
에볼라나 콜레라로 사망한 시신을 씻기거나
남북 전쟁 시대의 묘지 옆에 살지 않는다면
우리가 마시는 물이 시신에 오염될 위험은 없습니다.
'내 햄스터도 나와 함께 묻힐 수 있을까?'는 반려동물이 많은 지금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질문일 겁니다.
만약 자신이 죽어서 장례를 치르러 장례식장에 왔다면
반려동물이 먼저 죽어야겠죠.
아무래도 매장하기 위해 건강한 동물을 안락사시키는 것은 꺼려질 테니까요.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매장이 가능한 곳도 있고, 가능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그러니 먼저 법이 가능한지 알아봐야 합니다.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본문에는
죽음과 시체에 관해 34개의 기상천외한 질문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들이 물었던 질문 중에서
기가 막힌 질문들을 모아 책 끝에 '죽음에 관한 속사포 질문들!'로 묶었습니다.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궁금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부모나 어른들을 위해 '전문가의 대답: 내 아이는 정상일까?'도 실었습니다.
죽음에 호기심을 갖는 것은 아주 정상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죽음을 궁금해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죠.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고, 다른 사람이 죽음에 관심을 가지면 비판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 점이 문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죽음을 잘 모릅니다.
예전엔 집에서 장례를 치렀지만
이젠 전문 장례식장에서 전문가의 손길에 모든 것을 맡겨 하라는 것만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거의 모릅니다.
죽음은 인생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피한다고 해서 피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죽음을 즐거운 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죽음이 무엇인지 배우는 과정은 즐거운 일로 만들고,
그로부터 인생을 되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음에 관해 묻는다고 나무라지 말고,
죽음에 관해 배우고, 가능한 많은 질문을 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봅시다.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죠.
출판사에서 지원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