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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 : 마크 트웨인 단편집 ㅣ 인류 천재들의 지혜 시리즈 3
마크 트웨인 지음, 신혜연 옮김 / 이소노미아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에게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
솔직히 위의 두 책은 어릴 적 명작 동화로 읽어본지라
주인공이 모험을 한다고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원전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제게 마크 트웨인의 산문과 단편 소설을 엮은
이소노미아 출판사의 <최면술사>를 읽고 저자의 위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럼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볼게요.

<최면술사>에는 여덟 편의 산문(최면술사, 감기치료법, 오리온 클레멘스 일대기,
붙일 수 없는 제목, 장님 출판쟁이들, 3달러, 저작권에 대하여, 우울증 치료제)과
두 편의 단편 소설(뜀뛰는 개구리, 중세 모험담)이 실려 있습니다.
제일 먼저 나오는 '최면술사'는 주인공 나의 마을에 최면술사가 왔어요.
그 당시 최면술사는 마을의 대단한 구경거리로 모든 사람들이 구경하러 모여들었죠.
관람료를 지불하고 몇 번을 구경하러 간 나는
최면술 지원자인 피실험자들이 되기 위해 연기를 하기로 합니다.
난 최면술사가 원하는 대로 최면에 걸린 척 연기를 했고,
마을 사람들 모두를 속였어요.
그렇게 영웅이 된 나는 세상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어요.
최면술사의 공연이 모두 끝나고 나서 마을에 최면술을 믿지 않은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는데, 그건 바로 나였지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최면술을 믿게 된 반면 나는
오십 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도록 최면술을 믿지 않는 불신자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거짓을 믿게 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그 거짓을 다시 되돌리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지
시간이 지난 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어머니께 그때의 진실을 알려드렸지만 어머니는 진실을 믿지 않았습니다.
스코틀랜드 태생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칼라일'은
"거짓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는 제대로 된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마크 트웨인 시절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이디어에 대한 저작권은 그때 당시 42년이며,
지금은 저작자 사후 70년으로 바꿨습니다.
영국 상원의 저작권 위원회의 위원이 아이디어는 개인이 소유할 수 없으며
아이디어만으로 이루어진 책은 재산으로 인정받거나
재산과 관련한 보호를 누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하자,
저자는 영구 저작권이 이미 영국에 존재하며
신약과 구약 성서가 그 예라고 반박합니다.
그런데 이 저작권들은 가난하고 굶주린 작가의
미망인과 아이들의 몫이 아니라 이런 특혜 없이도
충분히 잘 살아갈 대학 출판부의 소유가 되어버렸다고 말합니다.
그런 다음 저자는 어느 한구석이라도 아이디어라는 재료가
쓰이지 않은 재산은 하나도 없다고,
아이디어 덕분에 모두 가치 있는 재산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책에 담긴 아이디어는 부동산을 비롯해
그 외에 지구상의 모든 재산에 가치를 창출한 아이디어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합니다.
마크 트웨인의 대표 단편 소설인 '뜀뛰는 개구리'입니다.
친구의 친구(레오니다스 W. 스마일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또 다른 사람(사이먼 휠러)을 찾아본 나는 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스마일리는 모든 것에 내기를 거는 별난 사람이었다며 상대를 찾지 못하면
내기 걸 대상을 바꾸면서까지 내기라면 목숨을 거는 사람이었답니다.
그런데 그는 운이 좋아서 거의 언제나 내기에 이겼대요.
개, 수탉, 수고양이 등 온갖 종류의 동물들을 쉴 새 없이 들이대며
내기를 걸다가 하루는 개구리 한 마리를 잡아 뜀뛰는 것을 가르쳤답니다.
교육을 시킨 개구리를 시내에 데려가 내기를 걸곤 했는데,
하루는 외지에서 온 한 남자가 관심을 보여 내기를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되지요.

책 마지막엔 이 책을 함께 기획하고 편집한
코디정과 마담쿠의 '편집여담'이 실려 있습니다.
"인류 천재들을 위한 지혜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최면술사>.
이 책을 읽으면서 짧으면서 통쾌한 마크 트웨인 식 유머에 감탄했습니다.
웃고 넘어가는 것 같지만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그만의 통찰력이 곳곳에 숨어 있어 글을 읽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마크 트웨인 가족의 모습을 그린 산문도 있고,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산문도 실려 있어서
소설가의 모습보다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의 유쾌한 글을 느끼고 싶다면 <최면술사>를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