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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2월
평점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를 감명 깊게 읽고,
지금도 마지막 책인 0권을 읽는 중, 저자의 다른 책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바로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관계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뒤흔들 새로운 통찰의 기록!'이라는
책 소개를 보고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관계를 작가는 어떤 시각으로 보았는지 말이죠.
'저자의 말'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는 인생의 여정 중에 반드시, 관계에 대해 말해야만 한다.
내가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내가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왜냐하면 타인과 세계의 심연을 들여다봄으로써
거기에 비친 자아의 진정한 의미를 비로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P6)
타인과의 관계에 이렇게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지 생각도 못 한 저인데,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를 읽고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저자가 20살 재수생 시절, 학원 선생님은 지식을 얻는 방법에 대해 말해주셨답니다.
별 모양의 지식을 얻으려면 삼각형이 그려진 책,
사각형이 그려진 책, 원이 그려진 책, 이런 책들을 다양하게 읽었을 때,
삼각형과 사각형과 원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 비로소 별을 만든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별 모양의 지식을 알기 위해서
별 모양은 무엇인지 읽고, 생각하고, 또 읽고, 또 생각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래요.
무엇인가를 이해하려면 그것 밖으로 걸어나가서,
그것에서 벗어난 뒤, 다른 것을 둘러봐야만 한답니다.
그것은 입시뿐만이 아니라, 전공, 업무든, 모든 지식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것이 아닌 것들로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저자가 어려운 것은 바로 타인과의 관계였고,
그 이유는 모든 의식적 존재는 자신의 마음 안에 갇혀 살기 때문에
자신이 외부의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지 의심하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는 저자에게 가장 어려운 분야이며,
이 책은 가장 어려운 분야에 대한 탐구 결과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지금 이 세상을 30년 동안 여행하는 중이라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열심히 노동하고, 재산을 모으고, 이를 기록하고, 만족하고, 아쉬워할 것인가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아마도 여행을 떠나겠죠.
그곳에서 사람을 만나면서 경험을 쌓고, 추억을 만들고,
다시 돌아가게 되는 날 가져갈 자신만의 이야기를 준비하면서요.
이곳에서의 여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저자는 생각합니다.
자신의 삶을 객관적인 사실과 정보와 데이터로만 이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 인생의 소중한 기억들은 나 스스로에 의해 선별되어 마음의 앨범 속에 배열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심연의 진실과 뒤섞여 하나의 이야기로 서술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나는 누구이고, 왜 이곳에 왔으며,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나와 세계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도구이고, 그것은 세계와 나를 이어줍니다.
하지만 나에 의해 구성된 이야기는 나의 세계의 진실성만 반영할 뿐이니
타인의 세계를 맞다 안 맞다 판단할 순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믿음, 진리, 현실,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자는 꿈을 꾸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전 꿈이 잘 기억이 안 나고,
꿈도 안 꾸고 잘 자는데 말이죠.
꿈에서 겪은 것들이 현실엔 없음을 느끼며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꿈과 현실이라는 세계가 동일한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죽음, 노화, 환생, 영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보여주고,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주체와 객체의 문제,
저자에겐 주체로서의 나와 객체로서의 세계의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기에 이릅니다.
다시 말해 의식의 문제, 자아와 세계 그리고 이들의 의미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타인, 세계, 도구, 의미'의 주제로 전체 40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 안에 우주를 담을 수 있고, 영원한 존재임을 이 책에서 알려줍니다.
그냥 태어나서 이 세상에 사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대단한 의미였다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인식하게 되는 다른 존재와
그런 존재와 관계를 맺으면서 세계와 관계가 생깁니다.
그래서 관계라는 것을 이해해야 하며, 이 관계를 이해하면
나라는 존재도,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책을 덮고 나니,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책 제목이면서
책의 마지막 문장이 더없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