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섬 - 장 지글러가 말하는 유럽의 난민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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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엔을 말하다>의 저자 "장 지글러"가 쓴 <인간 섬>.

이번엔 유럽 난민을 다뤘습니다. 

그가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뛴 난민들의 실상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저자는 2019년 5월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 자격으로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인 레스보스를 방문했습니다.

2015년 4월에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와 그리스 정부 사이에 체결된 협약으로 

에게 해 위의 섬들 가운데 소아시아에 가장 가까운 다섯 개의 섬

(레스보스, 코스, 레로스, 사모스, 키오스)은 '핫 스폿', 즉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파키스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 

전쟁과 고문, 국가의 파괴 등을 피해서 그리스 해안으로 접근하는 

수천 명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장소라는 지위를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유럽연합(혹은 터키, 그리스 등 유럽연합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개별 회원국들) 

부속 기관들이 푸시백 작전(난민들을 태운 고무보트나 나룻배, 뗏목 등을 

터키 영해 쪽으로 밀어냄으로써 이들이 유럽 영토에 들어와 

망명 신청서를 접수하지 못하도록 사전 차단하는 것)과 

핫 스폿에서의 억제와 공포 유발 전략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수백 명의 난민들이 핫 스폿으로 옵니다.

매일 아침, 그리스의 무장 경찰들이 해안 순찰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난민들을 색출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갑을 채우고 수용소가 있는 모리아로 이송합니다.

그곳에 내려진 난민들은 배고프고 물에 젖은 몸으로 첫 번째 면담을 기다리죠. 

그 기다림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됩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곳의 시설은 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피로와 부실한 식사, 위생 결핍, 그러다가 희망을 상실합니다.



인간의 모든 권리들 가운데 식량에 대한 권리는 핫 스폿에서 

제일 자주, 제일 대대적으로 위반되는 권리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가 하나 나서질 않습니다.

게다가 일선에서 난민들의 고충을 돌봐야 할 유럽연합 망명지원사무소의 관리들이 

난민들의 인권을 말살합니다.

난민들 중에서도 아이들의 인권은 참혹합니다.

해외 여성 변호사 단체 애드버킷 어브로드를 설립한 미국의 변호사 아리엘 리켈은 

사모스섬 핫 스폿 내에 있는 경찰서에서 의자에 묶여 있는 15살 된 소년을 발견합니다.

그리스 경찰들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소년은 갈비뼈가 여러 대나 부러지고, 

복부도 찢어진 채였습니다.

소년은 그렇게 부상을 입은 채 이렇다 할 치료도 받지 못하고 

묶인 상태로 3박 4일을 보냈습니다.

이런 사례들이 너무 많아 소개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핫 스폿에 있는 어린 난민들은 절망 때문에, 모두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자해를 합니다.

자해는 구해 달라는 아우성인 것입니다.

모리아에서는 자살 시도가 빈번합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장 지글러가 말한 유럽 난민의 민낯을 읽으면서, 

특히 난민이 된 아이들의 실상을 보면서 눈물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떠나게 만들고, 그렇게 힘들게 떠나온 나라에서 

천신만고 끝에(그 와중에 부모님, 형제자매들도 죽고) 도착한 곳에서 

또 다른 절망을 맛보는지 말입니다.

그전까지 난민들은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만 있었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인간 섬>을 읽으며 이야기가 아니라 실상이며, 

오늘이고 내일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집요하게 계속되는 증언이 아니라면,어느 누가 감히, 지금 이 순간, 

끔찍하기그지없는 범죄의 집요함에 맞서겠는가?" (알베르 카뮈)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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