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비적성 - 살림 비적성 요리 비적성 엄마 비적성 여자의 육아 탐험기
한선유 지음 / 라온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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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쩌다 아이 둘을 낳고 살림 놀이, 육아 놀이 하겠다고 장담하다가

육아가 적성에 안 맞는 육B족(육아비적성人)임을 깨닫고 

빠마 육아(아빠가 주로 하는 육아)를 발견하게 된 한선유 씨가 있습니다.

잘나가던 골드미스고, 베테랑 여교사로 거칠게 없었던 그녀가 

임신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일들을 <육아비적성>에 담았습니다.



임신을 알게 된 순간 언제 출산하는지 출산 휴가의 날짜 스케줄이랑 

직장에서 큰 행사가 있는 날이랑 겹쳐지진 않는지 

그것부터 점검하게 된 현실 예비엄마.

임신의 기쁨보다 엄마보다 직장인에 좀 더 가까운 채로 

덜컥 임신을 맞게 되었답니다.

임신 시절 저자의 남편은 배달의 민족이였고, 

자신의 입덧으로 사방팔방 다니며 음식을 공수해왔답니다.

임신 기간 동안 아이 방도 꾸미고, 육아책도 샀지만 

아이를 낳는 순간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었대요.

육아 시기가 끝나고 유아 시기부터, 또 세상에서 강요하는 엄마표로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육아 선행은 미뤄두고 

지금은 조금은 어눌하지만 하는 만큼만 하세요.

앞으로 10년이 넘을 긴 세월의 양육 마라톤에서 처음부터 의욕을 가지고

다 하려고 하면 나중에 지쳐서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생기니 말입니다.

지금 당장 육아법을 검색하거나 육아 비법을 찾아 읽고 있는 눈을 돌려

아이와 눈을 마주치세요.

인터넷은 절대로 답을 줄 수도, 

내 아이가 보내는 신호도 가르쳐줄 수 없으니깐요.



어차피 하게 된 육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할 순 없을까요?

아이와 함께 나가는 동네 길을 조금씩 다른 길로 가면서 탐방도 해보고,

동네 횟집 수족관을 아쿠아리움이라 생각하고, 

애견 카페도 동물원이라 하고, 공사장이나 세차장, 자동차 정비소는 

남자아이들이 환장하는 곳이죠.

먼지가 나니 마스크나 유모차 커버를 씌우고 가보면 

은근 볼 것도 많고 시간도 잘 지나갑니다.


임신할 때는 입덧으로 고생하지만, 

그 고생은 잠과의 전쟁에 비하면 덜 힘들죠.

자고 싶은데 자지 못하는 그 고통,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달이나 지속되면 사람의 정신이 피폐해지고 우울해집니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잘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자동차를 태우기도 하고, 낮에 안 재우고 깨우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고안해서 잠과의 전쟁을 치릅니다.

어떤 방법이 내 아이에게 그나마 효과가 있을지는 하나씩 시도해볼 수밖에요.



비혼과 미혼 그 차이가 선택인 것처럼 엄마 육아 아빠 육아도 

선택의 문제입니다. 혹은 엄빠 육아든 조부모 육아든.

저자는 육아도 직장도 선택해보았습니다. 

해 본 결과 어느 하나에 올인하지 못했음에 후회를 한대요.

그런데 후회란 것을 뒤집기로 생각을 바꿨답니다.

모든 일을 잘할 수 없고 

내 아이에게 최고 좋은 엄마로 인정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래서 육아도 둔감하게 하자고 저자는 말합니다.

육아가 뜻대로 되지 않고 괴롭고 힘들 때 능숙하게 하지 못해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고 느낄 때 찾아오는 울적한 기분, 

우울한 기분은 가장 마지막으로 미뤄둡니다.

나니까 이 정도라도 하는 것이고 부족한 부분은 아빠가 있으니 

아이한테는 분명 차고 넘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한 번에 승진할 수 없듯이 육아에서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회사가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을 걸 알기에 

목숨 걸고 일하지 않는 것처럼 육아도 나를 괴롭히면서까지 

뛰어내릴 것 같은 우울증이 오기까지 하면 안 됩니다. 

그건 목숨 거는 것입니다.

아이의 울음을 너무 민감하게 큰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의 마음속 울음을 더 챙겨 보려고 애써봅시다.




아이와 함께 집에서 하는 셀프 자가 격리는 힘듭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달을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많이들 느꼈을 겁니다.

그런 일을 아이를 낳고 길게는 몇 년을 버팁니다. 

물론 중간에 나가긴 하지만 마음 편하게 한두 시간을 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육아 동지인 또래 엄마들이 그렇게 반갑고 즐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으니깐요.

저자의 주변 친구들이 집에서 탈출해 커피숍에 모여 

육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살펴보니 두 종류가 있음을 깨달았답니다.

육B족(육비족 : 육아가 비적성인 사람들)과 

육A족(육아족 : 육아가 그리 어렵다고 느끼지 않는, 적성인 사람들)의 

두 종류로 결혼한 남녀가 구분되더래요.

그러면서 자신은 어디인가 생각해보니 육아가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달았고, 그렇다고 살림도, 요리도 그렇게 적성에 맞지 않더래요.

그래서 적성에 맞는 남편의 육아를 많이 전담하고 

자신은 일을 계속하는, 남들 보기엔 불량엄마로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 여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육B족(육비족)의 대표로 

<육아비적성>에서 말합니다.

"못하는 건 없다, 적성이 아닐 뿐"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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