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 느긋하고 경쾌하게, 방구석 인문학 여행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 때문에, 아니 코로나 덕분에 책을 전보다 더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바깥 활동이 거의 금지되던 초장기엔 

집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어요.

꾸준히 독서를 해왔던 전 도서관에서 책을 못 빌리니 집에 있는 책을 

다시 한번 읽거나 읽다가 중단한 책들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방구석 독서, 집콕 독서를 하다 보니 생각을 넓히는 책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고요.

그런 차에, 방구석 인문학 여행을 할 수 있는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을 읽게 되었습니다.



중세엔 책이 귀했습니다.

고대 로마에만 해도 28개의 공공 도서관이 있었고, 수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귀족 소유의 개인 도서관이 있을 정도였지만, 책을 사랑하던 

로마 귀족들이 가수와 마차에 열광하기 시작하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습니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화재와 빈번한 전쟁으로 인해 많은 책이 유실되었지요.

고대에 흔하던 책이 중세에 와서 귀한 물건이 된 사정은 이러했습니다.

수도원 도서관은 도서를 보관하고 필사해 후대에 전하는 

큰 공을 세웠지만 장서가 천 권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서로 자료를 얻고 필사본을 만들기 위해서 도서관끼리 상호 대출을 

하기도 했으며, 관외 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담보물을 제공해야 할 정도로

책을 귀하게 여겼지만 수도원에서만 읽을 뿐이었습니다.

위대한 책도둑 포조는 수도원에 감금된 과거의 영광을 구출시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책을 훔쳤고, 

이 책의 발견과 보급은 갈릴레오와 뉴턴 등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1417년, 근대의 탄생"에서 이는 곧 근대의 출발을 의미했고, 

한 책 도둑의 노획이 근대화라는, 인간 세상의 

새로운 흐름을 열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책이 많이 출간되서인지 초판 부수가 500권 정도라고 합니다. 

저자가 유명하거나 기존에 냈던 책이 인기가 많았던 경우라면 

1000권 이상 출간하는 경우가 있지만요.

그리고 초판에서 세월이 지나서 책 내용을 수정해 다시 출간하게 되면 

개정판이 나오게 되죠.

하지만 이렇게 개정판이 나오는 책도 그리 많진 않습니다.

우리가 아는 고전은 2판, 3판 혹은 그 이상이 출간되면서 

세월이 지남에 따라 그 시대에 맞게 수정해 계속 출간이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여섯 번에 걸친 개정판이 아니라 

초판이 독자들로부터 귀하게 여겨집니다.

바로 "종의 기원"이죠.

신의 영역에 도전한 찰스 다윈의 걸작인 "종의 기원"은 

초판을 번역한 책인지, 개정판을 번역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저자가 소개한 "종의 기원 톺아보기"는 초판을 번역했으며 

2200여 개의 주석이 달린 여러 번역서 중에서 가장 친절하고 자세한 판본입니다.

그러니 과학에서만 고전으로 취급되는 책이 아니라 

종교, 사회 영역의 생각을 바꾸게 된 책을 읽어보길 저자는 권합니다.



우리 인간은 같은 종인 인간끼리도 선입견으로 오해를 하지만, 

다른 생물에 대해서는 더 큰 오해를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늑대입니다.

나쁜 남자를 흔히 늑대라고 말하고, 나쁜 마음을 먹으면 

늑대처럼 음흉하다고 하지만, 늑대의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합니다.

늑대는 민담과 동화의 나쁜 역할로 자주 나와 그런 오해를 사게 되었는데요,

늑대는 일부일처제를 고집하며 늑대의 사랑은 격렬하면서도 오래갑니다.

한번 부부 사이로 맺어지면 죽어서도 신의를 저버리지 않아, 

죽지 않는 한 배우자를 바꾸지 않습니다.

가족애가 돈독한 늑대는 설사 배우자가 사망하고 재혼을 하더라도 

전처가 데리고 온 자식들을 지극정성으로 키웁니다.

'검은 머리가 파 뿌리 될 때까지'를 가장 잘 실천하는 것이 늑대입니다.

"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로 늑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없애봅시다.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는 인문학이라는 게 

거창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책을 한 권이라도 읽으려고 골라본 경험이 있다면 

이미 인문학적인 행위를 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어떤 책을 고를지 잠시라도 고민을 하다가 결정하는 것,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한 줄 글을 쓴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한마디 말을 하는 것도 인문학적인 행위래요.

인문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저를 포함한 사람들에게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는 인문학 첫걸음을 알려주는 책부터 시작해,

고전과 일상의 인문학 책들을 소개합니다.

특별히 재미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독서에 빠져들어 

'집콕'하게 만드는 책들을 저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보여줍니다.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책을 읽다 보면 소개한 책들을 

한 권씩 읽어보리라 다짐하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바로 방구석 인문학 여행이 시작되는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