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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포켓 에디션)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0년 4월
평점 :

미국에서 활동 중인 이론물리학자로 복잡성 과학 즉
창발적 시스템과 네트워크 과학을 개척한 선구자로 유명한
저자 제프리 웨스트 씨가 쓴 2018년 최고의 과학 화제작 <스케일>이
2020년 포켓에디션으로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처음에 나온 책은 양장본이어서 들고 다니기 쉽지 않은데 비해,
2020년 <스케일>은 부드러운 표지라 전보다 들고 다니긴 편하지만
600쪽이 넘는 두꺼운 양이라 가방에 넣고 다니기엔 살짝 난감하긴 해요.
그래도 잘 펴져서 읽기엔 편하더라고요.
그럼, 새롭게 나온 <스케일> 살펴볼게요.
지구에는 무게가 1조 분의 1그램도 안 되는 세균에서부터
수억 그램이 나가기도 하는 대왕 고래에 이르기까지
800만 종이 넘는 생물이 살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브라질의 열대림에 가면, 축구장만 한 면적에 100종이 넘는 나무와
수천 종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곤충이 살고 있습니다.
이 종 하나하나라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지,
각각 수정되고 태어나고 번식하고 죽는 방식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생각해보세요.
많은 세균은 고작 1시간 동안 살고, 10조 분의 1와트에 불과한
에너지만을 쓰는 반면에 고래는 한 세기 넘게 살면서
수백 와트씩 에너지를 대사할 수 있습니다.
생명의 이런 태피스트리에
인류가 도입한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생활까지 더한다면,
특히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현상들을 떠올려보면,
이 모든 복잡성과 다양성에서
어떤 질서가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저자는 했습니다.
다양한 자료와 그래프를 살펴보면 서로 전혀 다르고 고도로 복잡한
모든 현상의 밑바탕에 공통된 개념 구조가 있으며,
동물, 식물, 인간의 사회적 행동, 도시, 기업의 동역학, 성장, 조직 체계가
사실한 비슷한 일반 '법칙(law)'을 따름을 시사합니다.
<스케일>은 바로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저자는
이런 체계적인 규모 변화(스케일링, scaling) 법칙의 특성과 기원을 설명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급속한 도시화, 성장, 세계의 지속 가능성에서
암, 대사, 노화와 죽음의 근원을 이해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주요 도전 과제와 현안 중 일부를
어떻게 하면 통합된 단일 개념 틀로 파악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도시, 기업, 종양, 우리 몸이 서로 대단히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각각이 조직화, 구조, 동역학 측면에서 체계적인 규칙성과 유사성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것들이 공유하는 한 가지 특성은 고도로 복잡하며,
분자든 세포든 사람이든 매우 넓은 범위의 시간 및 공간 규모에 걸쳐
연결되고 상호작용하고 연결망 구조를 통해 진화하는,
많은 개별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큰 그림 틀을 이용해
인간 수명에 관한 연구와 동물마다 비슷한 심장 박동 수의 이유,
크기에 따른 규모 증가 양상을 보이는 이유, 성장을 멈추는 이유,
도시와 기업의 성장·진화를 예측 가능한 정량적인 방식으로
이해할 개념 틀을 개발할 수 있을지의 여부, 도시의 최대 크기 문제,
삶의 속도가 증가하는 이유, 인류와 자연 세계가
공존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관해 <스케일>은 다루고 답합니다.
'바텐더가 알아듣게 설명할 수 없다면, 결코 좋은 이론이 아닐 것이다.'라는
원자핵을 발견한 어니스트 러더퍼드의 권고를 받아들여
저자는 어려울 수 있는 이론들과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게 썼습니다.
덕분에 저도 100%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 흐름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어요.
이 책에 제시된 문제, 질문, 설명은 저자 개인적 관점에서 추린 것들이지만,
저도 궁금했던 질문들도 있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지만
<스케일>을 읽으며 새롭게 인식된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자와 그의 동료들이 20년 동안 연구한 것들을
이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조금은 알 수 있었습니다.
세부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종합, 분석하는 복잡성 과학이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현상들이 한 줄기로 엮이는 것을 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감탄했고,
이제 더 새로운 것들이 나올까 하는 오늘날에도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거듭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