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 - 안티에이징부터 약국 연고까지, 나에게 꼭 맞는 제품을 고르는 기술 ㅣ edit(에디트)
최지현 지음 / 다른 / 2020년 3월
평점 :

2004년과 2008년 두 차례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를 번역하면서
화장품과 미용 산업에 눈을 뜬 저자 최지현 씨.
그녀는 그 이후로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했고,
개인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화장품의 기능과 쓰임을 정확히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화장품 불량 정보를 바로잡는 일에 힘쓰고 있는
저자의 노력이 담긴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를 소개할게요.

화장품 고르기가 왜 이리 어려워졌을까요?
지나치게 많은 양의 정보, 극단으로 치우친 정보, 참과 거짓이 뒤섞인 정보들이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죠.
저자는 화장품 공부를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개설하고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구독자들이 원하는 대로 추천 제품을 찾고,
특정 제품의 성분을 분석해 판단하는 글을 썼답니다.
그런데 1년쯤 지났을 무렵, 이 모든 것이 틀렸음을 깨닫는 사건을 겪고,
성분표는 화장품을 판단하는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알았대요.
성분표는 함량이 높은 것부터 낮은 것으로 순서대로 적는다는 원칙이 있지만,
1% 이하로 넣는 성분들은 이 원칙에서 제외됩니다.
화장품은 1% 이하로 넣는 성분이 전체 원료 수의 60~90%이고,
이 말은 처음 한두 줄 외에는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렇게나 적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성분표는 화장품 회사를 위한 마케팅 도구로 변질되었습니다.
좋다고 소문난 성분을 티끌만큼 넣은 뒤 성분표의 앞쪽에 적어
굉장히 많이 넣은 것처럼 생색을 내기도 합니다.
전문가라고 이런 속임수를 가려낼 수 있을까요? 성분표는 전문가들까지도 쉽게 속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소비자에게 성분표를 근거로 제품을 추천할 수 있을까요?
이후로 저자는 더 이상 성분표를 바탕으로 제품을 추천하고 비판하는 일을
계속할 수 없었고, 다시 진짜 화장품 공부를 시작했답니다.
물질에는 절대적인 위험도, 절대적인 안전도 없기 때문에
독성과 유해성, 위해성으로 구분해야 함을 깨달았대요.
중요한 것은 해를 끼칠 '확률(위해성)'이지
해를 끼칠 수 있는 '능력(유해성)'이 아닙니다.
화장품은 철저히 법의 규제하에 만들어져요.
법을 통해 안전하지 않은 성분을 금지하고 조금이라도 위험한 성분은 함량을 제한합니다.
원료마다 규격을 만들어 순도를 정하고 불순물의 허용 한도를 정해놓았습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위험한 화장품은 아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공부를 거듭할수록 저자는 화장품에 대한 의심에서 벗어나 신뢰를 갖게 되었고,
화장품에 대한 기대에서도 벗어났대요.
피부를 획기적으로 바꿔줄 화장품, 엄청나게 효과가 좋은 화장품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효과가 좋으려면 함량이 높아야 하고, 함량이 높아지면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죠.
화장품은 무엇보다도 안전을 우선으로 하므로,
안전을 위해 함량을 낮춰야 하니 결국 효과도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외선 차단제에서 논란이 된 무기성분과 유기 성분의 차단 원리를 정확히 알려주고,
좋은 자외선 차단제는 무엇이 다른지 설명합니다.
자외선 차단제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를 하나씩 짚어주며,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7단계를 소개합니다.
더불어 성분표를 꼭 보고 싶다면 어떤 부분을 체크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저자가 추천하는 자외선 차단제도 나옵니다.

안티에이징 제품의 효과를 제대로 알려주고, 피부 노화를 막는 원리도 설명합니다.
대표적인 오해를 풀며, 안티에이징 제품을 고르는 5단계도 소개합니다.
각질제거제를 써야 하는 이유와 위험성도 함께 보여줍니다. 각질을 제거하는 방법과
물리적 각질제거제, 화학적 각질제거제를 고르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피부 타입과 취향에 따라 잘 맞느냐 맞지 않느냐가 있을 뿐,
절대로 써서는 안 되는 제품이나 나쁜 제품은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클렌저의 종류, 세안하는 법, 비누를 고르는 방법, 수용성 클렌저를 고르는 4단계,
클렌저 속 논란 성분 총정리, 지용성 클렌저의 원리와 용도, 대표적인 오해 두 가지,
지용성 클렌저를 고르는 2단계, 아이 메이크업 리무버를 고르는 2단계,
클렌징 워터와 미셀라 클렌징 워터를 고르는 3단계를 설명합니다.
부록엔 약국 연고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화장품 비평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화장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공식품 이야기를 함께 한답니다.
식품첨가물은 화학물질 덩어리가 아니며, 대부분 자연에서 유래한 것이고
천연 식재료에도 존재하는 것들입니다.
게다가 가공식품은 재료의 선별부터 제조 환경, 위생, 포장, 원재료명 표시까지
철저한 규제를 받고 있지요.
과학자들이 안전을 검증하지 않은 원료는 절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성분 하나하나를 의심하고
합성이다, 발암물질이다 따지는 것은 지나친 걱정입니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많이 먹으면 다 발암물질입니다.
화장품도 똑같습니다. 화장품에도 피부를 보호하는 것 외에는
별 효과가 없는 성분들만 사용됩니다.
조금이라도 그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은 허락된 양으로만 쓰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화장품을 그저 즐기면 됩니다.
화장품은 성분 하나하나를 치밀하게 따져야 할 정도로 예민하게 선택할 물건이 아닙니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점도와 질감을 가지고 원하는 향을 찾아서 선택하면 됩니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피부의 외관을 개선하고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성분들에 대해 공부하여 현명하게 사용하면 됩니다.
취향으로 즐기고 과학으로 이해하는 것,
그것이 화장품을 대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서른다섯, 다시 화장품 사러 갑니다>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화장품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고 화장품을 즐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