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순정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지음 / 놀(다산북스)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아르미안의 네 딸들, 불의 검, 걸스, 프린세스, 호텔 아프리카, 

별빛속에, 인어공주를 위하여, 오디션, 다정다감' 이걸 보고 

"아~!"하실 분은 적어도 저와 비슷한 세대겠죠. 반갑습니다, 동지여. 

80, 90년대 순정만화를 알고 즐기고 좋아하는 그대들을 위해 

<안녕, 나의 순정>이 출간되었어요. 

표지보다 더 내용이 궁금한 책, 어떤 순정만화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한 책, 

내용 얼른 볼게요.



<안녕, 나의 순정>은 총 15편의 주옥같은 순정만화가 실려있습니다. 

황미나 님의 "굿바이 미스터 블랙", 신일숙 님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김혜린 님의 "불의 검", 이빈 님의 "걸스", 한승원 님의 "프린세스", 

이은혜 님의 "점프트리 A+", 한혜연 님의 "금지된 사랑", 

박희정 님의 "호텔 아프리카", 강경옥 님의 "별빛속에", 유서진 님의 "폐쇄자", 

문흥미 님의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우리 집", 이미라 님의 "인어공주를 위하여", 

나예리 님의 "네 멋대로 해라", 천계영 님의 "오디션", 박은 아님의 "다정다감"입니다.

혹시 모두 보셨나요? 어떤 책은 제목만 봐도, 주인공 이름만 들어도 알겠는데, 

어떤 책은 잘 안 떠올라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니까 '아~'하고 떠오르더라고요. 

이 모든 작품을 본 제가 좀 자랑스럽네요. ㅎㅎㅎ


작품의 제목이 나옵니다. 

여러 장면 중에서 저 장면을 제목 표지로 쓴 이유는 뭘까 혼자 궁금했는데요, 

주인공이 나와서기보다 저자가 감동 깊었거나 

혹시 글이 인상에 남았거나 그런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그 작품에서 제일 의미심장한 대사 혹은 글이 따로 적혀 있습니다. 

어째 대사들이 전부 시처럼 너무 아름다운 걸까요? 

만화작가님들은 전부 시인이셨나 봐요. 

그 아래엔 해당 작품이 연재한 곳과 연재 시기를 알려줍니다. 

간단한 작품 소개도 있고요.


그리고 저자가 이 작품을 고른 이유가 적혀 있습니다. 

특히 많은 순정만화 걸작 중에서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 처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에게 이 작품은 금기를 깨는 짜릿함을 알게 된 작품이었대요. 

긴 머리의 남자 주인공과 복수극이라는 흔치 않는 소재를 순정만화에서 사용한 

"굿바이 미스터 블랙".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자의 독서 목록은 대부분 만화로 채워지게 되었다죠. 

거기다 황미나 님은 대한민국 만화계에서 가장 탁월한 이야기꾼입니다. 

시대물, SF, 코믹, 가족물 등 모든 장르를 다 잘 그리는 작가님이십니다. 

유럽을 배경으로 한 사랑과 배신과 음모를 그리다가 한국 사회의 어둠을 보고, 

홍콩을 배경으로 한 무협만화를 연재하더니, 슬랩스틱이 난무하는 코믹물을 선보입니다.

정말 한 분이 그린 게 맞나 할 정도로 이야기의 다양성과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천재 작가, 황미나 님. 그래서 저도 존경합니다.



"블루, 별빛속에, 오디션"의 장면들입니다. 

그 외에도 <안녕, 나의 순정>에 실린 작품들의 장면이 많아요.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하며 공감하고, 

때론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느꼈다는 색다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녕, 나의 순정>의 15개의 작품들을 읽으며 다시금 그 시절의 추억 속에 빠졌습니다.

그땐 어려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이 이뤄지냐, 

아니면 안 이뤄지냐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순정만화들은 주인공보다 

다른 조연들에게 눈길이 가게 되네요. 

세월이 지난 만큼 보는 눈이 넓어져서 다양한 인물의 삶에 공감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작품들이 연재된 순정만화 잡지들을 친구끼리 담당을 정해 

용돈으로 사서 순번 정해 돌려 읽고, 다 읽으면 봤던 이야기를 또 하고, 

그렇게 떠들었던 나의 10대 시절이 생각납니다. 

그 시절 웃고 떠들었던 친구들에게 연락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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