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살림 -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이세미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쉽게 물건을 사고 쉽게 버립니다. 

저렴한 가격의 물건들이 많은 곳에 가서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장바구니가 차고 

몇 만원 돈은 금세 쓰죠. 

그렇게 사온 물건들 중에 한 달 이상 쓰는 건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도 한 번씩 가서 또 담아오는 걸 보면 가격이 싸다고 더 막 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날로그 살림>의 저자 이세미 씨는 낭비를 줄이고 살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대요.

엄마, 할머니가 살림하는 거와 비슷하게 따라 하려고 했더니 환경도 살리고, 

그 방법을 SNS에 올려 이렇게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주부는 가정에서 주된 소비의 주체자입니다. 

먹고살기 위한 식료품부터 생필품, 가족들을 위한 의류, 저축, 보험, 학원비…. 

상당한 부분의 소비가 주부의 판단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소비의 주체자가 되다보니 소비가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집니다. 

1+1 식품에 혹하고, 매번 사도 입을 옷이 없다며 걱정이고, 

살림을 도와준다고 산 가전들은 결국 안 보이는 싱크대 안쪽에 넣게 되고…. 

살림이 지긋지긋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은 

나의 시간과 돈과 감정이 끊임없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살림이 재미없게 느껴지니 나의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살림살이들로 채워나가는 것이죠.


저자의 살림 방향성이 바뀐 계기는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오염을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 때문이었대요. 

내 눈앞에서 사라진 것들이 영원히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썩지 않고 있음을 깨달았답니다.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해답은 저자의 엄마에게 있었대요.

물건을 귀하게 여기는 저자의 엄마를 보며 

'물건의 가치는 결국 그 물건을 소유한 사람에 의해 매겨'짐을 배울 수 있었으며, 

가치를 부여할 만한 물건을 오랜 고심 끝에 소유하고, 

그런 가치 있는 물건들을 귀하게 다루는 사람은 자신의 시간도, 삶도 

가치 있게 쓸 줄 아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현실적인 '아날로그 살림법'은 이렇습니다.

첫째, 사람에게도, 자연에도 해롭지 않은 소재의 물건 선택하기.

둘째, 재활용보다 재사용하기

셋째, 최소한 필요한 물건만 구비하기

넷째, 쓰레기 버리는 날짜 체크하기


보통 집안 정리를 하면 필요 없는 물건을 모아서 버리는데요, 

버리지 말고 정리를 해야 합니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가, 대체할 물건이 있는가'로 기준을 정해 재질별로 나누어 

확실하게 분리배출합니다. 

만약 잘 모르겠다면 어플 '내 손안의 분리배출'을 참고하고 

중고 판매와 기증, 나눔으로 정리를 하면 됩니다.


필요 없는 짐들을 전부 정리했다면 사진을 찍어 지금의 상태를 기억하세요. 

정리 다음 단계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살림환경 만들기'입니다. 

이기적 살림환경이란 살림이 나에게 딱 맞게, 나를 위해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부엌에서는 백주부가 와도, 고든 램지가 와도 내가 한 수 위일 수 있도록 말이죠. 

새로운 기분으로 살림 좀 해 보겠다고 멀쩡한 걸 버리지 말고, 

소모품으로 바꿀 때를 노리세요. 

이때 살림을 고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재질을 우선적으로 보는데, 사람에게 해가 없는지, 

생산부터 폐기될 때까지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지를 따져본답니다. 

하지만 이 조건에 다 맞는 것을 찾기가 어려워 최대한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선택을 한대요. 

이렇게 안목을 높여가며 선택하다 보면 살림의 자부심이 쌓이는 것을 경험할 것입니다.

살림에 대한 자부심은 나의 실림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아주 중요한 동기입니다. 


살림은 장비빨이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죠. 정확히 말하면 살림은 애착 장비빨입니다. 

잘 길들인 살림들은 오래된 친구와도 같아요. 

존재만으로도 내가 익숙한 곳에 있구나 하는 안정감을 주고, 

무엇을 할 때나 늘 함께하는 느낌이 듭니다. 

애착 살림을 늘리기 위해선 처음에 살 때부터 오래가지고 있을 생각을 해야 합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아날로그 살림도구를 설명합니다. 

부엌살림으로 설거지 세제, 수세미, 천연 밀랍랩, 낡은 행주, 콜드브루와 코튼 필터, 

암염, 천연고무장갑, 나무 제품, 수제청, 파 키우기, 무쇠 밥솥, 

다시 쓸 수 있는 스티로폼 상자와 아이스팩, 밀가루 풀과 

욕실 살림으로 목욕 도구, 샴푸 비누, 다회용 화장솜, 무자극 세제, 다회용 빨대,

면 티슈, 면 생리대와 생리컵, 화장품, 빨래판이 나옵니다. 

살림력을 키우는 장바구니와 식품 주머니, 건강한 간식, 손수건과 텀블러, 물약통, 

건의 메일, 냉장고 파먹기, 보자기, 한살림, 우유갑, 뜨개질과 바느질도 알려줍니다.



이렇게 아날로그 살림을 하니 수입은 똑같지만 지출은 줄었고, 

좀 더 좋은 품질의 제품들을 소비하게 되었대요. 

충동적 구매가 사라지고, 일회용품을 줄이고 다회용품을 선택하고, 

양보다 질이 좋은 물건을 고르게 되었답니다. 

같은 돈을 사용함에 있어 아껴야 할 곳에 아끼고,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쓰는 것. 

이것이 바로 돈 잘 쓰는 재미겠죠. 

그렇게 줄어든 생활비로 여가생활을 즐기게 되었다니 저도 시작해야겠어요. 




환경운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줄 알았는데, 

살림을 조금만 바꿔도 환경을 사랑할 수 있더라고요. 

<아날로그 살림>은 어찌 보면 조금 귀찮고 힘들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위클리 미션을 하나씩 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습관이 되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조금은 바뀌어 있으니깐요. 

지금부터 조금씩 천천히 아날로그 살림을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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