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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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 마음을 들여다봤나요. 항상 식구들에게 말하거나, 

저 혼자 말하는 그 말이 책 제목으로 나왔어요.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입니다.

아마 운동을 즐기는 소수의 분들 빼고는 

대부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은데, 다들 그렇죠?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를 볼게요.



인생 많이 산 건 아니지만, 그래도 40대가 되고 아이도 고등학생이다 보니 

20, 30대 운동에 대한 생각과 지금의 생각은 정말 달라졌습니다. 

진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하지만, 

지금이라도 안 게 어딘가 위로하기로 했습니다. 

일상생활을 살던, 일을 하던, 육아를 하던 모든 것에 체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무리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가득해도 그것을 소화할 몸이 안 된다면 소용없을 테니까요. 

거기다 감정까지 체력에 지배를 받죠. 몸이 힘들면 그냥 넘어갈 일도 짜증이 나니깐요.

그만큼 평소에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은 꼭 해야 합니다.


저자도 운동 유목민으로 권투, 헬스, 필라테스, 요가, 배드민턴, PT, 아쿠아로빅 등 

다양한 운동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답니다. 

여러 운동을 하면서 느낀 이야기를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에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 

운동 자체가 힘든 것도 있지만 1:1 운동 외에는 여러 사람이랑 함께 운동을 하는데요,

그때 느끼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저도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보니 일명 아줌마 오지랖 때문에 

조용히 운동만 하고 가고 싶어도 제 신상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지금은 아줌마로 혼자 다니는 분들에게 직접 말을 건네진 않지만 

호기심이 자꾸만 생기네요. 

결혼 전엔 남들에게 관심이 없었는데, 결혼하고 나니 

왜 이리 관심이 생기는지 모를 일입니다. 

관심만 받아도 부담스러운데 분위기를 주도하는 분들에게 잘못 찍혀 

왕따, 은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니 전 당해보지 않았지만 조금 무섭기도 하네요. 


무엇이든 최고가 되거나 어떤 경지에 오를 필요는 없다고 저자는 생각합니다. 

저도 동감이에요.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조바심을 내면 금방 질립니다. 

모든 운동이 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운동은 금메달의 얼굴을 하지 않았습니다.

잘하거나 누군가를 이기거나 어디 대회에 출전할 필요는 없어요. 

운동의 기쁨은 성취와 향상만이 아닙니다. 

운동이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은 무엇과는 바꿀 수 없는 추억으로 깃듭니다. 



권태기처럼 운동에도 운태기가 있어요. 잘 하다가 어느 순간하기 싫은 때가 옵니다. 

그럴 때 억지로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세요. 

어차피 평생 해야 하는 운동, 하기 싫으면 팽개쳤다가 마음이 돌아서면 하면 되니깐요.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에서 평생 뚱뚱한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고통받던 에이미는 주짓수에 빠집니다. 

데이트할 때도 누군가 만지지 않았으면 하는 신체 부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주짓수를 하면서 달라집니다. 

그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사이즈가 아니며, 

아무도 에이미의 살에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눈코입, 예쁘고말고, 꾸미고 말고, 

좀 부었고 말고가 전혀 상관없었으며, 익명의 동지들과 함께 운동하는 내내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순수한 몰입. 그것이 운동이 선사하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이미 아프기 시작한 몸, 앞으로 아플 수밖에 없는 몸, 

아픔이 극복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일상이자 자기 자신 그 자체인 삶은 

누구에게나 닥칩니다. 

아픔과 질병은 관리의 실패나 일상의 붕괴가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조건의 삶이 다시 시작되는 일입니다. 

병든 몸이라도 삶의 연속성은 유지되죠. 

건강의 개념과 기준을 새롭게 만들면 많은 것이 다시 보입니다.




평생 해야 하는 게 바로 다이어트라고, 온 국민이 몸무게나 사이즈에만 

집중하고 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비만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만큼 건강을 위해 몸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특히 여자들에게는 44사이즈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살 빼려고 운동하기보다 평생 지속 가능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저도 40대가 되면서 허리, 어깨가 살짝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헬스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체지방과 근육량에 신경 써서 한두 달이 지나도 그대로라 실망했어요. 

하지만 마음을 바꾸고 예전보다 이 운동을 몇 개 더 할 수 있고, 

더 무거운 무게도 들 수 있어서 뿌듯함이 커지더라고요. 

등록 기간이 끝나갈 무렵, 운태기가 와서 운동을 쉬다가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동네 한 바퀴를 뛰다가 걷다가 하면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운동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어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짜지만 석 달 후, 1년 후, 10년 후 

나의 건강한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도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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