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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평점 :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처음 모습이 잡혔을 땐 음악 좋아하는 청소년 정도로 생각했어요.
특이하게 친남매가 같이 음악을 좋아해서 노래를 하네 정도였죠.
그런데 노래를 들으면서 여자 보컬의 목소리에 반하게 되고, 가사와 멜로디에 빠져들었어요.
그 가사와 멜로디를 직접 썼대요.
그것도 한두 곡에 그치지 않고 만든 자작곡이 많다는 소리에
정말 천재가 나타났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만 그리 생각한 건 아닌지 남매의 노래는 항상 화제가 되었고,
우승자가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음원으로 나와 모두가 즐겨 듣게 되었어요.
그렇게 첫발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남매, '악동뮤지션'.
그 이후의 행보를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지켜봤는데 다행히 매력적인 음악을 계속 들려줘서
믿고 듣는 가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고,
2014년 첫 정규앨범을 낸 이후로 꾸준히 활동을 하다가,
이찬혁 씨가 2017년 자진 입대를 하면서 잠시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2019년 다시 돌아와 3집 정규앨범과 함께 '악뮤(AKMU)'로 팀명을 변경해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정규앨범과 함께 들고 온 소설 <물 만난 물고기>.

'악동뮤지션'의 가사를 보면서 범상치 않음을 깨달았지만,
소설가로 변신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처음엔 에세이인가 했는데, 소설입니다.
음악 하는 주인공이 나와서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소설인가 싶지만 완전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주인공의 생각이 소설가 이찬혁 씨의 생각이 담긴 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녹음을 하던 주인공 선은 중요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갑자기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에서 예술가로서의 삶을 찾기를 소망했지만 번번이 실망하고,
결국 마지막 여정에 이르는데요.
그곳 갑판 한가운데에서 단발머리의 여자를 구하게 됩니다.
그 순간 바다에 빠진 건지, 여자의 눈동자에 빠진 건지 헷갈릴 정도의 느낌을 받고,
눈을 떠보니 자신이 묵는 객실입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돼 다시 여자를 찾고, 바로 만납니다.
다시 만난 여자 해야와 여행을 하며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답을 풀어내길 바라지만,
또다시 의문과 불안이 생기게 됩니다.
이 둘의 여행이 어떻게 끝맺음될지, 함께 음악 작업을 하던 동료들에게
지난 여행을 고백하는 선의 상황을 보니 더욱 궁금해집니다.
예술가는 무엇일까요?
소설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면 예술가는 노래로 표현하는 사람이고,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예술가는 그림으로 시위를 하는 사람이랍니다.
그들은 어쩌면 몽상가 혹은 혁명가이고,
자신이 선택한 종목보다 한 움큼 더 느끼고 한 발치 더 앞서가는 것처럼 보인대요.
하지만 예술가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랍니다.
자신이 표현한 것이 곧 자신이 되는 사람이고,
자신이 곧 예술이 되는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기 때문이어서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되고 싶어 한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읽으면서 그다음 내용이 궁금하고, 그래서 자꾸 읽게 되고,
결국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여운이 남는 <물 만난 물고기>.
물 만난 물고기는 어떻게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