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흑역사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톰 필립스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명한 사람들은 적어도 저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렇게 믿었는데 

그 생각을 깨는 책이 <인간의 흑역사>입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말이 

광고 문구에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역사에도 되풀이되는 일이더라고요. 

그것도 그렇게 바보스럽게 말이죠. 

<인간의 흑역사>에서 인간, 그 화려한 바보짓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흑역사>에는 현생 인류가 등장한 시절부터 현재까지 

인간이 저지른 헛짓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뉴스나, 우리 일상에서 도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럴까 궁금할 때가 있다면 

<인간의 흑역사>에서 답을 찾아보세요. 역사 속 인간들은 그 답을 알고 있으니깐요. 



<인간의 흑역사>는 총 10장으로 나뉘는데요. 

1장 '우리 뇌는 바보'에선 우리 선조들의 남다른 사고 방법을 알아보고, 

우리 뇌가 세상을 이해하려다가 편법을 쓰는 바람에 

온갖 어이없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경위를 살펴봅니다. 

2장 '아, 좋았던 환경이여'에서는 인류가 농경을 시작했던 시절로 돌아가 

심심하면 주변 환경을 엉망으로 만드는 인간의 재주에 대해 알아봅니다. 

3장 '생명은 살 길을 찾으리니'엔 자연을 통제하려는 우리의 거듭되는 시도를 살펴보고,

한 번은 마오쩌둥이, 또 한 번은 별난 셰익스피어 애호가가 새의 위력을 과소평가해서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재앙을 일으킨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4장 '지도자를 따르라'에는 사상 최악의 절대 권력자 몇 명을 소개하고, 

5장 '대중의 힘'엔 민주주의가 과연 그보다 나은지 알아봅니다. 

6장 '전쟁은 왜 하나요'에서는 인간은 아주 옛날부터 쓸데없는 싸움을 벌여왔다는 것.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어이없었던 전쟁들을 살펴봅니다. 

7장 '식민주의의 화려한 잔치'엔 대항해시대에서 영웅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행적을 살펴, 

식민주의란 정말 끔찍했음을 알려줍니다. 

8장 '바보와 현직 대통령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쉽게 푼 외교 이야기'에는 

서로 다른 인간 사회가 탈 없이 교류하는 법에 대한 교훈을 보여줍니다. 

9장 '신기술에 열광하다'라는 과학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살펴보고, 

10장 '미래를 못 내다본 실패의 간략한 역사'에서는 

눈앞에 닥칠 참사를 예측하지 못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돌아봅니다.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인재들은 대개 천재 악당의 소행이 아니라, 

바보와 광인들이 줄지어 등장해 이랬다저랬다 아무렇게나 일을 벌인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공범은 그들을 뜻대로 부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 자신감이 넘쳤던 사람들이죠. 

이는 우리가 역사 속에서 거듭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왜 이렇게 거듭 잘못을 저지르는 걸까요? 실패 속에서 배워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것은 잘못된 결정이나 판단을 내려서 어떤 일이 시작하게 되면 

'확증 편향'이 돼서 되돌리기가 어렵답니다. 

우리 뇌는 자기 오류를 깨닫는 것을 아주 질색합니다. 

확증 편향이란 우리가 자기 생각을 확증하는 정보만 레이저 유도탄처럼 

집요하게 찾아가는 답답한 습관입니다. 

우리가 영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가 그득 쌓여 있어도

거기엔 눈길 하나 주지 않지요. 

게다가 우리는 어떤 행동을 일단 선택하고 나면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는 믿음을 

끝까지 놓지 않는 '선택 지지 편향'을 합니다. 

자신이 왜,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는지 기억을 되짚으면서 

자신이 옳았음을 입증하고자 하지요. 

선택은 이미 내려졌으니 그것은 옳은 선택이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우리가 내린 선택이니깐요. 

거기다 집단의 우세한 의견에 눌려 다른 의견은 일축되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집단 사고'에 빠지게 되면 빠져나갈 구멍은 더욱 없게 됩니다. 

이런 인지적 오류가 쌓여 인간 사회를 이루고 있으니 

우리는 똑같은 종류의 실수를 끝없이 저지를 수밖에 없습니다.




위대한 지도자, 천재적 발명, 불굴의 도전 등 인류가 이루어낸 위업에 대한 책은 많습니다. 

또 개인적 실패와 집단적 실패 등 실패한 사례에 대한 책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토록 처참하게, 끝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바보짓을 주제로 한 책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인간의 흑역사>는 더욱 신선했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한탄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걱정마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인간 세상은 항상 그 꼴이었지만 우린 아직 살아 있으니깐요. 

끝없는 오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이제 <인간의 흑역사>를 읽었으니 

조금은 다른 편에서 생각할 수 있는 숨구멍을 찾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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