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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움 Ilium - 신들의 산 올림포스를 공습하라!
댄 시먼즈 지음, 유인선 옮김 / 베가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호머가 지은 <일리아드>를 플롯의 기반으로 삼았다고 해서 무슨 흥미가 있을까 싶었다.
근데, 이야기의 전개가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단순히 인간들이 신에 항거하여 폭동을 일으킨다고 해서뿐만이 아니다) , 이 소설이 아우르는 시간 (반만 년 ??)과 공간 (은하계 전체??) 의 폭이 비범하기 짝이 없는데다, 등장인물 또한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에다가 온갖 신들이 전후좌우로 배치되어 있고, 게다가 현재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인간, 후기 인간 (그게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AI (인공지능)을 가진 온갖 종류의 로봇과 기계 시종들, 그리고 화자인 일리아드 학자 호켄베리가 이 모든 등장인물들을 묶어주고 있다...!
두 개의 '모라벡' 로봇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에는 셰익스피어, 마르셀 프루스트, 브라우닝 등등의 고전문학가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버닝맨 축제, 수퍼맨, 데이빗 크로넨버그, 이스터 섬의 신비한 석상 등등의 인류 문화 코드까지 스며들어 있다. 그리고 물론 과학 소설답게 고전-현대-미래를 교묘하게 연결시키는 초첨단과학 용어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Quantum leap, taser, faxing, teleport, force field, 등등...
휴고상에 빛나는 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지리멸렬하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마무리하는 솜씨가, 정말이지, 보통이 아니다.
SF 소설광이 아니더라도, 일반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도 빵빵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