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무엇을 읽었다는 것은 무엇을 읽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을 읽었기 때문에 '나'는 무엇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나'는 무엇이기에 무엇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누구의, 무엇을 읽었다는 것은 많은 함축을 갖게 된다.

 

나는 김연수와 황정은을 읽었다.

이곳의 많은 분들은 누구를 읽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진정 그것이 의미하는 함축을 읽고 싶다.

 

- 오늘도 "사유를 인생에 적용할 수 있다는 믿을"을 위하여

그런 가운데, 우리는 책에 굶주려 있었고, 섹스에 굶주려 있었고, 성적표에 연연하는 아나키스트였다. 모든 정치, 사회 제도가 썩어빠진 걸로 느껴졌으나, 우리는 쾌락주의적 혼돈에 기울어 있을 뿐, 다른 대안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이드리언은 원칙이 행동을 이끌어야 한다는 관념에 근거해 우리에게 사유를 인생에 적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도록 촉구했다. 에이드리언이 함께하기 전까지 우리 중 철학자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건 앨릭스였다. 앨릭스는 나머지 둘이 읽지 않은 책을 읽었고, 그랬기 때문에 가령, 밑도 끝도 없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언명할 법했다. 그 말을 들은 콜린과 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씩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가곤 했다. 그런데 이제 에이드리언이 합류하면서 앨릭스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철학자를 고를 수 있는 가짓수가 하나 더 늘었다. 앨릭스가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을 읽었다면, 에이드리언은 카뮈와 니체를 읽었다. 나는 조지 오웰과 올더스 헉슬리를 읽었다. 콜린은 보들레르와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어디까지나 도식화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2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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